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는 내 삶의 일부...꿈과 희망담긴 사진 찍고파”
▶ 대학신문사 사진기자로 시작 ‘평생을 사진과 함께’
<사진=천지훈 기자>
한 직장에서 35년, 한 교회 출석 40여년, 카메라와 가까이 한 지는 60년이 넘었다. 미국 생활 43년, 삶의 여러 분야에서 개근상을 받아야 할 조남천 한미현대예술협회 회장, 그는 오늘도 희망을 보여주고 꿈을 심어주는 사진을 찍고 있다.
●믿음직한 ‘오빠’
“서울사범대학 생물학과 2학년때 사대신문사 사진기자로 들어가면서 좋아하는 사진을 공짜로 실컷 찍을 수 있겠다 싶었다. 당시 서울의 대학생들은 여름방학이면 농촌계몽 활동을 했다. 3학년때 농활 사진 찍은 것을 시청에 보고하러 갔다가 전시회 권유를 받았다. 1962년 공보관 주최로 2주동안 가두 전시회를 크게 열었었다.”
대학생 조남천은 공보관 전시 후에는 사범대 교내에서 전시회를 열었고 그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의 농활 사진전을 5번이나 할 정도로 현장감 있는 보도 사진으로 이름을 떨쳤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복무 후 1967년부터 한양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중 국립 중앙의료원 출신의 간호사 이귀자와 결혼 했다. 당시 간호사들에게 미국 취업의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1971년 미국에 와서 업스테이트 스프링 밸리 지역에 살았다. 박사 학위를 받으면 귀국하려고 유학비자를 받고 왔는데 맨하탄 메디칼 어시스턴트 테크놀로지스트 단기속성 교육을 받은 후 취직을 하면서 뉴욕에 정착하게 되었다.”
1973년 1월 메모리얼슬론캐트링 암센터 혈액실험실에서 선임병리사(senior laboratory Technologist)로 취직, 2008년 1월까지 35년간 근무 했다.
“아스토리아에 살면서 전철을 타고 59가에 내려 68가 병원까지 10여분간 걸어갔다. 열심히 노력하다보니 직장에선 일 잘한다, 상사와 동료, 후배들에게도 롤 모델이다는 말도 들었다.”
조남천은 직장 동료, 후배들에게 믿음직한 ‘오빠’로 통해 회사 일은 물론 사적인 일도 상담을 해와 그의 조언으로 결혼에 이른 미국인도 두 커플이 있다. 정작 그는 “좋은 직장에 좋은 수퍼바이저, 좋은 동료를 만나 모든 것이 좋았다”고 말한다. 10명 부서원을 둔 실장으로서 은퇴할 때, 병원측은 전속사진사를 보내주고 대대적인 은퇴식 파티를 열어주었다.
●남편은 사진, 부인은 그림
“직장에 다니면서 주로 얼굴 사진과 풍경 사진을 찍었고 사진작가 활동은 생각도 못했다. 아내가 나 몰래 한미현대예술협회 주최 2004 국제사진공모전에 사진을 출품하여 입선 하게 된 것이 협회에 발을 디딘 계기가 되었다. 눈 덮힌 알프스산 정상을 찍은 것이었다.”
서양화가인 부인 이귀자씨는 한미현대예술협회 회원으로, 부부동반 모임에 출석하고 시카고 한미현대예술협회 초청전시회에 함께 가서 1주일간 지내면서 회원들과 어울렸다고 한다. 가까이서 보니 그들간 친목과 소통이 참 좋게 여겨졌다는 조남천, 그래서 그도 정식회원이 됐다.
2010년 10월4일~29일에는 한국일보 후원으로 이귀자 & 조남천 부부 전시회 ‘A Wonderful World’ 전을 맨하탄 인터내셔널 센터에서 열기도 했다.
협회 활동을 하면서 사진작품도 나날이 발전했다. ‘센트럴 팍’, ‘모홍크’, ‘단풍’ 등 그의 사진은 대상물의 재질, 특징을 독립된 하나의 시각적 대상물로 재창조 해 낸, 풍부한 표현력으로 작가의 서정이 엿보인다. 그동안 4차례 개인전, 뉴욕 서울 중국 일본 등지에서 30여 차례의 단체전을 가졌다.
조남천은 큰 상도 여러 번 탔다. 2008년 한국 심미회전(HMA)에서 그랑프리상을 수상 롯데화랑에서 전시했고 2009~2013년 일본 신원전 국제공모전에서 금상 1회, 은상 3회를 하여 동경도 미술관 전시, 2006~2013년 한국미술 국제교류협회가 주최 국제문화상, 국제작가상, 국제미술상을 수상, 2014년에는 한국미술 국제교류협회 고문이 되었다.
6월9일~13일 용산예술회관에서 열린 제21회 한국미술 국제공모대전 초대작가로 부부가 초청받았고 오는 6월 28일~7월4일까지 열리는 제33회 국제심미회예술제에도 부부 작품이 나란히 전시된다.
●한번 인연 맺으면 평생을
1939년 4월 21일 경기도 김포에서 조영구, 권애기씨의 3남 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나 서울중고를 갈 정도로 수재 소리를 들었고 대학 3, 4학년때는 전액 장학금을 받아 공부했다. 그는 한번 인연을 맺으면 평생을 간다. 아스토리아 한인교회 창립 35주년이 된 2010년, 교회측은 조남천 장로은퇴예배를 주관했다.
“1975년 3월 30일 창립예배부터 학습, 세례. 집사, 권사, 장로를 거쳐서 나이가 들어 직분에서 물러났다. 미국에 오지 않았다면 하나님을 몰랐을 것이다.”
겸손하고 사려 깊은 마음이 교회내 화목을 주도했고 함께 건물을 사용하는 미국 교회와의 친목도 도맡았다. 작년에 미국 교회가 문을 닫고 온전한 아스토리아 한인교회가 되었다.
아내 이귀자씨는 아스토리아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 간호사 일을 하다가 세탁소 3년, 꽃집 6년 자영업을 하다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오후에 매리마운트 맨하탄 칼리지에서 순수미술 학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그림에 대한 열망이 높은 아내는 늘 그의 창작에의 의지를 북돋워주었다. 그리고 부부는 2008년, 같은 날 동시에 은퇴했고 남편은 사진, 아내는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며 여생을 즐기고 있다.
조남천은 2014년 1월부터 2년 임기의 한미현대예술협회 회장을 맡았고 협회는 11월10일~22일 뉴저지 헤켄섹 리버사이드 갤러리에서 회원전 ‘열정(Passion) 15’를 주최한다.
“1999년 비영리단체로 창설, 올해가 창립 15주년이다. 도록을 만들고 전시회도 크게 하려 한다. 현재 60여명 회원이 있는데 가입하려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 현재 한국화가와의 단체전, 다른 도시와 교류초청전도 열고 있다.”
회원들은 서양화, 한국화, 서예, 사진, 조각, 설치에 무용인, 연극인도 있다. 특히 한미현대예술협회는 한국일보 주최 어린이미술대회, 한미청소년미술대전(7학년~12학년) 등의 작품 심사를 도맡아 오고 있고 한국일보문화센터 제휴 현대아카데미, 국제사진공모전 등도 치렀었다.
●가장 돈 안드는 취미생활
조남천ㆍ이귀자씨 슬하에는 2남을 두었는데 큰아들 승연은 쿠퍼 유니온 출신 엔지니어로 석유계열 설계회사에 25년째 근무하고 있고 작은아들 동연은 메모리얼 슬론 캐트링 암센터 MRI 테크니놀로지스트로 일한다.
큰며느리 희선은 고층빌딩 골조설계회사 손튼 토마세티 수석 부사장으로 일해 조남천 부부는 지난 3년간 1주일에 3~4일 뉴저지 아들집으로 가 손자들을 돌볼 정도로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이 지극하다. 그가 사진작가로 데뷔하자 큰 아들이 한 말이 지금도 기억난다고 한다. “잘 했네, 은퇴하고서 할 일이 있잖아요.”
조남천은 뉴욕한인들에게 취미생활로 사진을 적극 권한다.“과거에는 카메라가 비쌌지만 지금은 사진이 아마 가장 돈 안드는 취미생활일 것이다. 낮에 일하고 밤에는 잠 덜 자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 육체적으로는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나이든 사람들이 사진을 하면 정말 좋다. 디지털 카메라 기술이 워낙 좋아서 눈으로 볼 줄만 알면 된다. 자꾸 찍다보면 보는 눈도 트인다. 은퇴 하자 이 사진작가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지 모른다”고.“매일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사진 찍는 일 아니면 바쁠 일도 없다.’고 하는 그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의 그는 언제나 소니 알파 99( Sony ? 99) 디지털 카메라와 함께 있다. 그는 찍은 사진은 무조건 만들어서 당사자에게 주는 불문율을 지킨다.스스로 ‘잡식동물’이랄 정도로 모든 대상을 다 찍지만 우울한 사진보다는 밝고 긍정적인 면을 찾아서 촬영한다. 그래서 그의 사진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희망과 꿈, 위로,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는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를 찾아 움직인다. 사람들의 얼굴에 피어오를 미소를 상상하며......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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