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다 88개국서 선수 2,800여명 참가
▶ 한국, 금 4개 이상·3회 연속 톱10 목표
모스크바 성 바실리 성당을 형상화한 알록달록 거대한 풍선들이 공중에 떠있다. 러시아의 꿈을 주제로 한 이번 개회식은 유라시아 대륙의 드넓은 풍경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화려하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표현됐다. <연합>
지구촌 최대 겨울 스포츠 축제인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이 7일(이하 뉴욕시간) 러시아 흑해 연안의 휴양도시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리고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겨울 스포츠 잔치를 즐기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뜨겁고, 차갑게, 그대의 것’(Hot, Cool, Yours)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소치올림픽은 역대 최다인 88개국에서 2,8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지난해 9월29일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올림픽 성화는 러시아로 옮겨져 1만4천여명의 주자에 의해 2,900여개 도시와 마을을 돌아온 뒤 이날 소치의 밤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이로써 러시아는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에 이어 7번째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나라가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40여개국 정상들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160분간 펼쳐진 개회식 행사는 ‘러시아의 꿈’을 주제로 역사 전체를 관통하는 내용을 담아 마치 한 편의 대서사시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프로그램으로 러시아의 부활을 알렸다.
특히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와 근대화의 상징 표트르 대제를 다채로운 노래와 무용을 표현했으며, 관현악의 대가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새롭게 해석한 발레공연으로 선보여 4만 관중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날 각국 참가선수들은 지하로 연결된 통로를 이용해 스타디움 중앙에서 입장하며 눈길을 끌었다.
선수단 입장은 관례에 따라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가 선두에 섰으며, 개최국 러시아 선수단은 마지막에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한국선수 중 올림픽 최다 출전 기록(6회)을 세운 스피드스케이팅의 맏형 이규혁(서울시청)을 기수로 앞세우고 60번째로 피시트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는 남녀 스키 하프파이프, 여자 스키점프, 바이애슬론 혼성 계주, 루지 팀 계주,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등 12개 세부 종목이 새로 추가돼 금메달은 4년 전 밴쿠버 대회의 86개에서 98개로 늘었다.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스키, 빙상,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등 6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는 한국은 금메달 4개 이상을 획득해 2006년 캐나다 토리노 대회(7위)와 역대 최고 성적을 낸 2010년 밴쿠버 대회(5위)에 이어 3회 연속 종합순위 10위 이내 진입한다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개회식 다음 날인 8일 오전 6시30분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이승훈 등이 출전해 한국의 본격적인 메달 사냥이 시작된다.<천지훈 기자>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 이모저모
◎ 러시아에서 올림픽이 열리기는 1980년 모스크바 하계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모스크바 대회는 사상 처음으로 공산권 국가에서 열린 올림픽으로 관심이 높았으나 1979년 일어난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미국·서독·일본·한국 등 67개국이 불참함으로써 ‘반쪽짜리 대회’로 치러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 등 서방 세계 일부 정상들은 일찌감치 예고한 대로 7일 개회식에 불참했다. 이는 러시아의 ‘반 동성애법’ 제정, 인권 문제 등에 대한 항의 표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 완벽해야 할 2014소치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오점이 남았다. 오륜기를 형상화하는 부분에서 결정적인 기술적 실수가 나왔다. 이날 개회식에서 개최국인 러시아의 국기가 게양된 뒤 화려한 눈꽃 5개로 이루어진 오륜기가 피시트 스타디움 하늘에 등장했다. 왼쪽 첫 번째 눈꽃 링부터 순서대로 꽃을 활짝 피우며 오륜기의 동그란 원으로 변해가던 중, 유독 오른쪽 끝의 눈꽃 링만이 채 펴지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아메리카 대륙을 상징하는 눈꽃 링 1개가 펴지지 않은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서운함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하기도 했다.
◎ 한때 미국과 세계 양강 체제를 구축했던 러시아는 이번 대회 준비에만 500억 달러(약 54조원) 이상을 쏟아 부어 자국의 달라진 위상을 알리려 애썼다. 러시아의 꿈’을 주제로 160분간 펼쳐진 개회식 행사도 러시아 최초의 ‘차르’(황제)인 표트르 대제 시절의 전성기를 떠올게 하면서 러시아의 부활을 알리는데 중점을 뒀다. 개회식 총연출은 300편이 넘는 TV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운명의 아이러니’ 등 약 30편의 영화 제작에도 참여한 콘스탄틴 에른스트가 맡았다.
◎ 개막식 성화봉송 최종 주자는 이리나 로드니나(64)와 블라디슬라프 트레티아크(61·러시아 아이스하키연맹 회장)으로 드러났다. 로드니나와 트레티아크는 구소련(1956∼1988년)과 독립국가연합(1992년)을 거쳐 러시아라는 이름으로 1994 릴레함메르 대회에 참가하기까지 40년 가까이 동계올림픽에서 종합 2위 아래로 내려가지 않은 러시아 동계스포츠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스타들이다.
◎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의 역사와 꿈을 펼쳐 보일 연기자들의 ‘끼’를 찾는 데에는 K팝이 최적이었다. 소치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7일 열린 대회 개막식을 준비하면서 참가자들의 오디션을 진행할 시 2012년 세계적인 인기를 끈 한국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이 가장 많이 쓰였다고 밝혔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오디션에는 5세의 어린아이부터 67세에 이르는 1만 명의 지원자들이 참가했다. 이번 개막식에는 서커스 연기자를 포함해 3천 명의 예술인들이 출연하고, 2천694명의 자원봉사자가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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