▶ 2학년생 엘도 김, 게릴라 이메일로 허위신고
▶ 하루만에 체포...“기말시험 안보려고”자백
유죄 확정시 5년 실형
<속보>지난 16일 하버드대학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며 거짓신고를 해 학생과 교직원들이 긴급 대피하고 학교건물 4개동이 폐쇄되는 소동<본보 12월17일자 A1면>을 일으킨 용의자가 이 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 남학생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폭탄테러 위협이 기말고사를 보지 않기 위해 꾸민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사건발생 하루 만인 17일 하버드대학 2학년생인 엘도 김(20·사진·한국명 김일도)씨를 테러 폭발물 설치 협박 및 허위 신고 등의 혐의로 전격 체포했다고 밝혔다.
FBI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16일 기말고사를 앞둔 김씨는 오전 8시40분께 ‘캠퍼스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제목의 이메일을 하버드 경찰국과 교직원 2명, 학교 신문사 등에 발송했다. 김씨는 문제의 이메일에서 “과학 센터와 서버홀, 에머슨 홀, 테이어 홀 등 4개 건물에 폭발물이 설치됐다. 올바른 판단을 내려라. 금방 터질 것이다”는 내용을 담아 급박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수사진은 이날 오전 9시 시험을 치를 예정이었던 김씨가 기말고사를 피하고 싶은 마음에 시험 장소인 에머슨 홀 등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 메일을 썼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학교측의 신고를 받은 현지 경찰은 현장에 경찰특공대(SWAT)를 비롯한 폭발물 탐지 전문 인력을 급파하고, 학생과 직원들을 대피시켰지만 아무런 위험 요소를 찾지 못해 신고 약 7시간 만인 오후 3시30분께 소개령을 해제했다.
하지만 김씨의 범행이 발각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FBI는 범인이 이메일을 보낸 인터넷 IP주소의 추적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게릴라 이메일’사의 ‘토어(TOR)’ 서비스를 이용한 것을 알아내고, 역추적을 통해 이메일이 보내진 시점에 교내 무선 인터넷망으로 ‘게릴라 이메일’에 접속한 유일한 사람이 김씨임을 찾아냈다. 이어 이날 오후 김씨를 붙잡아 범행사실 일체를 자백 받았다.
사건을 수사 중인 FBI 관계자는 “김씨는 시험시간 약 20분전 협박 이메일을 보낸 후 태연하게 시험장소로 이동한 후 알람소리를 듣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대피했다”고 말했다.
현재 연방검찰에 기소된 김씨는 유죄가 최종 인정될 경우 5년의 실형과 3년의 보호관찰을 받고 25만 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김씨는 18일 인정신문을 받을 예정이다.
워싱턴주 머컬티오 타운의 케미악 고교를 졸업한 김씨의 전공은 심리학, 부전공은 일본어로 교내 교수의 연구를 돕는 등 활발한 학교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교내 신문에 글을 기고하고, 취미로 테니스와 수영은 물론 친구들과 포켓볼을 치는 등 교우관계 또한 원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8년 미국평화연구소가 주최한 국제분쟁 해결 에세이 콘테스트에서 입상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주변에서는 영재로 통했다.<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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