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골프로 살기에는 여생이 너무 길어
▶ 경제적 여유 있어도 기꺼이 일터로 복귀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운동센터, 웰사이언의 수지 보어붐 대표. 66세인 그는 간호사로 은퇴한 후 손주들을 키우다가 그 일에서도 은퇴하고 세 번째 경력으로 운동센터를 열었다.
[“일이 좋아 일 계속 한다”는 노년층 증가]
66세인 수지 보어붐은 평생 일을 했다. 간호사로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운동센터 몇 군데를 운영하며 35년 간 일을 한 후 은퇴했다. 1차 은퇴였다. 그리고는 5년 동안 세 딸의 자녀 양육을 도왔다. 손주들 기르는 일도 끝나고 몇 년이 지나자 몸이 근질 거려 견딜 수가 없었다. 아무 일도 안하고 사는 삶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제 그는 노년층 대상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은퇴를 참지 못하고 중퇴하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
아무 일도 안하고 있으려니 무료하고 주류로부터 멀어진 기분이 들더라고 보어붐은 말한다.
그래서 2009년 웰사이언이라는 피트니스센터를 시작했다. 50세 이상 나이든 연령층을 위한 헬스클럽이다. 미네소타, 에디나에 본부를 두고 남편 톰과 함께 사업을 하고 있는 그는 지금 프랜차이즈 개설로 바쁘다.
보어붐은 자신이 은퇴에 ‘실패했다’고 말한다. 단순히 일이 좋아서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 혹자는 일중독이라고 부르는 그룹에 합류한 것이다. 노년층을 연구하는 ‘나이 물결’이라는 그룹의 켄 다치트월드 대표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상적 은퇴란 적당량의 일을 가진 것이라고 말한다.
은퇴를 중도에 포기하는 은퇴 중퇴자들은 많은 경우 중역급의 일로 돌아가는 여유로운 사람들이다. 물론, 55세 이상 연령층 중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손 놓고 노느니 바쁘게 일하며 사는 것이 좋아서 사업을 시작하거나 가족의 사업을 돕는 등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일터로 돌아오는 사람들로 인해 55세 이상 노동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연방 노동통계청에 의하면 1960년대 이후 은퇴연령이면서 계속 일하는 노동인구가 지금처럼 많았던 적이 없다. 현재 대략 3,300만 노년층이 취업 중으로 10년 전의 2,300만명에 비해 49%가 늘었다.
이는 1950년대와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사회보장연금과 회사 연금을 받기 시작한 당시 근로자들은 일찌감치 은퇴를 했다. 연방통계에 의하면 1960년, 55세 이상 연령층 중 일하는 사람은 40%에 불과했다. 질병이나 신체장애 등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 퇴직하는 사람이 거의 없던 1900년에는 이 연령층의 80%가 일을 했다. 1960년 경우의 거의 두배에 달한다.
1970년대가 되면서 노년층 중 일하는 비율은 더 떨어져서 30%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 비육은 2000년대 후반부터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2008년 경제붕괴 여파이다. 올해, 55세 이상 연령층 중 취업인구는 40% 정도로 1960년대 수준으로 돌아갔다. 은퇴자금을 다시 축적하거나 사회보장 연금을 보충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다.
재정적 필요와 새로운 도전 욕구가 은퇴 연령층이 일을 하는 유일한 요인들은 아니다. 사람들은 은퇴를 몇 년이 아니라 몇 십년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여행이나 골프, 브리지 게임 같은 전통적인 은퇴생활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은퇴연령이 되어도 어느 정도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 대세이다. 관련연구에 의하면 50세 이상 연령층 중 3/4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한다. 지난 3월 실시된 이 연구에 의하면 55세 이후 계속 일할 계획인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다음에 할 일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기술을 보완하거나 취미로 하던 일을 확장하는 방안 등이다. 한편 응답자의 54% 정도는 재정적으로 은퇴 준비가 되어있다고 답했다.
일을 하게 만드는 동기를 더 알아보기 위해 미국은퇴자 협회(AARP)가 지난 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은퇴 연령층 중 1/3은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을 한다. 재정적 이유 때문에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사람과 같은 비율이다.
AARP 연구에 위하면 은퇴자의 55%는 일을 하는 것은 자발적인 선택이다. 육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활발하게 살기 위해 일을 한다고 보고한 25%도 이에 포함된다. 이 연구에는 45세부터 74세까지 응답자 1,502명이 참여했다.
은퇴 후에도 성취 의욕이 넘치는 케이스로 로널드 스튜어트 PRGX 글로벌 사장을 예로 들 수 있다. 비즈니스 분석 및 정보 서비스 제공 회사이다. 액센처에서 30년간 일했던 그는 2007년 53세로 은퇴했다. 그가 일하던 애틀랜타 사무실에서 나이가 제일 많았던 데다 끊임없이 출장을 다니는 데 지쳤기 때문이었다. 은퇴 후에는 일하지 않고 살 준비를 했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비즈니스 기회를 항상 눈여겨보았다.
잠깐의 휴식 기간을 보낸 후 그는 다시 일을 하기로 했다. 옛 직장동료들과 투자회사를 하나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8년 그는 전혀 다른 사업을 하게 되었다. 애틀랜트의 빅 브라더스, 빅 시스터스 프로그램에 자원봉사 하던 중 자신이 수십년 멘토가 되어주었던 청년과 햄버거 식당을 열었다.
스튜어트는 매일 매일 식당 운영해 나가는 법을 배워 나갔다. 부지런히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는 그에게 지난 해 또 다른 일이 주어졌다. 그의 동료 디렉터들이 직원 1,600명인 PRGX의 사장으로 일해달라는 부탁을 해온 것이다. 이제 다시 그는 회사에서 제일 나이 많은 사람이 되었지만 조만간 은퇴할 계획은 없다.
이렇게 은퇴 후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나이 물결’ 보고서에 의하면 65세 이후 계속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제2의 취업으로 일하는 기간이 평균 9년이다. 켄터키, 루이빌에 사는 66세의 잭 뷰토랙은 식품업계에서 수십년 일한 후 은퇴를 하고 다시 또 다른 일을 하다가 두 번째 은퇴를 한 후 지금은 마르코스 피자의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은퇴하는 데 실패했다”고 그는 말한다. 여행하고 골프 실력 늘리고 집에서 시간 보내려고 계획했지만 그렇게 해보니 ‘너무 지루했다“는 것이다. 스팸 만드는 일을 시작으로 호멜 식품사에서 중역까지 올랐던 그는 은퇴 후 멕시칸 식당 체인 등 다른 곳에서도 일했다. 두 번째 은퇴를 하고도 그는 여전히 마음을 잡지 못하던 중 오하이오, 톨레도에 본부를 둔 마르코스 피자에 관해 듣게 되었다.
그는 친구와 함께 자동차로 그곳까지 가서 다섯군데 마르코스 피자 식당에서 시식을 해본 후 마음을 굳혔다. 기업을 전국적으로 확장할 수 있겠다 싶은 그는 2004년 프랜차이즈 권리를 사들였다. 이후 10년 간 마르코스 피자를 운영하면서도 여전히 골프 치고 아내와 여행다닐 시간은 있더라고 그는 말한다.
아무 것도 안하고 있으면 미쳐버린다는 그는 앞으로 몇 년 동안 1,100 여개 프랜차이즈를 더 개설할 계획에 푹 빠져있다. 도미노스와 피자 헛을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 - 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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