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A 이주헌 씨 부부 피살사건의 재구성
러시아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는 생전의 고 이주헌 선교사의 모습.
범인 송창근은 위장 탈북자
조선족 마피아 2명 청부 고용
러시아 하바로프스크는 시베리아의 관문으로 구 소련(러시아)과 북한은 지난 60년대부터 30여 년간 상호 벌목계약으로 수천 명(한때 2만 명)의 북한 벌목공이 들락거렸다. 이 때문에 하바로프스크엔 오래 전부터 북한 임업대표부, 경제대표부 건물이 존재하는 등 북측 활동이 활성화 되었으나 한국 기관은 전무한 지역이다.
지난 90년 구 소련이 붕괴한 후 한국 기독교를 비롯한 외국 종교기관들이 러시아 전역으로 진출하면서 하바로프스크에도 17개의 정식 등록된 한국계 기독교회들이 적극 선교활동을 벌이면서 숨어 다니는 탈북자들을 돕게 됐다.
북 측은 시베리아 벌목장 탈출 벌목공들이 기하급수로 늘어나자 이들을 돕는 한국교회 측을 겨냥하게 된다.
특히 현지의 탈북자 돕기로 잘 알려진 한국계 침례교회 이주헌 의료선교사 부부를 겨냥, 위장탈북자 송창근을 이용해 계획적이고 치밀한 청부살인을 도모케 된 것이다. 당시 러시아 풍토는 소액비용으로 청부살인이 가능했으며, 송이 러시아 경찰에 체포된 후 2백 달러를 주고 중국 조선족을 고용했다고 실토한 사실이 러시아 신문에 공개됐었다.
현지 경찰은 수사를 통해 살해현장인 아파트에 상당액의 현금(미화 17,000여 달러)과 귀중품(보석류 등), 여권이 그대로 남아있고, 집기 등이 정돈된 채로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원한에 의한 살인으로 지목했다.
러 경찰은 살해사건 며칠 뒤 살인현장을 배회하던 송창근을 불심검문으로 체포해 약 2주간 조사 후 그가 살인범임을 확인, 2개월 후 조건부(러 측에서 원하면 재 송환약속)로 북측요구에 의해 宋을 넘겨줬다. 宋은 러 조사에서 ‘자신이 탈출 벌목공’이라며 ‘李선교사가 자신을 서울로 보내준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 경찰은 ‘북한에서 제출한 70여명의 수배자 탈북자명단에 宋이 없는 점’, ‘그가 블라디보스톡 등 러시아 타 지역을 자유로이 다닌 점’ ‘러시아어가 능통하고 탈북도주자로서의 두려움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북한공작원으로 정체를 의심했다.
북측은 러 경찰로부터 송을 인계받자 ‘곧 宋이 자살해 시체를 아연관에 실어 평양으로 송환했다’고 러 측에 통고, 사건을 종결시켰다. 당시 러-북간은 시체송환시 법의학적 심사나 세관 검사 없이도 자유로 왕래하는게 관례로 알려져 있다. 또 시베리아 북한벌목장은 오랫동안 인권사각지대로서 러 경찰도 손 못 대는 북 관할의 ‘치외법권’ 권한지역으로 인정돼 왔다. 실제로 잦은 린치와 살인에도 러 측은 속수무책으로 방관해 왔다.
이 선교사피살사건으로 인해 하바로프스크 지역 내 한국 기독교회들은 탈북자와의 접촉과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고 전해졌다. 한편 이주헌 선교사부부가 거주했던 버지니아를 비롯한 미주한인사회와 기독교계, 버지니아 신문(버지니안 파일럿)에선 이 부부 피살사건을 대서특필하고 정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으나 성과 없이 미해결의 장으로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송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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