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미은행, UCB 인수 추진 명과 암
▶ 감독국 심사 ‘험로’ 예상, 타인종 직원·고객들과 융합 이뤄야 진정한 성공
한미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유나이티드 센트럴 뱅크(UCB) 인수의 성사여부가 올해 한인 은행권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그동안 BBCN에 이어 미국 2위의 한인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남가주 은행’으로 국한됐던 한미는 단숨에 전국 한인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어 한인 은행권 전체의 판도까지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UCB 인수는 앞으로 본격적인 감독국 승인절차를 남겨놓고 있고 한미의 인수가 확정되더라도 타주의 타인종 직원과 고객 융합 등 산적한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한미 입장에서는 경쟁 상장은행인 BBCN과 윌셔가 이미 미 동부와 중부 등에 탄탄한 지점망을 확보하고 있어 경쟁과 도약을 위해 사생결단의 자세로 UCB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감독국 승인 절차 전망은
한미의 감독국 인수는 연방·주 감독국의 승인을 줄줄이 받아야 한다. 한미은행과 지주사를 관할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UCB 은행을 감독하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또 UCB 본점이 있는 텍사스주와 한미 본점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은행국도 인수에 동의해야 한다. 양 은행의 주주 승인도 필요하지만 이 부분은 무난한 승인이 예상된다.
그러나 UCB가 FRB와 FDIC로부터 각각 제재조치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강도 높은 감독국 심사가 예상된다. 또 이번 인수는 파산은행 인수가 아닌 두 은행 간의 인수&합병(M&A)으로 FDIC의 재정보증이 없기 때문에 한미 입장에서는 상당한 재정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 한미는 인수가 올해 하반기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수가는 적정한가
한미는 UCB 인수가에 대해 지난해 3분기 기준 UCB 장부가의 약 62% 선인 5,000만달러에 합의했지만 최종 인수가는 향후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UCB 은행이 IRS로부터 받기로 한 세금환불과 부실자산 등 실사를 통해 인수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양 측이 인수가에 최종 합의하지 못할 경우 합의 자체가 깨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일반 M&A에서 인수를 당하는 은행이 장부가의 통상 2~3배까지 요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한미 관계자는 인수가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인 은행 관계자들도 “한미가 현재 지점이 없는 뉴욕, 뉴저지, 텍사스, 일리노이, 버지니아주에 독자적으로 진출해 지점을 설립하고 예금과 대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해야 할 돈과 노력을 생각할 때 인수가는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실자산 정리가 과제
UCB는 2008년까지만 해도 자산 10억달러대의 주로 텍사스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소형 은행이었다. <도표 참조>그러다가 일리노이에 본점을 둔 자산 16억달러 규모의 뮤추얼 은행을 2009년 7월 인수하면서 자산규모가 2009년에는 25억달러로 두 배 이상 훌쩍 뛰었다. 그러나 뮤추얼 은행의 부실자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은행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하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무려 4,832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자산도 지난해 3분기 현재 16억달러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UCB는 3년간의 연속 손실을 마감하고 지난해 3분기까지 455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일단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판단되지만 아직도 수억달러대의 상업·부동산 부실대출을 정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점망의 경우도 UCB는 한미와의 합의 아래 지난해 12월 말로 조지아주의 유일한 지점이었던 애틀랜타 지점을 폐쇄하면서 지점망이 24개에서 23개로 줄었다.
UCB가 지난해 3분기 현재 감독국에 보고한 총 부실자산(1개월 이상 연체, 무수익 여신 등) 규모는 무려 6억달러에 달하고 이 중 악성 대출은 약 4억5,000만달러 규모다. UCB는 지난해에만 3분기까지 회수 가능성이 없이 손실 처리한 대출 규모가 1,328만달러에 달한다.
■타인종 직원 및 고객의 관리와 융합이 과제
UCB는 남가주 3개 지점 외에도 타주 5개 주에 지점 2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타주 지점의 직원과 고객은 절대 다수가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타인종과 미국인들로 구성돼 있다. UCB의 한인 직원은 2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직원과 고객이 주로 한인이고 남가주에 뿌리가 있는 한미은행이 앞으로 이들 타주 지점을 인수해 타인종 직원과 고객을 관리, 유지하면서 한미은행 가족의 일원으로 융합할 수 있느냐가 진정한 인수 성공의 척도가 될 것이다.
한미은행이 자칫 이들 지점 직원과 고객에게 오만한 ‘점령군’으로 비쳐질 때 직원과 고객 이탈로 인수 효과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타주 지역에 지점을 갖고 있는 BBCN과 윌셔와의 한인 대출 및 예금고객 유치경쟁도 후발주자인 한미 입장에서는 고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인수 성공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 기대
한미가 감독국 승인을 받아 UCB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지점과 고객들을 관리할 수 있다면 한미은행 입장에서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덩치가 커지고 규모의 경쟁력 차원에서도 양 은행이 합쳐지면 자산 43억달러, 직원수 800명에 달해 윌셔를 제치고 단숨에 BBCN 은행에 이어 2위 한인은행으로 도약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한미은행의 오랜 숙원으로 미주 한인 2위 거주지 뉴욕/뉴저지 마켓에 진출할 수 있게 되고 지점망은 6개 주 50개로 늘어나게 된다.
또 통합은행은 텍사스와 일리노아, 버지니아 등 3개 주에서는 한인 1위 은행의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타주 진출과 타인종 고객 확보를 통한 실적 향상 효과는 주가 상승과 주주에 대한 이익의 극대화 차원에서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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