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C, 방성규씨에 새 점포 열도록 ‘전화위복’안겨줘
한인인사들, “KAC는 한인사회 미래이자 희망”찬사

한인 1~2세 단체인 한미연합회 워싱턴지부(KAC-WAㆍ회장 이승영)가 시애틀 최대 부동산회사를 굴복시켜 억울하게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한인 델리점을 살려냈다.

지난 2월 다운타운 익스체인지 빌딩 내 ‘오리지널 델리’를 문닫았던 방성규(57)씨와 방은영(53)씨 부부는 19일 KAC-WA 2014년 출범 행사에 참석, “시애틀 최고층 빌딩인 콜럼비아 타워에 새 음식점을 오픈하기로 건물주와 지난 18일 합의했다”고 밝혔다.

방씨는 준비 작업이 마무리된 후 6월경 델리 아닌 다른 메뉴의 음식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건물주 측은 방씨로부터 5개월간 렌트를 받지 않기로 했으며 4만~5만 달러로 예상되는 음식점 셋업 비용도 부담하겠다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방씨가 ‘오리지널 델리’ 문을 닫은 것과 콜럼비아 타워에서 새 음식점을 열게 된 과정은 한인 이민자들이 열악한 비즈니스 환경에 처해 있지만 한인들이 힘을 합치면 이를 당당하게 해결해낼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방씨눈 1985년 이민 온 후 7년 전 은행대출을 받아 22층 익스체인지 건물의 1층에 있던 ‘오리지널 델리’를 20만8,000달러에 구입, 부인과 함께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운영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이 빌딩을 6,600만 달러에 매입한 비콘 캐피털 파트너스는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이유로 지난 1월 방씨 부부에게 2월7일까지 비워달라고 통보했다. 건물주는 2015년 가을까지 리스계약이 돼있지만 필요할 경우 30일전에 퇴거 통보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이 같은 황당한 결정을 한 것이다.

방씨는 3년전 불황 여파로 월 5,300달러의 렌트를 감당할 수 없어 이를 4,000달러 수준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계약서에 이 같은 불합리한 규정이 들어있었는지 모른 상태에서 사인을 했었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비콜 캐피털 파트너스는 시애틀 최고 빌딩인 76층의 콜럼비아 타워도 소유하고 있는 미국 최대 부동산 회사 가운데 하나다.

방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KAC-WA는 시애틀지역 TV방송국인 King-5의 한인기자 멜리사 한씨에게 방씨의 억울한 사연을 보도하도록 부탁했다. 물론 시애틀지역 한인 언론들도 일제히 방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KAC-WA는 이어 워싱턴대학(UW) 로스쿨에 재학중인 이승영 회장과 한인 1세인 서영민 변호사, 한인 2세인 이준우∙앤젤리 정 변호사들로 협상 팀을 조직, 건물주 측과 담판에 나섰다.

건물주는 KAC-WA 소속 전문인들이 압박을 가하고 주류언론도 불합리성을 지적하고 나서자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지만 비도덕적 회사라는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방씨에게 음식점을 다시 열도록 해준 것이다.

방씨 부부는 이날 그동안 경위를 설명하며 “미국 굴지의 부동산 회사가 한 개인에게 이처럼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시애틀 최고 빌딩에 가게를 열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순전히 KAC-WA 덕분”이라며 “앞으로 KAC-WA의 홍보대사가 되겠다”고 감사해했다.

KAC-WA 신광재 이사장과 문덕호 총영사, 이수잔 평통 시애틀협의회장 등도 이날 “KAC-WA는 한인사회의 미래이자 희망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후원하고 투자를 하자”고 당부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