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 한인 경제의 주역들-주목받는 김창학·아브라함 김 부자
▶ 은퇴 후 빅 아일랜드 농장 경영에 도전 텃세 딛고 5년만에 품평회서 2위 차지 “이민 200년 세대에 유산으로 주고 싶어”
아메리카 드림을 이룬 김창학(오른쪽) 회장은 아들 아브라함 김씨와 함께 빅 아일랜드에서 한국 문화가 담긴 코나 커피농장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하와이주 한인들이 경제 각 분야에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발휘해 고립이 아닌 ‘현지화’에 성공했다. 한인 2~3세들은 선대의 유지를 받들어 하와이 경제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미 본토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김창학 회장은 하와이에서 한인 이민 200주년 설계에 들어갔을 정도다. 하와이 경제 발전의 주역이 된 한인들의 활약상을 조명해본다. <김형재 기자>
활화산과 열대우림이 공존하는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하와이 빅 아일랜드 섬은 바로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인 ‘코나’(Kona) 커피 원산지이다.
빅 아일랜드에 정착한 김창학(63)·아브라함 김(30) 부자는 자부심과 텃세가 강한 코나에 정착한 지 5년 만에 코나 커피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2011년 ‘제41회 코나 커피 문화축제-코나 커피 품평회’(Kona Coffee Cupping Competition)에서 코나 헤이븐(Kona Haven·구 코나드펠레)이 650개 코나 커피 농장이 출품한 커피 중 ‘2위’(2nd Place)를 차지한 것.
현재 빅 아일랜드 코나 커피 영농조합은 유럽계와 일본계 후손들이 주름잡고 있다. 2008년 새내기 농장주가 된 본토 출신 김창학·아브라함 김 부자는 몸에 밴 도전정신과 한인 특유의 근면성실함으로 코나 커피농장 경영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하와이 특유의 텃세가 견고함에도 김 부자는 이례적으로 이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화제의 인물’이 됐다.
하와이 코나 커피는 1828년 미국 선교사 사무엘 러글이 재배를 시작했다. 코나 지역 ‘해발 2,000~2,200피트 사이 남북 20마일’ 권역에서만 생산되는 귀한 특산품이다. 커피 애호가들은 코나 커피의 은은함과 부드러운 향, 깔끔한 맛을 한 번 맛보면 결코 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텍사스 리욘 카운티 유정개발과 정유시설 사업 후 휴스턴 쉐라튼 호텔을 운영 중인 김창학 회장도 코나 커피에 이끌려 2008년 빅 아일랜드를 찾았다. 은퇴 후 세계일주에 나선 김 회장은 하와이가 111년 전 한인 이민 선조들의 첫 도착지라는 역사에 운명처럼 이끌렸다.
김창학 회장은 독일계 후손의 코나 커피 농장을 인수해 한국 문화와 숨결이 담긴 커피 농장으로 재단장했다. 김 회장과 아들은 5년 동안 온 정성을 들여 커피 열매를 재배하고 원두까지 생산·판매하는 시설까지 완비했다.
김창학 회장은 1971년 300달러를 들고 이민 온 뒤 남부러울 것 없는 ‘부’를 쌓은 재력가다. 그런 김 회장이 빅 아일랜드 한인 경제활동 재건에 힘쓰는 것은 우리네 뿌리를 지키려는 ‘사명감과 이끌림’이다.
김 회장은 “111년 전 같은 시기 이민 온 일본이나 중국계 이민자는 현지 정착에 성공했지만 우리 선조들은 사탕수수 농장 노동 후 여러 지역으로 흩어졌다”며 “이곳 공동묘지에서 한인 이민선조의 방치된 묘비를 보며 가슴아팠다. 이민자로서 200주년을 맞을 우리 다음 세대들에게 자부심과 뿌리가 될 ‘눈에 보이는 정신문화 유산’을 남겨주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코나 커피농장으로 현지 정착에 성공한 그는 이제 한인 이민자들을 위한 ‘안식처’(haven) 조성까지 꿈꾸기 시작했다.
김창학 회장은 “코나 커피는 미 전역 한인 이민자들이 공유할 수 있는 ‘우리만의 언어’가 될 수 있다”며 “제가 이룬 부와 재능을 활용해 세대와 세대가 코나 커피를 매개로 공명하고 이민생활의 노고를 다독이는 한인마을을 빅 아일랜드에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창학 회장의 아들 아브라함 김씨도 아버지의 아름다운 뜻에 동참하고자 듀크대 MBA를 졸업한 뒤 빅 아일랜드로 날아왔다. 김 회장이 코나 커피 농장을 본거지로 한인 경제기반 조성에 나서고, 한인 2세인 아들은 능숙한 영어와 친화력으로 텃세 강한 지역 유지와 농장주들의 협력을 이끌고 있다.
김창학 회장은 “빅 아일랜드 한인동네 이장이란 마음가짐으로 이곳에 뿌리박으려 한다”며 “이민 생활로 고생한 분들, 노년에 고향의 정이 그리운 분들, 세대 간 단절이 안타까운 분들을 위해 아들과 멋진 빅 아일랜드 한인마을을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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