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잘 버는 젊은이조차 부모의 재정적 도움 받아
돈 잘 버는 밀레니얼 세대들조차도 부모로부터 거리낌 없이 재정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 광범위한 손 벌리기: 4명 중 1명 “식품 구입해줘”... 10명 중 1명“셀폰료 대납”
■ 주요 원인은 무엇일까: 학자금 부채 평균 3만달러... 씀씀이 헤픈 소비문화 탓도
돈을 잘버는 밀레니얼들도 경제적으로 부모에 의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USA 투데이는 최근 18~34세 1,000명의 밀레니얼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2주 전 발표한 보고서에서 단지 나이가 어리거나 직장을 구하지 못한 밀레니얼 세대만이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는 것은 아니며 이런 현상은 세대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많은 설문 응답자들의 수입이 연간 7만5,000달러 이상이었는데도부모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렇다고 주택 등목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부모에게 의지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연 수입 7만5,000달러 이상 버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부모로부터 돈을 받아 어디에 쓰고 있을까가 궁금하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4명당 1명은 부모들이 식품을 구입해 주는 것으로 나타났고 5명 중 1명은 옷을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결혼을 해서 부부가 돈을 버는 밀레니얼 세대도 있지만 이들 역시 부모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부부가 돈을 버는 밀레니얼 세대 10명 당 1명꼴 부모로부터 금전적 도움을 받아 그들의 셀폰 사용료를 내고 있다는 이해 못할 사실도 확인됐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을 벌어질까.
명확한 대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단지 밀레니얼 세대들이 애지중지 성장해 늘 받기만 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산다는 것이 가장 좋은 해답이 될지 모른다. 그렇지 않고는 설명할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앤드류 플레플러 글로벌 기업 사회적 책임부서 대표는 겉보기에는 재정적으로 멀쩡한 밀레니얼이 아직도 그들의 부모들로부터 돈을 받는지를 결론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적었다. 다만 그는 한 가지 이유를 꿰어 맞춘다면 아마도 학자금 융자가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학자금 부채가 원인?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면 3명당 1명 이상이 학자금 부채를 가지고 있었고 가족으로부터 재정적 도움을 받는다고 말한 밀레니얼 세대 중 약 40%는 학자금 부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학생 융자상환의 부담이 이들 밀레니얼 세대의 월 현금유동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다른 물건을 구입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이번 설문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추측이다.
실제 ‘학생 부채를 위한 프로젝트’에 따르면 10명의 대학 졸업생 중 7명은 학자금 부채를 지고 대학을 나오고 있으며 평균금액은 거의 3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과거 10년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발표된 ‘시티즌 파이낸셜 그룹’의 자료를 보면 대학 졸업생의 거의 절반가량이 학자금 부채가 그들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았더라면 차라리 대학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소비문화?
밀레니얼 세대의 경제적 의존을 설명하는 또 다른 이유는 씀씀이와도 관계가 있을 수 있다.
플레플러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얼마를 벌던지 간에 많은 수가 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절약하고 저축하는 대신에 가까운 장래의 당장 써야 할 일이 생기면 쓰고 보는 심리가 있다”면서 “이들의 소비습성은 필요하다면 가족에게 손을 내미는 상황을 초래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서베이에 참가한 밀레니얼의 57%가 자신들과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수입에 맞춰 헤프지 않게 살아간다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플레플러 대표는 “이는 33%가 학자금 부채를 가지고 있다는 점과 함께 학교를 다녔고 좋은 직업을 가지고 돈벌이를 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조차도 부모로부터 특별한 도움을 요구하고 있고 아직 힘들어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모와 관계 돈독이
같은 재정적 의존성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부모들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만들기도 한다.
백악관이 지난해 발표한 한 보고서는 “밀레니얼 세대는 그들의 부모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절반가량은 그들의 친구와 부모와 매우 가깝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과거 베이비부머 세대와 X세대의 29%와 40%에 비해 높아진 수치다. 이같은 친밀한 관계는 특히 가족 근처에서 살고 있는, 잘 나가는 밀레니얼조차도 돈을 받을 수 있게 만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부모 부담 늘어
부모가 밀레니얼들에게 돈을 주는 것은 매우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반대로 밀레니얼 세대들은 그들에게 도움을 준 부모들을 돕는데 인색한 것 같이 보인다.
‘은퇴안전을 위한 전국연구소’는 10대와 대학생 자녀, 또 더 나이든 자녀를 둔 가정은 은퇴를 대비해 충분한 돈을 모아두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퇴를 위해 무언가 저금을 하는, 가장의 나이가 45~54세인 가정은 대략 6만달러를 모아두고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좀 더 든 55~64세 중 은퇴를 준비한 가정은 10만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재정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은퇴자금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은퇴 마지막 해에 얻는 수입의 11배 이상 모아두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연봉 5만달러 월급쟁이라면 은퇴를 대비해 최소 55만달러는 모아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돈을 모으지 못한 부모는 어떻게 자녀들의 재정적 도움에 대처해야 하나.
자녀들의 수입이 좋다면 당연히 마주 앉아서 자녀들에게 재정을 공개해 더 이상 부모로부터 돈을 얻어 쓰지 않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충분한 수입이 없어 재정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된다면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금씩 도와주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재정전문가 캐서린 허울리가 밝혔다.
# 보고서 개요
▲밀레니얼 37%는 5,000달러도 모으지 못하고 있다.
▲30~34%를 포함한 모든 밀레니얼의 22%는 저금을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시작하지 않았고 18%는 아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저금도 하고 직업도 가진 밀레니얼의 18%만이 IRA를 가지고 있었고 43%는 401(k)에 돈을 저축하고 있었다.
▲33%는 학자금 융자 부채가 있었다.
▲학자금 부채를 가진 밀레니얼 10명당 4명은 부모 또는 가족으로부터 상환 도움을 받고 있었다.
▲대졸 학력의 83%는 재정습관이 좋다고 밝힌 반면 고졸 학력은 56%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대학 졸업생의 3분의 2는 재정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밝힌 반면 고졸은 30%로 나타났다.
▲18~21세 밀레니얼 37%는 부모 집에서 살고 있지만 22~25세는 26%로 낮아졌다. 이들은 렌트나 기타 유틸리티 비용을 내지 않았다. 또 26~29세는 20%로 나타났다.
▲59%는 집이나 가정을 꾸미는 ‘어른다운 일’에 별로 걱정을 하지 않았다.
▲32%는 연간 10만달러 이상을 번다면 성공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70%는 여행을 가고 친구나 가족에게 선물을 할 정도가 된다면 ‘됐다’고 생각했다. 반면 40%는 집을 가져야 ‘됐다’고 생각한다.
▲68%는 부모들로부터 돈에 대해 배웠다고 답했다.
▲58%는 씀씀이 습관은 부모로부터 왔다고 생각했다.
▲47%는 조만간 부모들이 그들에게 돈에 대해 말하기를 바랐다.
▲70%는 연말에 가족이나 친구에서 선물을 주기 원했고 45%는 지나치게 많이 쓸까봐 걱정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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