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도 경영’ 한인 최대 여행사 성장, 꼼꼼한 답사 통해 여행상품 개발
▶ 업계 최초로 자체 사옥 곧 마련
지난 19일 LA 한인타운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일보, 라디오 서울, 한인공인회계사협회 주최 세금보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강사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긴 세월 동안 ‘정도경영’의 길을 걸어왔다. 자연스럽게 고객들이 문을 두드렸고 미주 최대 한인여행사 자리를 보란 듯이 꿰찼다. LA 한인타운 올림픽가에 위치한 삼호관광 신성균 대표 얘기다. 1995년 신 대표가 직원 2명을 데리고 시작한 삼호관광은 현재 LA 본사와 서울 지사를 합쳐 60명이 넘는 임직원이 고객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한인사회 대표 여행사로 성장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돈을 쫓지 않고 고객의 만족을 쫓는 경영방식을 고집한 신 대표의 뚝심 때문이었다. 신 대표는 2005년 10달러 관광으로 번 돈 전액을 적십자사에 기부하고 2007년부터는 이를 매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무료관광으로 전환하는 등 커뮤니티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신 대표의 성공스토리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구성훈 기자>
- 여행업계에 투신하게 된 동기는.
▲ 지금 생각해보니 특별한 관심이 있어서 여행업계에 들어온 것은 아닌 것 같다. (웃음)1984년 도미한 후 무역회사에서 10년 가까이 일한 뒤 1993년 새로나 관광에서 일을 시작한 것이 여행업계와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아내(신영임 현 부사장) 역시 새로나에서 일했었다. 새로나에서 최연소 이사로 3년간 근무하며 여행업계 전반에 대해 배웠고 업계가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느꼈다. 1995년 모아둔 4~5만달러를 투자해 다른 사람이 1년 간 운영했던 삼호관광을 그대로 인수, 여행사 대표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삼호는 처음부터 현 장소(올림픽가 VIP 플라자 1층)에 둥지를 틀었고 시작할 당시의 사무실 규모는 지금의 3분의1 정도, 직원은 우리 부부를 제외하고 단 2명이었다.
- 삼호를 미주 최대 한인여행사로 성장시킨 비결은.
▲ 솔직히 말해 여행사를 운영하며 한 번도 법과 원칙을 어기며 비즈니스를 한 적이 없다.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직하게 사업을 한 것에 대해 고객들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준 것 같다. 일부 여행사 업주들은 탈세를 밥 먹듯이 하는데 나는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직원들에게 제대로 월급도 주면서 비즈니스를 운영해왔다.
- 특별한 고객관리 비법이 있는가.
▲ 여행업은 손님이 없으면 망하는 비즈니스이다. 무조건 손님을 최대한 끌어 모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모토를 머릿속에 새기고 돈을 벌기위해 장사를 하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기 위해 장사를 한다.
삼호를 인수하기 전 관광가이드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팁 한푼 더 받는 게 목표가 아닌 고객들의 만족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고객들의 사소한 불평불만 하나에도 귀를 기울이고 만사 제쳐두고 고객들이 ‘삼호는 역시 다르구나’하는 생각을 가지도록 노력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한다. ‘고객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이상이자 목표이다.
삼호는 인터넷 웹사이트(www.samhotour.com)를 고객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도구로 적극 활용한다. 이 사이트는 번거로운 회원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고객들이 바로 글을 쓰고,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임직원들이 사이트에 올라오는 글들을 정기적으로 모니터하고 친절하게 답글도 달아준다.
타인을 비방하는 글이나 욕설이 아닌 이상 사이트에 올라오는 글들을 절대 삭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 여행상품은 어떻게 개발하나.
▲ 우선 임직원들이 직접 가서 보고, 느끼고, 체험해보지 않는 곳에는 절대로 고객들을 보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이 현지답사를 통해 관광명소, 호텔, 식당 등을 모두 경험해보고 꼼꼼하게 자료를 수집한다.
이와 관련, 수시로 임직원들의 내는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고객들의 의견도 접수한 후 토론을 거쳐 관광상품으로 선정한다. 회사 공식미팅이나 사석에서도 신상품 개발을 주제로 많은 대화가 오간다. 갈수록 고객들의 요구가 까다로워지고 있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품을 내놓으면 외면당하기 일쑤다.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들이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최상의 품질, 최고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내가 가고 싶은’ 상품, 이게 고객들에게 먹히는 것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 5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한국에서 LA를 방문한 여성이 그랜드 캐년 관광 도중 경비행기 탑승을 준비하다 갑자기 양수가 터지는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많은 사람들이 당황해했지만 직원들이 침착하게 911에 연락을 취했고 이 여성은 현장에서 애리조나 플래그스태프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돼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몇 주뒤에 이 여성은 아기를 데리고 우리 사무실을 방문했고 선물까지 건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사건을 기념해 아기에게 ‘그랜드 캐년’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 한인 관광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지난 수년간 한인 여행업계에서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관련 업계 종사자로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튼튼한 업체가 7~8개는 있어야 한다. 선의의 경쟁이 있어야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많은 한인업체들이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이유는 업체들이 공정한 경쟁을 지향하지 않기 때문이다. 업자들은 싼 음식에 조미료를 듬뿍 넣어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성공을 향한 지름길은 없고 정도경영만이 답이다. 관광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이 쌓이면 쌓일수록 고객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 한인 여행업계 최초로 자체사옥을 마련하는데.
▲ 20년 가까이 임직원들이 땀을 흘린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총 850만달러를 투자해 한인타운 올림픽과 엘덴 인근 구 한국자동차 부지(2580 W. Olympic Blvd.)에 2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2층 건물을 지을 예정이다. 건물 디자인은 관광업체라는 특성과 지역을 고려, 친환경적이면서도 문화적인 공간이란 이미지를 주는 모습으로 꾸밀 계획이다.
고객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다 쾌적한 환경과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오래 전부터 사옥마련을 추진해 왔다. 건물 착공식은 4월 중 열릴 예정이며 오는 10월 또는 1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업계 특성 상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 건강관리 비결은.
▲ 주 7일 24시간 전 세계에서 삼호를 통해 여행을 떠난 고객들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따라서 고객들의 안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언제 급한 일이 발생했다는 연락이 올지 몰라 잘 때도 휴대폰을 머리맡에 둔다. 골프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자유 시간을 많이 갖기 힘들지만 아내와 함께 동네를 자전거로 한 바퀴 돌며 건강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도 푼다.
-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 온라인 파트를 최대한 키우는데 중·장기적 목표이다. 삼호관광 사이트를 주류사회 유명 여행전문 사이트 ‘익스피디아 닷컴’(www.expedia.com)처럼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경험 있는 인재를 모집해 IT 파트를 확장할 계획이다. 그리고 한인 여행업계 발전을 위해 수고하는 모든 임직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에 매진하는 환경을 유지하는데 힘쓰겠다.
지금까지 삼호를 통해 45명이 취업비자를 받았고 17명이 영주권을 취득했다. 삼호에선 가이드도 정직원이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흘린 땀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회사, 한번 거쳐가는 직장이 아닌 평생직장으로 자랑스러워하는 회사가 되도록 앞만 보고 달리겠다.
■약력
▲1956년 서울 태생
▲1984년 도미
▲1993년 새로나관광 입사
▲1995년 삼호관광 인수
▲2009년 LA시의회 ‘커뮤니티봉사상’ 수상
▲2007~2013년 한국 문화관광체육부 ‘외국인 관광객 유치우수여행사’ 선정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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