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기대로 시작한 2014년이 어느덧 종착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올해는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메릴랜드주 최초로 2명의 한인(데이빗 문, 마크 장)이 하원의원에 당선되는 등 한인 정치력 신장의 이정표가 된 반가운 소식도 많았지만 대형 사건사고가 잇따르는 등 한인사회에 또 다시 명암이 교차한 한 해로 기록되게 됐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던 2014년 갑오년 한 해의 한인사회 이슈와 사건들을 시리즈로 되돌아본다.
한국의 충격적‘민낯’
부패-비리-안전 불감증
이념대결의 장 변질도
2014년은 단군 이래 최악의 사고라는 한국 세월호 여객선 침몰 참사로 인해 한국사회는 물론 미주 한인사회가 큰 충격과 혼란에 빠진 해였다.
세월호 침몰 참사는 300명에 가까운 꽃다운 목숨을 앗아가는 비극적 단면뿐 아니라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내재된 부패와 비리 및 안전 불감증 등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이며 한국사회의 근본을 되돌아보게 하는 대참사였다.
지난 4월16일 전남 진도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인천발 제주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탑승 인원 476명 가운데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특히 세월호 여객선에는 수학여행을 떠난 경기도 안산의 단원고 학생 325명 가운데 246명이 구조되지 못하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와 미주 한인사회를 포함한 전 국민을 슬픔에 빠뜨렸다.
또 사건 이후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세월호의 무리한 화물 적재와 불법 증축, 진도 VTS 관제 허술과 초기 대응시간(골든타임) 허비,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선원들의 무책임, 현 정부의 재난 대응체계의 실패, 뒤늦은 구조작업 등 온갖 비리와 허술한 재난·대응 시스템이 노출되면서 한인들을 경악시켰다.
이러한 가운데 세월호 실소유주이자 기독교 복음침례회(구원파)의 실질적 교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검찰의 수사를 피해 다니던 지난 7월 순천지역의 한 매실 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돼 또 다시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는 사고 그 자체의 파장에 못지않게 한국과 미주 한인사회가 진보와 보수의 이념대결의 장으로 변질되면서 만만찮은 후유증을 낳았다.
워싱턴 등 해외 한인 및 외국 학자 1천여명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 한국정부에 피해자 배상과 책임 등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이어 한국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동조단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워싱턴 등 해외에서도 동포들의 릴레이 동조단식이 퍼져나갔다.
또 9월 유엔총회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의 뉴욕방문에 맞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미주 한인들의 대규모 시위가 열렸으며 주부 온라인 사이트를 중심으로 모금운동을 통해 뉴욕타임스에 광고도 게재하는 등 반(反) 박근혜 정부 캠페인이 활발하게 벌어졌다.
이에 보수 진영에서는 맞불시위와 함께 세월호 시위에 앞장선 일부 한인여성들을 ‘종북’과 연관시키며 이념공세를 폈다. 양측의 세월호 논란은 결국 ‘종북 싸움’으로 변질되며 법정소송으로까지 번져나가기도 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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