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 코리아타운 3분의 2가 그의 작품이다. 노던블러바드 한인상가도 그의 손이 많이 갔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고 한다. 동부를 거점으로 중부, 서부로 달려가고 있는 전성수 씨캐슬 그룹 회장, 그의 다음 작품은 뭘까 궁금해진다.
최근 플러싱 노던블러바드 선상에 2만5,000스퀘어 피트 규모 9층건물 ‘더 원(The One)부띠끄’ 호텔이 개업했다. 6월에는 맨하탄 57가에 3만8,000스퀘어 피트 규모로 럭셔리 한국형 찜질방 ‘스파캐슬 프리미엄’이 문을 연다.
모두 씨캐슬 그룹 회장 전성수의 작품이다. 그는 단순히 땅을 파고 골조를 세우고 빌딩을 올리지 않는다. 작은 디자인 하나도 밤낮으로 고민하고 꿈속에서도 생각나면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메모하기를 여러 번, 그렇게 완성된 빌딩은 작품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주에 워싱턴 DC, 이번주에 텍사스 출장을 다녀왔다”는 그는 과거 돈 한푼 없이 건물을 올리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때를 지나 어느 순간부터는 메이저 은행과 투자자들이 그를 찾아오고 있다.
“다른 사람들보다 정보를 빨리 접하고 대화를 하는 가운데 아이디어를 얻는 능력이 있다. 일단 머리에 생각이 정리되면 해외자료를 찾고 출장도 가고, 100군데 정도 스터디 한 다음 실행에 옮긴다.” “스파캐슬을 처음 구상했을 때도 수많은 사람이 반대했지만 한국식 찜질방이 메인스트림에 먹힐 것이라 생각했고 고객 대상을 마이노리티가 아닌 주류사회 백인으로 두었다. 처음 문을 열고 한인고객을 비롯 아시안, 히스패닉들이 몰려오면서 한참 기다려야 입장할 정도였다.
2008년 리만 브러더스 사태이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입장료를 30달러에서 50달러로 올렸다. 다들 걱정을 했으나 캐러비안으로 휴가 가던 상류층들이 경비절감을 위해 스파캐슬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했다.”그동안 뉴욕타임스, NBC-TV, ABC 등 주요 현지언론들은 스파캐슬을 ‘뉴욕의 명소’로 앞다투어 소개한 바 있다. ‘한국의 신개념 스파 문화를 통한 미국문화를 개척했다’는 말을 듣는 전성수는 ‘노천 풀장이 타인종들에게 대박을 터뜨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힘들고 어려운 시기와 숱한 루머를 건너오지 않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2007년 5월11일 퀸즈 컬리지 포인트 선상 10만스퀘어피트 부지에 스파 캐슬을 오픈한 날 엉엉 목놓아 울었다. 수시로 잠을 못자고 고민했고 형제들이 전쟁터에 나간 야전병처럼 눈을 빛내고 달려들어 기어코 해내었다.
”2007년 총공사비 2,100만달러 규모의 인스파 월드(1년반후 시애틀 지역 인스파의 소송으로 스파캐슬로 개명)를 단독개발하여 겨우 오픈 했는데 돈이 없어서 광고도 못했다. 공사 전부터 쏟아지던 프랭크 파다반, 토니 아벨라 등 정치인과 일부 주민들의 과잉반응은 문을 열고 얼마 후 사그라들었고 스파캐슬을 다녀간 손님들이 입소문을 내기 시작하면서 사업은 제 귀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 한인최초 시스템 엔지니어
1959년 전청택ㆍ정혜자씨의 3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전성수는 초등학교 시절 공부를 잘 해 월반을 했고 11세때 ‘자식은 서울로 보내 교육시켜야 한다’는 동두천 소방서장이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혼자 서울로 유학 왔다. 4학년때 검정고시를 치렀고 무시험 추첨제를 따라 봉천중학교, 관악고를 갔다.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1회 졸업생이다 보니 그는 어딜 가나 선배노릇을 해야했다.
“공부 잘하고 엄마 말 잘 듣고,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소년이었다. 어려서부터 객지에 혼자 나와 살며 스스로 개척해야 할 게 많았다. 열심히 살았지만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나왔다. 어려서는 한번도 포장된 도로를 걸은 적이 없었다. 미국에 와서 결과가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준비된 삶을 살면 기회가 온다는 것을, 그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면 된다는 것을 느끼면서 신은 존재한다는 것도 믿게 되었다.
기회가 내 것이 되면서 따라오는 것은 돈이나 명예다. ”전성수는 1980년 인하공대 화공과를 3년 마치고 미국 이민, 1984년 브루클린 폴리테크닉 인스티튜트(현재 NYU 엔지니어링)에서 기계 공학을 전공한 후 엔지니어의 길로 들어서 워터타운 대형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문방구, 캔디스토어 점원, 주말에는 브롱스의 신발가게 등 세가지 직업을 가졌다. 집 모기지에 애들이 태어나니 생활비가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창업 준비를 해야했다.”그는 91년 한인 최초로 플러밍 자격증을 취득했고 1993년 건축 엔지니어링 회사를 차리면서 시스템 엔지니어로서 9년반의 직장생활을 마감했다.
전성수는 한인사회에서 부동산과 건축개발 관련 최대 자격증을 갖고 있다. 현재도 한인 유일하게 부엌 소방시설 라이선스 소유자다. ‘처음 직원 2명으로 시작했다’는 전성수 설계사무소는 현재 직원 300명 규모로 성장했다. 지금 씨캐슬 그룹은 전 엔지니어링 P.C., 에이본 플러밍 & 히팅, 트렌드21 디자인 & 빌드 건설사, 칼리지 포인트 스파캐슬 등 10여개 계열사를 운영 중이다.
그는 맨하탄 강서회관, 금강산, 엠파이어 코리아, 원조, 고려당, 교촌 등등 맨하탄 K타운 3분의 2를 지었고 노던 블러바드 153가, 154가 빌딩을 비롯 십여군데 한인상가의 설계와 시공을 하면서 ‘전성수’의 이름을 날렸다. 나이 35세 중반에 접어들면서 그의 인생이 활짝 펴기 시작한 것이다. “회사 설립 2년후 너무 바빠지면서 처음엔 브로드웨이에서 장사를 하던 막내 운수가, 4~5년후에는 자영업을 하던 둘째 완수도 합류하여 건축 분야를 맡았다. 삼형제가 함께 일하니 힘이 되고 자리를 비워도 걱정이 없다.” 본사(노던 163-32) 건물은 2001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03년 완공했다.
“공동투자가 아닌 혼자 하다 보니 늘 자본이 문제였다. 돈 없이 항상 시작부터 했다. 본사건물이 있는 이 땅도 은행에 살 수 있게 융자만 해주면 건물은 내가 올리겠다고 했다. 중국계 은행이 융자를 해주었고 건물이 올라가는 동안 은행측은 오히려 건축비를 갖다가 쓰라고 청했다.”2002년 오픈한 텍사스 달라스의 스파는 별도 체인점으로 운영 중이고 곧 시애틀과 워싱턴 스파캐슬이 시동을 건다.
미전역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그는 ‘모든 것이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작년에 회사 조직을 정비했다. 12월에 창립 20주년 파티에서 직원들과 약속했다, 2020년안에 빌리언 달러 가치의 회사로 키우겠다고. 현재 한국과도 일을 많이 하고 있다.”
■ 성취후 흘리는 눈물
전성수는 잘못 생각하고 잘못 판단하는 것을 항상 경계한다. 그는 수시로 사람들을 만나고 직원들과의 미팅에, 매주 화요일은 텍사스 스파캐슬 직원과 영상 회의를 한다. 틈틈이 집안에서 운동을 하며 일주일에 1~2번 치는 골프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전성수ㆍ국승훈씨 슬하에는 세 딸이 있다. 장녀는 보스턴에서 치과의사, 차녀는 비즈니스 스쿨을 나와 쌔캐슬 그룹 마케팅을 맡고 있고 막내딸은 현재 교환학생으로 스페인에 가 있다.
‘더 가지려고 욕심 내지 않는다. 인생에 손해를 보고 사는 것도 괜찮다‘는 그는 남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어 하다 보니 점점 돌아오는 것이 많아지고 있다 한다.
어려움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뭐든 잘될 거라 생각한다’며 웃는 그에게 포기란 없다. 또한 남자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열심히 노력하여 성취한 후 흘러내리는 뜨거운 눈물, 그는 그 눈물 맛을 보았기에, 그 감성은 마치 중독자처럼, 절대로 잊을 수 없기에 더 열심히 일한다.
“앞으로 5~6년간 씨캐슬이 매우 익사이팅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지켜봐달라”는 전성수, 그는 성공이란 것이 추구하다보면 멀리 도망가고 자신이 하는 일에 재미를 넘어 기쁨, 희열을 느낄 때 찾아오고 어느 새 자기 것이 되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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