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위적 로켓발사 훈련 시비걸면 보복할 수도”
▶ 북한, 유엔안보리에 공식입장 전달
2012년 4월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기념 군사 열병식에서 행진하는 북한 여군들. 군의관 또는 간호병을 가리키는 적십자 완장을 단 여군들이 무장을 했다.<사진=AP>
<유엔본부=신용일 기자> 북한이 이달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미국과 “추종세력들”이 한반도 긴장 격화를 도발하고 있어 북한군의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 공문서자료실은 12일 자성남 주유엔 북한대표부 대사가 안보리의장(실비 루카스 유엔주재 룩셈부르크 대사)에게 보낸 3월7일자 편지와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의 3월5일자 발표문 전문 내용이 담긴 안보리 공식문건 S/2014/159호를 일반에 공개했다. 자 대사의 편지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자위적 로켓발사 훈련을 놓고 최근 미국이 일으키는 도발에 대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의 3월5일자 발표문 사본(부속서류 참조)을 삼가 전해드린다”며 “본 편지와 부속서류를 안보리 공식문건으로 회람시켜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다.
루카스 대사는 자 대사의 요청을 같은 날 안보리 공식문건 S/2014/159호 회람으로 응했다.이날 안보리 회원국들에 회람된 북한 전략군 대변인 발표문은 앞서 5일 조선중앙통신이 담화 형식으로 이미 선전한 내용의 영문번역본이다.
발표문은 “지난 2월21일부터 3월4일까지의 기간 우리의 전략군부대들은 화력단위별로 정상적인 훈련계획에 따라 로케트 발사훈련을 성과적으로 진행하였다”고 설명한 뒤 “그러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적대감이 골수에 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은 우리 로케트들이 대지를 박차고 하늘높이 솟구쳐 오르는 순간부터 악의에 찬 비난에 매달리며 못되게 놀아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은 우리에게 걸어오는 무모한 도발이 도수를 넘게 되면 우리 방어형 로케트들의 훈련발사가 순식간에 가장 위력한 공격형 로케트 발사의 보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며 “지금까지 미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터무니없는 구실을 붙여 조선반도의 정세를 의도적으로 긴장시키고 격화시켜왔다”고 위협했다.
또 “미국을 비롯한 그 추종세력들이 시비를 하든, 인정을 하든 우리에 대한 적대시정책이 계속되는 한 핵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투쟁은 더욱 힘 있게 벌어지게 될 것이다”며 “우리의 자위적인 로케트 발사훈련을 걸고들면 들수록 미제에 대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증오와 분노는 더욱 세차게 타 번지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 달 27일 강원도 안변군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사거리 200km 이상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체 4발을 쏜데 이어 이달 3일에도 동해상으로 사거리 500km 추정 발사체 2발을 발사한 바 있다.
유엔은 2006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1차 핵실험을 계기로 안보리 결의 1718호를 채택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체 발사행위를 금지했다.
이와 관련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난 5일 유엔 회원국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1718 제재위원회’(북한 제재위원회·위원장 루카스 대사)에 “북한이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한 것은 유엔의 대북 결의내용을 위반한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가 적절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note)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자 대사의 지난 7일자 편지는 ‘1718 제재위원회’가 이달 회의에서 제재 위반 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안보리 회원국들에게 북한의 공식 입장을 먼저 전달하고 추가제재 등 움직임이 있을 경우 추가 미사일 발사 또는 핵실험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위협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편지는 또 지난 달 28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신임장을 제출한 신 대사가 갈수록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를 상대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활동에 본격 나섰다는 신호로 볼 수 있어 주목된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 담화 발표이후 7일 “합동군사연습은 북침핵전쟁도발책동”, 11일 “조선반도 긴장격화와 평화파괴의 장본인은 미국”, 13일 “조선의 로케트 발사를 걸고드는 미국을 단죄” 등 로동신문을 인용한 선전을 통해 미국을 연일 비난하고 있어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과의 대화를 이끌어내려는 의도와 함께 만일 노력에 실패할 경우 제4차 핵실험 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과 같은 무력도발을 감행하기에 앞서 명분을 쌓기 위한 계산이 담긴 행위라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yishin@koreatimes.com
"북 인권범죄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해야"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 재촉구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17일 유엔이 북한에서 행해지고 있는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책임자들을 국제사법재판소(ICC)에 반드시 회부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커비 위원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에 COI의 조사결과 최종보고서를 공식 제출하고 이 같이 강조했다.
커비 위원장은 “세계는 지난 세기에 전체주의 체제인 나치 이데올로기를 경험하고 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인권보장을 유엔헌장에 명시했다”고 말해 북한 인권유린을 나치의 ‘유대인 학살’ 범죄와 비교했다. 그는 또 “그러나 50년 뒤 남아공에서 인종차별이 발생했고, 20세기에는 크메르루즈의 잔학성에 큰 충격을 받고 이런 일의 재발은 안된다고 강조했었다”며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책임을 상기시켰다.
커비 위원장은 이어 “하지만 우리는 21세기에 또다시 충격적 사실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반인도적 범죄를 더 이상 방관하거나 방치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특히 “반인도적 범죄는 북한의 국가 최고위층의 정책에서 비롯됐고 그 규모와 잔혹성, 심각성은 현시대에 비교할 곳이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이제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는데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커비 위원장은 “유엔 인권위원회가 이런 인권유린의 잔혹성이나 책임소재를 거론하지 못하고,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반인도적 범죄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는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어디에 물을 수 있겠느냐”며 “유엔 인권위 회원국들은 더 지체하지 말고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리고는 유엔 인권이사회 회원국들을 향해 “이번 보고서의 권고를 받아들여 이를 실천하는데 회원국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특히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책임 추궁을 위해 국제사법재판소에 반드시 회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커비 위원장의 권고를 반영한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할 경우 문제는 뉴욕 유엔본부로 넘어와 유엔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뤄지게 된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COI 보고서가 “신뢰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안보리의 ICC 회부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커비 위원장은 최종보고서에서 유엔 안보리가 사건을 ICC에 회부할 것과 또는 유엔이 ‘임시 재판소’(ad hoc tribunal)를 설치해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을 권고했다.
한편 보호의 책임 문제에 대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특별고문 제니퍼 웰쉬는 지난 1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성명을 내 “국제사회는 북한 상황을 ICC에 회부하는 방안을 포함해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행해진 범죄와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의 책임을 촉구하는 COI의 권고를 행동으로 옮겨야한다”고 강조했다. yishin@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