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을 바꿔 보세요 불행에 대처할 수 있는 길이 보일 겁니다”
▶ 지난 8월부터 전 세계 돌며 115회 릴레이 순회 강연
대기설법의 전통을 따르는 즉문즉답 ‘2014 법륜스님 희망세상 만들기 세계 100회 강연’이 지난 1일 맨하탄 커뮤니티 교회, 5일 플러싱 하이스쿨에서 열려 수많은 한인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답은 8월 26일부터 12월 18일까지 전 세계를 돌며 115회에 걸쳐 릴레이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 정토회에 의하면 현재 법륜 스님은 중부지역을 거쳐 11월11일부터 서부지역에서 강연 할 예정이다. 이메일과 뉴욕지역 강연을 정리한 즉문즉답을 들어본다.
<세계 100회 강연을 하면서>
-순회강연을 하게 된 연유는?
▲미주지역 순회강연을 한지 10년이 넘었다. 4~5년 전 한 교포분이 왜 스님은 뉴욕이나 LA같은 대도시에서만 강의하냐고 물었다. 어디 사냐고 했더니 미네아폴리스라고 했다. 처음 시작할 때 거실 한구석이라도 잠자리가 있고 밥만 먹여준다면 렌터카를 빌려 침낭을 싣고 돌자, 그러면 교통비만 들겠구나 하고 시작한 것이 하와이, 앵커리지 등을 돌아 지금 뉴욕에서 강연 하고 있다. 미국에 한인들이 1만 명 이상 사는 도시가 50~60개다. 캐나다, 러시아, 남미, 동남아, 중동까지 넣어 100~115회 도시 순회 연속강연 한다.
미주지역 도시에는 한인 이민자가 많지만 유럽 지역에는 1,000명이상 되는 곳이 드물다. 리스본에는 한국식당, 그로서리가 하나씩, 한국교회 하나, 100명이 한인이 사는데 10명이 강연회에 왔다. 10명 앞에서도 두 시간 반 동안 강연회를 한다. 늘 해야지 하면서 잘 안 되다가 작년에 환갑 지나고 더 늙기 전에 한 바퀴를 돌자고 결심했다. 그런데 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 골고루 돌다보니 이번에 감기가 들어 고생하고 있다.
-강연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데?
▲리스본에서 강연한 장소도 교회다. 한인교회 목사님이 많이 도와주었다. 천주교 성당에서 강연회를 하면 청중 3분의 2가 그 성당 신자이고 나머지가 일반인이다. 특별한 종교적 강연이 아니므로 어느 종교를 가졌든 상관없이 청중이 모여든다.
-세월호 문제도 그렇고 요즘 한국에 실망하는 한인들이 많다. 이민의 삶도 지친다.
▲세월호가 잘 마무리되기 바랬다. 한국의 정치인들이 제대로 못해서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예기치 못한 불행한 일이 생기면 이렇게들 말한다. 아이고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아이고 내 팔자야,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우리의 운명, 삶을 하늘의 뜻, 사주팔자로 말한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라. 완전한 구원, 완전한 행복에 구애받지 말고 기대치가 낮으면 생각보다 괜찮네 하게 된다. 지금보다 나으리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삶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인도지역 봉사를 하게 된 계기는?
▲인도에 갔다가 물을 사러 밖으로 나간 적이 있다. 어느 여인이 돈을 달라고 해서 잔돈을 주니 안 받더니 가게에 가서 분유를 사달라고 했다. 분유 값이 60루피라고 했다. 구걸 할 때 1달러이상 주지 말라고 들었기에 그냥 도망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60루피가 한국돈 2,400원이었다. 가난한 자를 돕는 종교인이 입에 발린 사랑만 했구나, 너무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이들을 위해 인도에서 봉사를 해야겠다 결심하고 실천하고 있다.
-북한 식량 돕기를 하게 된 것은?
▲요즘 굶어죽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했다. 어떤 것에 대한 선입관이 진실을 외면하게 한다. 그러나 실제 압록강가에서 굶어주는 사람을 본 것이 계기가 되어 한번 해보자는 원대한 생각으로 전화 한통으로 시작했다.
<뉴욕한인들의 고민 해답 제시>
-불교 집안 남자와 1년간 교제했다. 나는 모태신앙으로 기독교 집안이다. 결혼 말이 오가는데 남자집에서 개종을 원한다. 어찌해야 하는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 독실한 불교 신자, 그런 거 없다. 부처님이나 성인의 가르침에는 폐쇄된 것이 없다. 정말 남자가 좋으면 개종이 뭔 문제인가. 믿음은 문화다. 문화는 옳고 그르고가 없다. 나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어떤 종교이든 어떤 믿음이던 자유로워야 한다.
-오래 사귀고 있는 여성이 있다. 최근 나의 경제상태가 몹시 어려워졌다. 결혼 상대 여성에게 말을 해야 하는 지, 말아야 하는 지 고민 중이다.
▲더 털어놓고 얘기하라. 다 말한 다음 상대가 어느 쪽으로 결정 하든지 선택권을 줘라.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나의 상태를 진실하게 말해야 한다. 그런데 그녀가 떠난다면 사랑한 게 아니다.
-미국에 와서 산 지 수년이 되었다. 공무원인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지금 20대인데 한국이 그립고 50~60대가 되어서 미국에 살고 싶지 않다. 지금 한국으로 가야하는 게 아닌가 한다.
▲그때, 50~60대에 한국 가라. 지금은 마음을 다스리고 남편 따라 여기 살아라. 종교, 국적도 포기하는 것이 사랑이다. 종교도 사는 곳도 내가 원하는 대로 다 하려면 그것은 욕심이다.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여기가 내가 살 곳이다 마음먹기가 안 된다면 이혼하고 가라.
-자식이 나 하나라 부모를 모셔야한다. 지금까지 그랬는데 부모님이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내가 갈 형편이 안 된다. 내가 한국으로 가서 꼭 모셔야 하는가?
▲가치관, 선의 기준은 자연생태계에 있다. 자연생태계보다 나은 행동을 하면 ‘선(善)’, 자연생태계보다 못한 행동을 하면 악(惡)‘이다. 새끼를 낳고 보호를 안 하면 악행이 된다. 자식을 돌보지 않으면 악행이다. 자식이 부모를 모시면 선행이다. 하지만 안 모셔도 죄가 안 된다. 자기의 인생이 더 중요하다.
부모님이 한국에 가고 싶어 한다고 자식은 굳이 갈 필요가 없다. 내가 결혼도 하고 승려생활도 하면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둘 다 할 수 없다. 내가 여기 살아야 한다면 부모님을 못 모시는데 대해 부담을 갖지 마라.
-딸이 메디컬 스쿨을 두 번 실패하고 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도 안 되면 포기시켜야 할 지 말지 판단이 안 된다. 현재 25살 된 아들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마리화나를 피워왔다. 지금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 계속 한다. 남편은 애를 내쫒자고 한다. 내쫒아야 하는가?
▲딸은 메디컬 스쿨 포기시켜라, 아들은 집에서 내쫒아라. 단 내쫒은 이상 아들이 감옥에 가든지 죽든지 연연하지 말라. 엄마 마음이 안되어서 집에 계속 데리고 살겠다면 남편과 아들 사이에 절대 끼어들지 말라. 남편이 하는 대로 무조건 받아들여라.
-왜 사는지 모르겠다.
▲왜 사느냐 하지 말라. 살아있기에 그냥 산다. 이유가 없다, 사는 것 자체가 이유가 있어 사는 게 아니다. 결혼으로, 대리모를 통해, 성폭력으로 등등 어떻게 태어났던 지 생명은 존중받아야 한다.
-미국에 와서 공부도 마치고 직장도 다니고 열심히 살았다. 자리 잡았지만 인생이 허무하다.
▲밥 먹고 살만한 가보다. 재앙이 지나고 살만 하면 망념이 지배한다. 생존본능에 처하면 이런 생각 안한다. 갑자기 병이 나거나 직장을 잃어버리거나 교통사고가 나는 등 재앙이 닥치면 지금 오늘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된다, 살겠다는 의욕이 저절로 생긴다. 지금 휴가를 내고 30~50일 동안 단식을 해보라. 존재의 본능, 살고자하는 본능이 생기면서 치유가 될 것이다. 휴가를 내어 인도로 가 봉사활동을 해보라. 굶어주는 사람들을 보라. 자신에게 재앙이 닥치면 문제는 해결된다.
-행복 하고 싶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주님, 살아있어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살아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구, 오늘도 살았네, 살았다, 야, 살았다 세 번만 외쳐라. 주님의 은혜로, 부처님의 보살핌으로 매일 살아있음에 감사하면 하루를 소중하게 보내게 된다.
종교가 무엇이냐. 종교의 자유에는 믿지 않을 자유도 포함된다. 뭘 믿던 안믿던 개인의 자유영역이다.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오지도 않은 미래에 근심 걱정으로 연연해하지 말라, 지금 여기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순간, 살아있지 않은가. 마음을 내려놓고 긍정적인 사고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민병임 논설위원>
■법륜(法輪)스님은?: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평화 운동가이자 제3세계를 지원하는 활동가, 깨어있는 선승. 1988년 수행공동체 정토회를 설립하여 수행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행복한 출근길’, ‘날마다 웃는 집’, ‘붓다, 나를 흔들다’, ‘인간 붓다’, ‘기도’, ‘인생수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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