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석방 결정으로 풀려난 이한탁씨가 피터 골드버거(왼쪽 두번째)변호사와 손경탁 구명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첫 번째) 취재진 앞에서 소감문을 낭독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보석심리 30분간 이씨 얼굴엔 긴장한 표정
판사 “법원은 진실 찾는 것”발언에 미소
22일 이한탁씨의 보석 석방 심리가 열리기로 예정된 펜실베니아 중부 연방법원 앞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이씨의 지인들로 북적였다. 당초 이씨는 펜실베니아주 하우츠데일 소재 주립교도소를 출발, 오전 11시에 법원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교도소 내 행정착오로 오후 1시가 다 돼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이한탁구명위원회 손경탁 위원장의 차에서 내린 이씨는 25년간 입었던 수감복 대신 말끔한 회색 양복과 자주색 넥타이를 착용했지만 긴장한 모습만큼은 숨길 수 없었다.
마틴 칼슨 판사가 기다리고 있는 법원 건물 9층에 오른 이씨는 긴장을 풀기 위해 제일 먼저 화장실부터 찾았다. 피터 골드버거 변호인은 긴장한 이씨에게 농담을 던졌고, 금세 화장실에선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하지만 이윽고 진행된 심리에선 두 사람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칼슨 판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사실상 이씨의 보석 석방에 대한 주검찰의 이의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칼슨 판사의 보석 석방 결정은 미리 예견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물론 손경탁 위원장과 방청석에 앉은 지인들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칼슨 판사가 “법원의 의무는 진실을 찾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씨의 보석 석방을 최종 승인하자, 모두의 얼굴엔 웃음이 찾아왔다. 이씨 역시 곧바로 방청석으로 걸어와 찾아온 지지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인사를 건넸다. 이어 참석자들에게 기도를 제안, 눈을 감더니 직접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의 메시지가 담긴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이씨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이씨는 미리 준비한 성명서에서 밝혔다. 실제로 손경탁 위원장은 이날 이씨에게 허리띠가 없다는 사실을 알곤 자신의 것을 즉석에서 풀어줄 정도로 오랜만에 세상에 나온 이씨를 마음 속 깊이 환영했다.
이날 골드버거 변호인은 본보와 만나 “검찰의 재기소나 항소 가능성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오늘 법원의 보석 석방 결정을 최종 석방으로 봐도 된다”면서 “오늘은 우리 모두에게 기쁜 날”이라고 강조했다. <함지하 기자>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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