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스’ 에 송금된 140억 되찾을 수 있을까
BBK사건으로 유명세를 탄 김경준씨. 옵셔널 캐피탈 주주들과 법정 공방 중이다.<연합>
김경준(48·미국명 크리스토퍼 김) 전 BBK 투자자문 대표와 누나 에리카 김(50)이 한국 ‘옵셔널캐피탈사’(Optional Capital, Inc)의 돈을 빼돌려 스위스에 개설한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 은행 계좌의 내역을 밝혀낼 가능성이 열렸다.
횡령 및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에 수감 중인 김씨는 ‘옵셔널캐피탈사’가 미국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끝가지 문제의 은행 계좌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씨는 당시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크레딧 스위스’ 은행계좌로부터 비밀리에 140억원(약 1,300만 달러)이 한국의 ‘다스’(DAS Corporation)에 송금된 사실을 확인한 판사가 문제의 은행 계좌 내역을 공개하라고 명령했으나 10여 차례에 걸쳐 자신이 감옥에서 은행에 보낸 편지 사본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해 “은행이 자신의 요청에 불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 해 소송이 종결될 때 까지 버텨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지난 15일 ‘옵셔널캐피탈사’가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다스’를 상대로 제기한 별도의 소송에서 원고측이 김씨가 문제의 은행 계좌에서 ‘다스’로 송금한 돈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한국 자동차부품회사인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된 매체로 한 때 김씨를 상대로 미국 주법원과 연방법원에 투자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으나 2003년 9월 김씨의 스위스 은행 계좌로부터 140억원을 송금 받은 뒤 모든 소송을 취하해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옵셔널캐피탈사’는 김씨가 연방법원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다스’에 불법으로 돈을 송금했다며 돈의 반환을 요구했고 법원은 지난 해 5월17일 김씨 가족이 ‘옵셔널캐피탈사’에서 횡령한 돈으로 자산을 축적한 사실을 확인함과 동시에 문제의 ‘크레딧 스위스’ 은행 계좌 예금 전액을 비롯한 약 371억원에 달하는 김씨 가족 자산을 ‘옵셔널캐피탈사’의 소유로 이전시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크레딧 스위스’ 은행 계좌에 있던 돈은 이미 ‘다스’로 넘어간 상태여서 ‘옵셔널캐피탈사’는 별도로 ‘다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돈의 반환을 추진해야 만 했다.
바로 이 소송이 ‘옵셔널캐피탈사’가 2011년 11월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제기한 것으로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이 지난 15일 ‘옵셔널캐피탈사’가 ‘다스’를 상대로 소송을 계속 진행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옵셔널캐피탈사’는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다스’가 김씨측과 공모해 ‘옵셔널캐피탈사’의 돈을 빼돌렸으며 김씨측이 ‘크레딧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다스‘로 돈을 송금한 이유를 문제의 돈을 ‘옵셔널캐피탈사‘로부터 감추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스’는 2012년 3월27일 법원에 다스와 김씨측이 별도의 투자금 반환 소송을 벌이고 있었고 그 소송의 종결을 위한 합의에 따라 김씨측이 ‘크레딧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돈을 ‘다스’에게 송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스’는 김씨측이 채권자들 중 ‘옵셔널캐피탈사’가 아닌 ‘다스’를 선택해 돈을 송금한 것은 ‘소송의 특권’에 따른 적절한 행위였다며 소송관련 행위에 자유를 보장하는 특별법에 따라 ‘옵셔널캐피탈사’가 ‘다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법원은 ‘다스’의 주장을 받아들여 ‘옵셔널캐피탈사’의 소송을 기각했으며 ‘옵셔널캐피탈사’는 즉시 법원의 판결을 캘리포니아주 제2항소법원에 항소했다.
그러자 캘리포니아주 제2항소법원은 지난 15일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의 소송 기각 판결을 뒤집어 ‘옵셔널캐피탈사’가 ‘다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항소법원은 판결문에서 “소송은 ‘다스’가 김씨측과 ‘알렉산드리아사’(김씨의 회사이자 스위스 은행 계좌의 소유주)와 공모해 (연방)법원 판결에 따른 옵셔널캐피탈사’의 자산을 감췄다는 주장을 제기한 것으로 ‘소송특권’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의 판결을 번복했다.
판결문은 특히 김씨측이 채권자들 중 ‘옵셔널캐피탈사’가 아닌 ‘다스’를 선택해 돈을 송금했다는 ‘다스’측의 주장에 대해 “‘다스’는 단순히 김씨측의 또 하나의 채권자가 아니라 ‘옵셔널캐피탈사’의 주장대로 ‘옵셔널캐피탈사’의 돈을 횡령하기 위해 김씨측과 알렉산드리아와 공모한 당사자”라며 “따라서 ‘다스’는 김씨측으로부터 돈을 ‘옵셔널캐피탈사’에 앞서 먼저 받은 것이 아니라 ‘옵셔널캐피탈사’가 압류 소송을 통해 받으려고 한 자산을 감추는 음모에 가담한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항소법원은 ‘옵셔널캐피탈사’가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을 인정해 기각된 소송이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사실상 ‘옵셔널캐피탈사’가 ‘크레딧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다스’에 송금된 돈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길을 활짝 열어준 셈이다.
또 그 과정에서 그동안 계속 의혹에 부쳐졌던 ‘크레딧스위스’ 은행 계좌의 내역을 밝혀낼 가능성도 함께 높아졌다.
이와 관련 ‘옵셔널캐피탈사’의 변호를 담당한 메리 리 변호사는 “지난 해 연방법원에서 에리카 김과 김경준 소송에 승소한 이후 계속 뒷정리를 해왔다”며 “이번 가주 항소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음에 따라 그동안 찾지 못한 나머지 반쪽의 진실을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리 변호사는 또 “길고 긴 과정이 결국 끝을 보게 될 것 같은 예감이다”고 덧붙여 ‘다스’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할 자신을 피력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김경준, 옵셔널벤처스 자산 370억원 빼돌려 미 도주
회사 인수한 주주들(옵셔널캐피탈사)과 법정 공방
■ BBK 사건 개요
김경준씨는 2011년 옵셔널벤처스(옵셔널캐피탈사로 사실상 BBK의 후신)에서 370억원 이상의 자산을 빼돌려 자신과 누나 에리카 김이 관리한 미국 유령회사들로 송금한 뒤 미국으로 도주했다.그 후 옵셔널벤처스를 인수한 주주들과 ‘다스’는 김씨 가족과 그들의 회사들을 상대로 미국에서 각각 371억원(옵셔널벤처스)과 미회수투자금 140억원(다스)을 되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한국 검찰은 김씨를 횡령 및 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 수배했다.
김씨는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미국 연방수사국에 체포되기 직전인 2003년 자신 명의의 회사 자금 1,500만 달러 이상을 ‘알렉산드리아 인베스트멘트사’ 명의로 ‘크레딧스위스’ 은행에 예금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문제의 계좌에 예치된 돈을 포함해 370억원 이상에 달하는 김씨 가족 자산을 압류했으며 김씨 가족과 옵셔널캐피탈사, 다스 등은 이 자산의 소유권을 두고 미국 법원에서 공방을 펼친 결과 법원은 지난 해 5월 옵셔널캐피탈사의 손을 들어 371억원에 달하는 김씨 가족 자산을 옵셔널캐피탈사 소유로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법정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과정에서 김씨측은 크레딧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140억원을 비밀리에 다스에 송금했으며 옵셔널캐피탈사는 문제의 돈을 찾기 위해 다스를 상대로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에 소승을 제기했고 항소법원이 이번에 그 소송이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가능케 한 판결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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