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빙판 위에 아름다운 우정과 사랑이 피어나고 있다.
토요일이었던 10일 저녁 라우든 카운티 소재 ‘애쉬번 아이스 하우스’. 두 세명 씩 짝을 지어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한인들이 보였다. 50여명쯤 돼보였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고 차가운 공기를 녹이는 열기가 느껴졌다. 스케이트에 능숙한 청소년들도 있었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아닌 듯했다.
H2O. 물.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다. 이것은 또 바깥 세상에 목말라하는 장애인 친구들을 돕고 싶어 한인 청소년들이 모여 조직한 단체의 이름이기도 하다. ‘Helping Hands Outreach’, ‘이웃을 섬기는 손길’ 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H2O는 생명을 살리고 커뮤니티에 웃음꽃을 피우는 역할을 소리 없이 감당하고 있다.
작년 6월 청소년들에게 봉사 정신과 리더십을 길러주자는 취지로 스케이트를 타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중심이 돼 결성됐다. 회원은 20여명. 이중에는 국가대표급 실력을 가진 학생들도 있다. 회원 학생들은 H2O를 조직하기에 앞서 지난해 모금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열기도 했고 장애인 스케이트팀도 만들었었다.
장애 청소년들에게 스케이트를 타는 기쁨을 선물하는 봉사는 작년 6월 클럽 결성이후 바로 시작돼 연말까지 격주로 이어졌다. 잠시 쉬었던 봉사는 지난 주말부터 다시 시작됐고 역시 격주로 오후 6시10분부터 7시10분까지 한 시간 동안 둘, 혹은 세 명이 한 조를 이뤄 특별한 데이트를 즐긴다.
50여명의 봉사자와 장애 청소년들이 스케이트에 몰입돼 있는 모습을 매주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한 봉사자 어머니는 “외부 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장애 아이들에게 스케이트를 타보는 경험은 삶에 큰 활력을 주는 요소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주변의 불편한 친구들을 돕는 학생들이 느끼는 보람은 더 클 것으로 그는 믿고 있다.
‘H2O 클럽’ 학생들의 봉사는 이미 소문이 퍼져가고 있지만 참여는 여전히 더 필요하다. 스케이트 체험 돕기 봉사 외에도 바자, 음악회, 세차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금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기부도 환영이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스케이트 데이트는 버지니아한미장애인협회(KADPA)가 후원을 해 더 각별했다.
그러나 H2O 클럽은 무엇보다 장애인에게 열려 있다. 오는 24일(토) 저녁 6시10분 같은 장소로 오면 누구든 함께 손을 잡고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
단 봉사자들에게는 조건이 있다. 약간의 스케이트를 타는 기술이다. 돕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본인도 탈 줄을 몰라 다른 봉사자들로부터 레슨을 받아야 했던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봉사자들에게는 커뮤니티 봉사 크레딧이 수여된다.
문의 (703)618-1900
kjulie0125@gmail.com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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