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석 <변호사>
변호사 종진씨는 매주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한비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는다. 한비씨는 뉴저지에서 한정식레스토랑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후, 자신이 그동안 개발해온 레서피를 바탕으로 맨하탄에 한식퓨전 레스토랑을 몇 달 전 개업했다. 한비씨의 맨하탄 레스토랑은 그 독특한 맛과 서울 인사동 찻집을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최근 온라인 레스토랑 리뷰로 유명한 옐프(Yelp)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소 한비씨의 요리를 좋아했던 종진씨는 한비씨의 맨하탄 레스토랑에 가는 것이 주례행사가 되었다. 오늘도 점심특별메뉴를 주문하고 즐거워하고 있던 종진씨에게 한비씨가 주방에서 나와 인사를 했다. 한비씨는 종진씨에게 BYOB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 주정부로부터 벌금을 부과 받는 등 낭패를 본 레스토랑들을 여럿 봤다고 하면서 BYOB가 뉴저지와 뉴욕에서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 물었다.
BYOB는 Bring Your Own Bottle의 준말이며, 보통 리커 라이선스 (Liquor License)가 없어 술을 팔지 못하는 레스토랑(Unlicensed Restaurant)에서 손님이 자신의 술을 가져와 식사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뉴저지 BYOB는 와인 또는 맥주를 손님이 가져와 마실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러나 위스키, 소주와 같이 도수가 높은 술 (Hard Liquor)은 BYOB를 할 수 없다.
리커 라이선스가 없는 레스토랑은 BYOB에 대한 광고를 하지 못하게 되어있고, 손님들에게 무료로 술잔, 얼음 등을 제공할 수는 있으나, 와인병마개 제공 등과 같은 서비스에 대해 서비스료를 부과하지 못 하게 되어있다. 또한, BYOB의 경우라도 21세미만 손님은 레스토랑에서 술을 마실 수 없고, 술이 이미 많이 취한 상태의 손님이 맥주나 와인을 들고 온 경우에도 이를 마시지 못하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리커 스토어와 계약을 맺어 손님의 편의를 위해 레스토랑으로 술을 배달시켜도 안 된다. 레스토랑이 위치한 시나 카운티 정부는 BYOB 허용시간에 제한을 둘 권한이 있다.
뉴저지와 달리 뉴욕은 BYOB 를 할 수 있는 술의 종류에 대한 규제가 없다. 그러나 손님이 레스토랑에서 술을 마실 수 있도록 허용하는 뉴욕주 라이선스 (이를 “Bottle Club License”라고 함)가 있는 레스토랑만이 BYOB를 할 수 있다. 다만, 레스토랑 좌석수가 20석 미만의 레스토랑인 경우 그러한 라이선스가 없더라고 BYOB가 허용된다. 뉴욕도 뉴저지와 마찬가지로 21세 미만 손님에게 BYOB를 허용할 수 없고, 카운티가 금지한 시간에 (뉴욕시는 주법에 따라) BYOB를 할 수 없다. 손님이 BYOB로 가져와 다 마시지 않은 술은 그 손님이 가지고 가야한다.
뉴욕의 경우, Bottle Club License없이 손님에게 BYOB를 허용할 경우, 벌금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 또한, 레스토랑에서 리커 라이선스 신청을 뉴욕주정부에 한 후, 리커 라이선스를 기다리는 동안 손님에게 BYOB를 허용하면, 리커 라이선스 받을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종진씨가 점심을 다 먹고 계산을 하려는데, 한비씨는 오늘 BYOB에 대한 설명을 친절히 해준 답례로 식대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종진씨는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한비씨 솜씨 덕분에 맛있는 음식을 원하는 때 언제든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내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아신다면, 나에게 무료식사대접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 대신 더욱 정진하셔서 늘 변함없는 레스토랑이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Copyright ? 2014 CHOI & PARK, LLC,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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