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 테러전쟁을 융합시켰다. 이런 접근방식을 통해 미국은 석유, 마약 카르텔. 그리고 지정학을 둘러싸고 마두로체제의 베네수엘라와 긴장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핀란드, 스웨덴에 이어 또 다른 중립국 오스트리아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날로 팽창하고 있는 나토. 그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유럽 국가들의 재무장이고 전시체제로의 전환이다.
대서양건너에서 전해지고 있는 이 뉴스들이 그렇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유럽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가오는 대(大)전쟁에 대비하고 있다고 할까.
말로는 평화를 외친다. 그러나 임박한 결전 대비에 저마다 여념이 없다. 중국과 대만, 인도와 파키스탄 등 세계의 플래시 포인트(flash point-발화지점)지역 국가들이 보이고 행태다.
‘수십, 수백 사단을 동원한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은 앞으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91년 1월 1차 걸프 전쟁이 끝난 무렵에 나온 이야기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반세기 가까이 이어져온 냉전(Cold War)이 사실상 끝났다. 냉전 이후 시대(Post-Cold War)시대, 세계 유일의 수퍼 파워 미국 중심의 1극체제 시대가 막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에 따른 지정학적 대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그래서 저지른 것이 쿠웨이트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은 1차에 이은 2차 걸프전쟁을 통해 그 대가를 혹독히 치렀다.
그리고 30여년이 지난 오늘날 들려오느니 온통 전쟁소식이다. 미국의 코밑, 라틴 아메리카에서, 유럽, 아프리카, 중동, 서남아시아를 지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지정학 기상도가 격변에 휩싸였다. ‘한 때의 흐림’정도가 아니다. 날로 컴컴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냉전이 끝난 지 30여년. 국제질서는 밑바닥부터의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열강의 전쟁은 20세기의 유물(遺物)로 치부됐었다.
파워 역학의 변동과 함께 그 개념이 무너졌다. 열강의 경쟁이 다시 첨예화 되면서 라이벌 세력 간의 무력충돌은 더 이상 ‘생각하지도 못할 일’이 아닌 것이 된 것이다. 푸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도-파키스탄 전쟁 등에서 보듯이.
‘다극체제시대, 다발성위기가 뉴 노멀(New Normal)이 되어가는 정황에서 워싱턴의 전략적 사고도 진화를 겪고 있다.’ 지오폴리티컬 모니터지의 지적이다.
2000년대 초만 해도 미국의 군사안보 정책은 대 테러전이 중심이었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거의 대등한 국가와 전쟁에 돌입할 수 있다는 가정은 거의 배제됐었다. 국제평화를 위해서든, 미국의 이해(interest) 지키기 위해서든, 어디까지나 해외분쟁지역에 개입하는 형태의 군사안보정책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미국과 거의 대등한 파워와의 경쟁, 더나가 그런 파워와의 전쟁 가능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수정되고 있는 것이다.
2025년 9월 5일. 트럼프는 한 행정명령에 서명을 했다.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 명칭을 공식적으로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변경한 것이다.
그 이유를 트럼프는 이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1차 세계대전도, 2차 세계대전도 이겼다. 그 전과 그 사이 모든 전쟁에서도 승리했다. 그런데 우리는 ‘woke(깨어있는 시민 개념)’를 선택했고 본래 전쟁부 이었던 부처 이름을 국방부로 바꿔버렸다. 이제 우리는 전쟁부로 돌아갈 것이다.”
미국 역사에서 전쟁부는 낯선 명칭이 아니다. 1789년 설치돼 150년 이상 존재했던 전쟁부는 1947년 전후 세계를 맞아 트루먼 대통령이 국방체제를 개편하면서 육군·공군을 분리하고 독립적이던 해군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국방부로 재편됐다.
그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란 명칭을 직설적이고, 살벌하게까지 들리는 종래의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바꾸었다. 그러니까 미국 중심으로 국제질서가 유지됐던 시절 사용됐던 ‘국방’이란 일종의 완곡어법을 배제한 것이다.
그 함의는 무엇일까. 군의 사명은 전쟁수행이란 점을 직설적으로 알리고 있는 것이 그 하나다. 그리고 평화의 시대는 저물고 전쟁의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는 강한 암시가 그 둘이다.
이 같은 인식 변화와 함께 본격적인 전쟁대비 태세를 갖추겠다는 선언으로 들리고 있다.
‘국방부에서 전쟁부로’- 이 명칭변경 논란과정에서 새삼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세계의 안보기류가 급변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와 방불한 것이 다발성위기가 뉴 노멀이 된 오늘의 안보환경으로 1차 대전과 2차 대전 사이의 30년, 극도로 불안정했던 시기와 비교될 정도다.
무엇이 그러면 이 같은 안보 패러다임의 대변화를 불러왔나. 군사적 파워로서 중국의 급격한 부상이라는 것이 지오폴리티컬 모니터의 분석이다. 그리고 시진핑, 푸틴, 김정은이 톈안먼성루에 나란히 선 전승절 열병식은 그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요약하면 이런 이야기로 들린다. ‘각일각(刻一刻) 다가오고 있는 전쟁이란 거대한 먹구름. 이에 대비해야 한다.’ 워싱턴의 컨센서스는 이 같은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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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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