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 도전 ‘2030 스토리’ - ‘시그내처 8’ 케이시 신 대표
▶ 배포 없인 사업시작 못해, 직원이 돈 벌어준다 생각, 늘 가족같은 분위기 중시
창업 초기 쉽게 올 수 있는 위기를 틈새 시장 공략으로 넘겼다는 케이신 신 대표.
‘망해도 괜찮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다시 일할 수 있고, 경력도 충분했다. 여성 빈티지 의류 도매업체 ‘시그내처 8’의 케이시 신(한국명 신운형) 대표는 터프하기로 유명한 자바시장에서 지금도 하루하루 ‘버티는 중’이라고 말했다. 너무나 힘들지만 옷을 좋아하고, 그로써 얻는 보람이 더 크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시작은 겁 없이, 노력은 끈기 있게. 돈이 아닌 보람을 쫓는 것. 신 대표가 말하는 창업 노하우다.
▲사업 시작 계기는
패션업계에서 만난 남편과 같이 시작했다. 남의 집에서도 일해보고, 중간 도매업도 해보면서 10년 정도 경력을 쌓다보니 ‘이제는 우리 라벨이 붙은 옷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바 경기가 그리 좋지 않을 때 시작했다.
어려울 때 시작해서 겁이 많이 났다. 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남편이나 나나 ‘망하더라도 일단 해보자’는 마음이 컸다. 경력이 무르익고, 트렌드에 맞게 비즈니스 할 수 있는 감각도 있는 지금이 아니면 시작 못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사실 이런 저런 것 다 따지면 절대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 어느 정도 배포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시그내처 8, 어떤 회사인가
20~30대 여성을 겨냥한, 빈티지 의류 업체다. ‘내스티 갤’(Nasty Gal)과 게스, 포에버21 등에 납품한다. 빈티지 스타일을 주로 취급하며 모든 옷은 직접 디자인 한다.
▲시작 초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초반에는 모든 비즈니스들이 그렇듯이 ‘버티는 것’이 중요했다. 매장 위치가 소위 ‘목이 좋은’ 곳이 아니라 손님들이 일부러 찾아와야 했다. 처음 6개월은 정말 힘들었다. 시행착오라고 해야 하나 갈피를 못 잡았다고 해야 하나. 이것저것 다 만들어뒀는데 그게 다 잘 나가는 것은 아니니까. 라인을 구축하고 노선을 잡는 데 6개월이 걸린 것 같다. 그때가 제일 힘들었다.
▲어떻게 극복했나
구제 청바지를 사와서 기성복처럼 만들어보자 해서 2~3개를 만들었는데 손님들에게 반응이 좋아서 데님 라인을 따로 구축했다. 빈티지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한 게 먹힌 것 같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내 눈에 예쁜’ 옷만 만들어선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데 그 안에서도 튀어야하고, 유행에도 따르고, 소비자와 바이어들이 사고 싶게 만드는 적중률을 잘 맞추지 않았나 싶다.
▲여성 대표로 자바에서 일한다는 것,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렵다. 자바는 특히 터프하고, 경쟁이 심하고, 돈의 흐름이 빠르다. 경기를 많이 탄다고 해야하나. 잘 될 땐 엄청 잘 되고 안 될 때는 한없이 무너지는 곳이 자바다. ‘도박 중의 도박’이 옷장사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 좋아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자바에 들어선다는 것은 달리는 기차를 타는 것과 같다.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옆을 볼 여유가 없다. 무너지지 않으려면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
▲본인만의 마인드컨트롤 노하우는
우선 우리도 나이가 많지 않고 직원들도 또래다. 그래서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강조한다. 특히 패션은 각 파트에서 열심히 해줘야 맞물려서 잘 돌아가는 비즈니스다.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 일이다 보니 직원들과의 유대관계를 중요시 한다. 사람이 돈을 벌어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원들이 애사심을 가지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패션업계의 매력은 무엇인가
옷은 의식주 중 하나인 만큼 살면서 꼭 필요한 것이다. 그것을 누구보다 ‘예쁘게’ 만든다는 것이 매력적인 것 같다. 내가 만든 옷을 길거리에서 누군가 입고 있는 것을 봤을 때, 백화점에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것을 봤을 때 주는 쾌감이 있다. 힘든 것을 보상해주는 만큼의 짜릿함이다. 그 뿌듯함에 비하면 돈을 번다는 것은 부수적인 것이다. 그래서 힘들어도 견디는 것 같다.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사람이 돈을 벌어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려면 어느 정도 경력이 있어야 한다. 많이 배우고 경험해보고 시작해야 실수가 적다. 사람을 컨트롤 하려면 그 사람이 하는 일을 내가 꿰뚫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바에선 돈을 많이, 잘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시작하면 안 된다. 무엇보다도 옷을 좋아해야 한다. 그래야 힘들어도 즐겁게 일할 수 있고, 돈에 쫓기지 않고, 매이지 않으며 일할 수 있다.
■시그내처 8
설립연도: 2012년
직원수: 1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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