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인권 결의안 심의 앞두고 회원국 관심 촉구
▶ 유엔 ‘사이드라인’회의...커비 전 COI위원장 참석
<유엔본부=신용일 기자> 북한 인권 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사이드라인’(sideline) 회의가 22일 오후 뉴욕 유엔본부 경제사회이사회(ECOSOC) 회의실에서 열린다.
주 유엔 호주(대사 개리 퀸린), 보츠와나(대사 찰스 엔트와게), 파나마(대사 로라 엘레나 플로레스 헤레라) 대표부가 공동주최하는 이날 토론회에는 세계 각국 유엔주재 대사와 차석대사들, 그리고 유엔총회 제3 위원회와 제6 위원회 대표들이 초청됐다.
유엔 회원국 대표부들에게 20일 전달 된 초청장에 따르면 회의에는 2013년 3월∼2014년 3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으로 활동한 마이클 커비 전 호주 대법관이 토론자로 참석하며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과 탈북자들의 증언이 있을 예정이다.
이들 3개국 대표부를 지원해 미국의 대북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 한국의 ‘북한인권시민연합’, 유대인민간재단인 ‘제이콥블라우스틴인권증진연구소’와 함께 회의를 준비한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커비 전 위원장의 발표와 탈북자들의 증언에 이어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될 토론회 형식 회의는 유엔 총회의 북한인권결의안 심의를 앞두고 회원국들의 관심과 지지를 북돋기 위해 마련됐다.
필립 볼로피온 ‘휴먼라이츠워치’ 유엔국장은 20일 본보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행사는 올해 유엔총회에서 심의 될 유럽연합(EU)과 일본 주도의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이 주목받고 있는 매우 중대한 시점에서 마련된 것”이라며 “그 국가(북한)에서 행해지고 있는 끔찍한 범죄들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강력한 내용이 담겨있는 결의안에 대해 특히 아프리카, 남미와 중동 국가들을 포함한 회원국들의 광범위한 연대지지를 기대 한다”고 밝혔다.
플로피온 국장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28년간 북한 청치범수용소에 수감돼 있었던 탈북자 김혜숙씨와 중국에 식량을 가지러 드나들다 붙잡혀 노동교화소 생활을 했던 탈북자 김혁씨가 산증인으로 참석해 자신들이 실제 경험한 북한 인권범죄 실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실제로 커비 전 위원장의 참석과 주최측이 각국 유엔주재 대표들 이외에도 사회, 인권과 문화문제를 다루는 제3위원회와 법률문제를 다루는 제6위원회 대표들을 초청한 사실은 참석자들에게 유엔총회 심의를 앞두고 있는 북한인권결의안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을 예고한다.
커비 위원장이 지휘한 COI는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최종보고서에서 “그동안 북한에서 행해졌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반인도적 범죄는 북한의 국가최고위층의 정책에서 비롯됐으며 그 규모와 잔혹성, 심각성은 현대 역사에 비교할 곳이 없을 정도이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 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거나 유엔이 관계자들의 책임을 묻는 ‘임시재판소’(ad hoc Tribunal)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유엔 인권이사회는 COI 보고서 조사결과를 인정하고 권고를 받아들여 유엔이 북한 인권 문제가 국제형사체계와 인권법 차원에서 다뤄지도록 COI 보고서의 안보리 제출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결의안에서 구체적으로 “반인도적 범죄 등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규명을 위해 유엔총회가 COI 보고서를 안보리에 제출할 것”과 “후속조치를 담당할 유엔인권최고사무소(OHCR) 내 조직 설치”를 권고했다.
당시 결의안은 찬성 30, 반대 6, 기권 11표로 통과된 바 있다.따라서 유럽연합과 일본은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을 바탕으로 올해 유엔총회에 상정, 심의될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을 이미 마련해 회원국들에게 회람시켰으며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오는 28일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하는 회의에서 마루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활동보고서를 제출받고 이 결의안을 심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COI 위원으로 활동했던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앞서 지난 6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진행한 ‘북한 인권상황에 관한 상호대화’(Interactive Dialogue)에서 "지난 50년이 넘도록 유엔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항상 정치적문제로만 인식됐고 정치적인 방법으로 다뤄졌기 때문에 국제정치 상황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COI 보고서로 인해 국제사회가 10년 오랜 시기에 걸쳐 추구해온 북한 인권개선 노력에 새로운 장이 열렸기에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 주문에 따라 앞으로 이 문제를 국제형사체계와 국제인권법의 관점에서 다룰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이 결의안이 이달 말 제3위원회를 거쳐 내달 또는 12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될 사태에 맞서 자체적으로 마련, 제3위원회에 제출할 반대결의안 초안을 유엔 회원국들에게 회람시키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COI 보고서의 진실성을 인정한 국제사회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오준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지난 14일 대표부에서 열린 한국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럽연합과 일본이 주도한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에 대한 질문을 받자 “과거 결의보다 내용이 강해졌지만 유엔총회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 체험담 책으로 펴낸 뉴욕한인 소설가 수키 김
■ 23일 ‘코리아소사이어티’서 북 사인회
북한 내부의 실상을 기록한 책 ‘당신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Without you, there is no us)을 최근 출간한 뉴욕한인 소설가 수키 김(사진·43)이 23일 오후 6시30분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북한 체험담을 발표한다.
‘코리아소사이어티’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수키 김과 ‘데일리비스트’(Daily Beast) 객원작가 턴쿠 바라다라잔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며 리셉션과 ‘북사이닝’(book signing) 시간도 마련돼 있다.
수키 김은 북한 김정은 집권 말기이던 2011년 7월 선교사라고 자신의 신분을 속여 입북, 같은 해 12월까지 평양소재 평양과학기술대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면서 북한 고위층 자제들을 가르쳤다. 그리고 당시 보고 느꼈던 북한을 기록해 지난 14일 책으로 펴냈다.
책의 제목은 김정일을 찬양하는 노래가사에서 따왔다. 그는 책에서 “모든 비밀이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전 세계적인 정보화시대에서 유일하게 북한만이 동떨어져있다”며 자신이 체험한 북한은 “정권에서 지시한 것이 아닌 한 어떠한 의식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자신이 직접 경험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책으로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에 입북했으나 모든 것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북한사회에서 곧 고독함과 폐쇄공포증을 느끼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이 이러한 북한사회에 적응해 6개월을 살았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며 뉴욕 맨하탄에서 생활하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밝혔다.
2003년 첫 작품인 ‘통역사’(Interpreter)로 미국 문학계의 주목을 받은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13세에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왔으며 컬럼비아대학을 졸업한 뒤 동양학을 공부했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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