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리 크게 증가 불구 서비스업 파트타임 직원 불황 이전보다 2배 늘어
▶ 건강보험료·최저임금 등 고용주 부담 늘자 선호 700만명 비자발적 근무
인디애나 코코모의 대형 리테일 업체 메이저 카운터에서 종업원들이 고객들의 물건 값을 계산하고 있다.
[고용시장 불균형 심화]
미국인 약 700만명이 원하지 않는 파트타임 일을 계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릿저널이 보도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한해 크게 줄어들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풀타임 직업을 원하는 수백만 종업원들이 아직도 풀타임 직업을 갖지 못한 채 파트타임이라는 암울한 그림자 속에 갇혀 있다고 아울러 보도했다.
월스트릿 저널은 파트타임 시장이 고착화 되는것인지 아니면 불황에서 회복으로 가는 길목의 일시적 현상인지를 놓고 정계와 경제계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렌튼의 이케아에서 일하는 마티나 모간은 얼마 전 근무시간이 단축돼 수입이 줄어들면서 매달 내야 하는 청구서조차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콜로라도 월마트에서 애리조나 월마트로 옮긴 샌드란 석은 풀타임 시간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시카고의 한 맥도널드에서 일하는 제시카 데이비스(26)는 직장에서 계속 구인광고를 내면서도 근무시간을 주당 23시간을 줄여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그는 “어떻게 종업원을 더 고용하겠다고 하면서 기존 종업원의 시간을 줄일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
주당 34시간 이상을 일하고 싶어 하는 소위 ‘비자발적 파트타임 워커’들의 상황은 미국 경제 학자들에게 매우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파트타임 고용 비율이 이같이 높은 현상은 대공황의 영구적 유산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것이 영구적 현상으로 고착된다면 앞으로 미국 근로자들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직업을 가져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거나 아예 파트타임 직업으로 만족해 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것은 수입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기본 생활비를 뺀 수입이 줄어들어 소비력이 약화돼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이다.
▲ 서비스 업종 파트타임 많아
지난해 330만개의 풀타임 직업이 더 늘어났지만 미국 내 풀타임 종업원 수는 2007년부터 시작된 불황 이전의 수준에는 200만개가 부족한 상태다.
한편 파트타임 직업 수는 올해 74만개가 줄어들어 민간 고용 인력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0년 가장 높았던 5.9%에서 줄어들기는 했지만 불경기 이전 10년 전의 평균 2.7%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치다.
RBS 시큐리티사의 미셸 기라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예전보다 풀타임 직업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소매와 서비스 분야에서 지난 10월 비자발적 파트타임 근로자들의 수는 불황 이전 수준보다 거의 두 배는 더 높아졌다.
건설분야와 광산 및 제조업은 반대로 이같은 파트타임 노동력은 불황 이전 수준보다 약 9% 정도가 높아 비교적 안정적이다. 고용시장의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의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파트타임 근로자들이 풀타임 직업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음을 보여 데이터들은 더 있다.
애틀랜타 준비제도은행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제품 생산 산업분야에서 2013년 7월 비자발적 파트타임 인력의 3분의 2가 2014년 7월까지 풀타임 직업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보다 60%가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서비스 분야에서는 개선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2013년 7월 비자발적 파트타임 인력의 48%만이 1년 후 풀타임 직업을 찾는데 그쳤고 2009년보다는 46% 증가하는데 그쳤다.
▲ 경제 발전 저해 요인
이같이 파트타임 직업이 예상보다 줄어들지 않으면서 정치·경제계에 매우 중요한 화두가 던져지고 있다.
높은 비자발적 파트타임 인력 수준이 경기가 더 회복되면 줄어들게 되는 경기 순환적 요인 때문인지, 아니면 기업들이 이제는 임시 고용인력 의존도를 높여 파트타임을 풀타임으로 전환하는 것을 꺼려하는 구조적 변화 때문인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기라드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같은 경제학자들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최저임금 인상, 정부 규제, 전국민 건강보험법에 따른 건강보험 비용 중가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결국 파트타임 인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적어도 구조적인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법에 따라 2015년부터 30시간 이상 근무하는 종업원들 100명 이상을 고용하는 고용주는 종업원들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해야 하며 2016년은 이를 50명 이상으로 낮춘다. 위반 때 1인당 2,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기라드 이코노미스트는 “건강보험법 때문에 꼭 필요치 않는 부분은 파트타임 인력으로 대체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지만 비즈니스상의 이유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옵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강보험법으로 인해 많은 고용주들이 종업원의 근무시간을 줄인다는 자료들은 있지만 경제 데이터로 증명된 것은 없다.
시카고 일리노이 대학의 도시연구소의 보웬 가렛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들어 파트타임 직업이 소폭 증가하기는 했지만 증가된 직업은 건강보험법이 규정한 30시간보다 많은 주당 30~34시간짜리 업무였다.
반대로 다른 경제학자들은 비자발적 파트타임 직업의 높은 비율은 대개 주기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들이 풀타임 근로자보다 파트타임 근로자들을 더 많이 고용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서비스 분야 직종의 비자발적 파트타임 노동력이 올라간 것은 경기 회복 초기에 저임금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고용주들이 보여주는 고용확대 과정을 반영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서비스 분야에서 오랫동안 실직상태에 있던 사람들을 다시 고용하고 있는 추세다.
‘무디스 어내리틱스’의 아담 오지멕 이코노미스트는 서비스 분야의 파트타임 직업은 “직장을 잃었던 사람들에게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면서 인력시장은 예상대로 호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고착화-사이클 중간 단계
앞서 말한 이케아 종업원 모간(32)은 이전에는 2개의 직업을 동시에 가져야 했다며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2명의 자녀를 키우는 싱글 맘으로서 이케아 가구 체인점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올해 초 35시간 근무했으나 지금은 20시간으로 근무시간이 줄어들었다.
모간은 “투잡을 뛰어야 하는데 내게는 너무 많은 시간이다. 아이들이 크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더 가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케아의 모나 리스 대변인은 이케아 종업원들은 주당 최소 근무시간을 보장받는다면서 “고객들이 많이 몰리는 피크타임에는 일할 기회가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케아는 지난 6월 평균 시간당 최저 임금을 내년 17% 올린다고 밝혔다.
한편, 구조적 경기 사이클 논쟁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정책 결정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된다. 구조적 변화로 인한 것이라면 임금이 예상보다 빨리 오르기 시작할 것이고 이로 인해 연방 정부의 이자율 인상 압력이 고조된다.
만약 경기 사이클 현상이라면 연방 정책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재닛 옐렌 의장은 파트타임 직업의 높은 수준은 노동 부진의 중요 잣대로 간주된다고 강조해 왔다. 옐렌 의장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아직도 풀타임을 원하는 파트타임 근로자들이 아직도 많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존 로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설문조사 결과, 비즈니스 조건이 풀타임으로 전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파트타임 근로자들이 더 많아 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즈니스 업주들은 풀타임 종업원 고용에 따른 비용이 높아 파트타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로버슨 이코노미스는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주기적 현상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구조적 변화라고 말하기도 옳지는 않다”면서 “미국 경제는 중간에 걸쳐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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