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인력확보 전략 차용
▶ 출퇴근 버스엔 와이파이에 고급좌석까지
YP사 직원들 출퇴근에 이용되는 라이드팰의 럭서리 통근버스.
[럭서리 통근버스·무제한 휴가·엔터테인먼트 티켓…]
지나간 인쇄매체 시절 옐로페이지로 알려져 있던 기업이 새롭게 재탄생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어떻게 인재들을 글렌데일 본사로 끌어 모으고 있을까? 현재는 YP라는 새 이름을 갖고 있는 이 기업은 실리콘밸리에서 해답을 빌려왔다. 그것은 럭서리 통근버스다. 베이지역 대기업들은 직원들을 통근버스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실리콘밸리로 실어 나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YP는 구글이 이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럭서리 버스로 직원들을 출퇴근 시키고 있다. 이 버스에는 와이파이가 깔려있고 뒤로 젖힐 수 있는 비싼 좌석들을 갖추고 있다.
프로그래머와 엔지니어 등 인재를 유치해야 하는 LA지역 테크 기업들이 베이지역 업체들의 유치 전략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지난 2년 사이의 인재 유치 경쟁이 지난 20년 동안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지면서 YP는 샌프란시스코의 신생업체인 라이드팰(RidePal)과 계약, 통근용 셔틀버스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최근까지 학생에서 곧 바로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스탁옵션을 찾는 인재들은 베이지역으로 몰렸다. 그러나 스냅챗 같은 신생 벤처기업들의 성공과 LA지역 대학들의 뛰어난 프로그램 등의 영향으로 LA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구직 엔진인 하이어드닷컴의 맷 미티위츠 대표는 말했다.
LA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벤처투자 기업인 업프론트 벤처스의 그렉 베티넬리는 “LA지역 테크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인재유치 방안이 많이 도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테크 기업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경쟁이 심한 노동 시장에서 인재를 확보하고 단결심을 고양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앱메이커인 휘스퍼와 스코플리는 직원들에게 무제한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샌타모니카의 디맨드 미디어는 휴가비로 1,000달러까지 지급해 주며 트루카는 전 직원들에게 피트니스비로 월 50달러씩을 준다. 구인 엔진인 스포키오는 직원들을 다저스와 클리퍼스, 킹스 경기 등에 데리고 가며 최근에는 디즈닐랜드에 다녀왔다. 온라인 음식주문 업체인 차우나우는 직원들에게 신선한 과일과 고객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차우머니, 그리고 복싱 클래스까지 제공한다.
서너 개의 계약을 저울질 하는 인재들에게 오래된 기업인 YP는 그리 매력적이 아닐지 모른다. 이 기업은 올 들어 인재확충 노력을 강화했다. 특히 웨스트사이드 지역에서 일하는 프로그래머들과 엔지니어들을 집중 공략키로 했다. 하지만 글렌데일까지의 끔찍한 교통체증은 이런 노력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리고 직원 이직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글렌데일 본사에서 근무하는 500명의 직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출근에 45분 이상 소요된다고 밝혔다.
최근 YP의 통근버스 안에서 트로이 디버스는 전화기를 꺼내 그날의 미팅 스케줄을 짰다. 지난 달 통근버스 서비스가 제공되기 전까지 그는 이메일을 놓칠까봐 전전긍긍했다. BMW를 몰고 그가 웨스트LA 집에서 글렌데일까지 오는 데만 한 시간 이상 소요됐다. 그는 “출퇴근의 어려움은 사무실에 항상 오가는 대화 내용이었다”며 “럭서리 버스가 제공되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마케팅 시니어 매니저인 디버스는 버스를 이용하면서 약 200달러를 절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베이지역에서 일어났던 럭서리 통근버스를 둘러싼 드라마가 이곳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지난 해 베이지역 활동가들은 ‘구글 버스’와 페이스북, 제네택 같은 기업들이 제공하는 버스들이 주택가의 고급화와 가격 상승을 초래해 원래부터 이 지역에서 살던 주민들을 내쫒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런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시정부는 공공도로를 로딩존으로 이용하는 통근버스들에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LA지역에서도 패사디나로부터 베니스까지 하루 두 차례 왕복하는 통근버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YP 버스는 세 곳에 선다. 베니스와 마 비스타, 웨스트LA다. 그러나 별다른 소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LA의 주택가격이 베이지역처럼 터무니없이 높지도 않고 라이드팰은 퍼블릭 파크 앤 라이드를 승하차 지점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LA의 문화는 샌프란시스코와 다르다.
버스들은 이곳에서 한 번씩 서고 글렌데일에는 아침 9시에 도착한다. 그리고 오후 5시 회사를 떠난다. 버스 한 대에는 40명까지 탈 수 있다. YP의 한 관계자는 “출퇴근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찾아내는 것은 테크놀러지 이코시스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YP는 글레데일-패사디나 지역에 테크 족적을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지역에서 10만회 이상 출퇴근 서비스를 제공한 라이드팰은 현재 LA지역의 여러 테크업체, 엔터테인먼트 및 바이오 기업들과 서비스 제공 계약을 협의 중이다. 라이드팰의 대변인은 “LA와 베이지역의 인재 유치와 유지 문제는 기업들에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우리의 서비스에서 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고려, 신생 기업인 Zefr의 공동창업자이자 공동경영자인 잭 제임스는 직원들이 베니스에 소재한 회사 근처에 살 경우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다. 이 회사 직원들은 자전거로 출퇴근 할 경우 보너스를 받는다. 그는 “우리는 직원들이 베니스와 샌타모니카 라이프스타일에 끌리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사무실 안에 서프보드를 갖다 놓기도 하며 수요일 밤이면 인근 공원에서 프리스비를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옵션이 더 많고 비용이 적게 드는 샌퍼난도나 샌개브리엘에 살기 원하는 직원들도 있다. 제임스는 만약 한 지역에 다섯 명 이상의 직원들이 살게 되면 통근버스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어떤 날 출퇴근 운전하기가 싫으면 회사가 빌려 놓은 두 개의 아파트에서 무료로 묵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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