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열기가 한참이다. 축구 중계방송을 보면서, 2002년도에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이 함께 주최국이 되었던 World Cup 때의 그 열기가 기억난다.
French-American School에서 20년간 교편생활을 한 나는 월드컵 때면 프랑스 교사들과 학생들, 학부모들의 열기 띤 이야기들을 들었는데, 1998년도 주최 측이었던 프랑스가 챔피언십을 갖게 될 때 그들의 열광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4년 후 2002년도 경기에서는 프랑스 팀이 초반에서 탈락을 하자, 그들은 주최국인 한국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한국 팀들의 우수한 경기 성과를 응원하면서 오히려 한국 팀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나를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다니다 1970년대 초 반에 이민을 온 나는 한국에서 축구시합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었고, 미국에서는 soccer라 불리는 이 운동경기를 접할 기회도 없었다. 그 당시 월드컵 참여국들이 거의 유럽과 남아메리카 대륙의 나라들이어서 더욱 그랬었을 것이다. FIFA World Cup은 1930년에 시작, 1942년과 1946년 경기는 이차 대전으로 취소, 1994년 처음으로 미국에서 주최, 2002년엔 처음으로 아시아 대륙에서, 2010년은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남아프리카에서 경기가 열렸으며, 2010년도 챔피언은 스페인이 차지했다.
이번 2014년 월드컵에 오른 32개국 팀들이 한 달 동안 챔피언을 향해 열심히 경기를 하고 있으며, 참여국 뿐 아니라 축구 팬들의 열기는 정말 대단하다. 최종 결승전은 세계 인구의 1/9이 관람을 한다는 통계도 있다.
2002년도 월드컵 경기를 보기 시작하자, 규칙도 전혀 모르면서도 곧 흥미를 느낄 수 있었고, 골이 들어갈 때 마다 나도 모르게 함성이 나왔었다. 월드컵 경기를 통하여 여러 나라의 이민자들이 함께 일했던 프랑스 학교에서 프랑스, 모로코, 캐나다, 세네갈, 베트남 인들이 자기 나라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미국에서 태어난 딸이 어렸을 때 올림픽 때면 의례히 하던 질문이 있다. “엄마는 미국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이 함께 경기를 하면 어느 나라를 응원해?” 정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지만, 생각을 깊이 하고 들려주어야 할 대답이었다.
“미국은 내가 조국 보다 더 좋아서 살기로 선택한 나라 (물론, 나는 이민 당시 미성년의 나이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성인이 되어 내 나라로 선택한 나라)이고, 한국은 추억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 지며 감사한 나라다. 그래서 엄마는 무조건 잘하는 팀을 응원하고 있지만, 두 나라가 비겼으면 좋겠네…”라고 대답을 했었다.
이제 세계화가 되어 가는 이 시대에, 미국에서 태어 날 손주들이 같은 질문을 할 때는 어떤 대답을 하여야 할까?
김성실(연합 감리교회 뉴욕연회 여선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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