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실(연합감리교회 뉴욕연회여신교 회장)
컴퓨터라는 말이 우리에게 익숙하게 들리기 시작한 것은 불과 30년 정도인데 이제는 컴퓨터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가 불가능해 졌다. 인터넷이 보편화 되어 이메일이 대중화 된 것은 약 25년, 휴대 전화가 일반화 된 것은 15년 정도이며 디지털 카메라나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는 그 다음 세대로 그동안 가격도 상당히 절감되어 GPS는 자동차 부품처럼 설치 판매 되고 있다.
게다가 얼마 전부터 휴대 전화에 이메일 성능이 더해지면서 개인 주소와 전화 번호부록이 따로 필요하지 않게 되었고, 딸려오는 달력에 약속을 직접 입력할 수 있고, 디지털 카메라와 GPS의 기능도 더해져서 많은 일들이 그야말로 손바닥 위에서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변화들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우리의 컴퓨터에 대한 의존성은 차츰 강해져서 혹시 우리의 삶까지도 지배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가 시작된 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이미 알게 모르게 현대인의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여 그 편리함을 즐기면서도, 우리 세대들에게 늘 불안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컴퓨터를 쓸 줄 아는 지식의 결핍일 것이다.
인간의 삶을 놀랍게도 간편하고 편리하게 해주기 위해 태어난 이 많은 크고 작은 컴퓨터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발전되며 늘어날 추세이다. 그런데 디지털 이민자인 우리들에게는 (40세 이상) 이것이 즐거운 뉴스이기 보다는 이 신기한 물건들로 골치 아플 때가 자주 있다. 갖고 있어도 왠지 마음이 불편하고, 이해하기도 쉽지 않으며, 쓰는 방법들도 다양하여 기억하기도 복잡하여 짜증이 나며, 주위에 물어 볼 사람도 마땅치 않으니 서툴게 쓰다 보면 혹시라도 고장을 낼까 겁도 난다. 어쩌다 내게 물어 보는 사람이 있으면 확실한 답을 줄 수 없어서 민망할 때도 있어 현대문명으로 인한 새로운 스트레스로 도전을 받는다.
세계화된 시대에 시간대가 다른 지역에 사는 자녀, 손주, 친척, 친구들과 서로 편한 시간대에 이메일로 안부를 전하고, 동영상 컴퓨터 통화로 비용 없이 서로 얼굴을 보아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구입하려는 물건에 대한 의견을 묻고자 할 때에 상점에서 사진을 찍어 상대방에게 전송하면 복잡해지거나 혼동되기 쉬운 설명을 회피할 수 있으니 정말로 편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주일마다 교회에 들고 다니던 무거운 찬송가와 성경 또한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몇 번의 손가락 놀림으로 원하는 찬송가와 성경 구절을 찾을 수 있으며, 골프장 지도는 물론 비거리 측정도 해주고, 입맛에 맞는 음식점과 상점들의 위치도 알 수 있으니 이제는 이 휴대전화를 어떻게 더 더욱 편하게 생활에 써야할 지를 고안하는 것이 새 직업 직종이 되었다.
운전자들은 GPS의 착한 추종자가 되어 열심히 귀를 기울이며 따라가고 혹시라도 길을 잘못 들어도 장황한 잔소리 없이 계속 새 길을 찾아 지시하는 것에 경탄하며 감사하고 있다. 그 소리에 익숙해진 나머지 아는 길을 가도 조용하면 왠지 뭔가 빠진 듯하여 GPS를 켜며, 늦게 귀가하게 되는 경우 잠을 쫒는 방편으로 켜놓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문명의 이기는 분명한데 이를 쓰기 위한 지식을 따라가기가 디지털 이민자들에게는 여간 도전이 되고 고단한 것이 아니다.
밥 한술에 배가 부를 수 없듯이 내가 필요한 것을 찾아 하나씩 배워간다면 모든 컴퓨터의 원리가 비슷하여 배움의 도전이 작은 기쁨이 될 것이며, 나이가 들어가며 쇠퇴되는 기억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이 새로운 배움이라는 것을 위안삼아 주변의 컴퓨터 교실을 찾아 방문해 보는 것이 이 신기하며 골치 덩어리인 컴퓨터에 대한 불안증을 해소 혹은 절감하는 첫 걸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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