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지난 9일 아내와 아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본보 9월10일자 A1면> 이종훈(50)씨가 숨지기 전 가족의 장례비용으로 써달라며 현금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씨가 한글로 작성한 자필 유서 옆에 현금이 놓여 있었다”면서 “장례비용으로 사용해달라는 내용을 유서에 명시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장례비용으로 남긴 금액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유서는 하얀색 종이에 차분한 글씨체로 써 있었지만 피로 인한 얼룩으로 지 상태였다. 유서에서 이씨는 “주제넘게 문제를 너무 많이 일으켜서 나 혼자 가면 와이프와 자식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니까 다 같이 갑니다. 이 돈은 장례비용으로 써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다만 경찰은 유서의 도입부가 ‘그리고’라는 단어로 시작돼 현재 발견된 한 장짜리 유서 외에 추가 페이지가 있는지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의 앞장이 따로 존재하거나, 이씨가 유서를 작성했다가 폐기 처리했을 수 있고, 또 가능성은 적지만 제3의 인물이 대신 작성했을 가능성까지도 염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씨의 지인과 직장 동료 등은 이번 사건을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이씨가 속해있던 골프 모임의 한 지인은 본보와 통화에서 “트레일러 트럭을 몰던 친구가 최근 일감이 줄어들어 힘들다는 표현을 하긴 했지만 생활고를 겪을 만큼은 절대로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빚이 있다는 말도 없었고, 소문으로 돌고 있는 도박 문제가 있다는 말도 전혀 듣지 못했다”며 렌트를 못낼 정도의 생활고 비관문제로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20년을 알고 지냈다는 이 지인은 “이씨가 7~8년 전부터 골프를 쳤고, 지난 2월에는 우리와 함께 멕시코 칸쿤으로 골프 관광을 떠나기도 했다.”며 “이씨가 이상하다는 조짐이 있었으면 우리가 먼저 알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지인에 따르면 의정부 출신인 이씨는 20대때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20여년전 플러싱의 한아름 마트에 근무할 당시 만났던 부인 고 이성혜 씨와 결혼했고, 수년 후 아들 현빈(미국명 브라이언) 낳아 키워왔다.
이씨가 근무했던 트러킹회사 ‘피그테이너 트러킹’사의 여성 직원 역시 상당한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그는 “이씨가 매우 믿음직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일 것이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우리 직원 모두가 크게 놀랐다”고 밝혔다.
피그 테이너 트럭킹사에서 하루 8~10시간씩 지난 10년간 근무한 이씨는 유창한 영어를 구사해 타인종 직원과도 무리 없는 의사소통을 했으며, 늘 성실한 사람이었다고 이 직원은 기억했다.
한편 경찰은 LA에 거주하는 이씨의 부인 이성혜씨의 사촌언니가 연락이 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씨의 사촌언니는 조만간 뉴욕에 시신을 인계 받아 장례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출석하던 새누리장로교회 김형석 목사는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장례일정을 의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재로선 교회에서 매일 새벽기도와 수요예배 때 교인들과 함께 모여 (이씨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함지하 기자> A1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