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직 고용 크게 늘면서 정규직 설자리 좁아져
▶ 제조업 실질임금 10년 새 4.4% 하락
거의 20년 간 대럴 에버하트는 시간 당 18.50달러를 받으며 오하이오 주 공장에서 휠체어를 조립했다. 이 돈으로 그는 중산층에 발을 디딜 수 있었으며 일터에서도 존경받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여전의 자신의 손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일하고 있는 곳은 오하이오 로레인의 카마코 자동차 부품공장으로 그는 이곳에서 셰볼레 크루즈의 시트를 조립한다. 하지만 그가 받는 돈은 시간 당 10.50달러에 불과하다. 금년 49세인 에버하트는 몇 년 전 준학사 학위를 따려 학교로 돌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예전 일자리를 다시 갖게 될 가능성은 아주 낮거나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백악관과 연방의회 지도자들, 그리고 포춘 500대 기업 임원들은 미국의 제조업이 번영의 열쇠가 된다고 입을 모으지만 블루칼라 일자리들이 더 이상 중산층 생활을 지탱시켜 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증거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전국 고용법 프로젝트(NELP)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공장 일자리 임금은 예전 같은 일에 지급되던 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제조업 부문 임금은 일반 민간부문 평균 임금보다 높았지만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민간부문에 뒤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다. 2013년 현재 생산직 평균 임금은 시간 당 19.29달러로 모든 다른 민간부문 평균 20.13달러에 뒤져있다. 임시직 확산과 자동차 업계 임금 하락의 영향으로 2003년에서 2013년 사이 제조업 실질임금은 4.4% 떨어졌다고 NELP는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은 아직까지도 제조업을 중산층으로 가는 관문으로 묘사한다. 문이 닫혔는데도 말이다. 백악관은 자신의 두 번째 임기 말까지 수백만 일자리를 더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목표에 따라 지난 달 제조업 혁신 기금 1억달러를 배정했다. 2000년에서 2010년 사이에 수백만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2010년 이후 70만개의 일자리가 다시 생기는 등 약간의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제조업에서 일하는 미국인은 1,220만명이다.
NELP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캐서린 러클스하우스는 “숫자로는 반등하고 있지만 임금 면에서는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러클스하우스는 연방과 주, 지방 정부들이 세제혜택과 크레딧 등을 통해 제조업 일자리를 계속 늘려간다면 고용주들은 종업원들에 대한 임금향상과 베니핏 확대 등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에 소재한 NELP는 저임금과 실업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기관이다. 미 철강 노조와 AFL-CIO 같은 노조들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연구에 사용된 자료들은 거의 다 정부통계들이다. NELP가 연구보고서에서 지적한 내용들에 대해 중립적인 전문가들도 대부분 동의한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로렌스 카츠 교수는 “우리는 1950년대 디트로이트나 1900년대 오하이오 에이크론으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 여전히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제조업 일자리가 있긴 하지만 이것들은 대개 고참들이거나 엔트리 레벨보다 높은 고육수준을 요구하는 일자리들”이라며 이런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이 더 이상 대량 고용을 하거나 중산층 진입의 티켓이 되지는 못하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중요한 부문이라고 카츠 교수는 지적했다. 또 생산성 증가와 이익 창출, 그리고 미국기업들의 해외 수출에도 제조업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생산성과 이익 증가는 일선 근로자들의 임금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전반적인 임금하락 압력의 주요 원인은 자동차 제조회사들에 납품하는 부품공장들의 임금하락이다. 부품공장 근로자들의 임금은 자동차 조립라인 근로자들 임금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근로자들은 전체 자동차 부문 근로자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2002년에서 2013년 사이 자동차 부품 공장 근로자의 중간 임금은 시간 당 18.35달러에서 15.83달러로 떨어졌다.
부품공장과 GM 같은 대형 자동차 제조사를 포함한 미국의 자동차 업계는 GM의 2009년 파산신청 이후 인상적인 회복세를 보여 왔다. 부채 감소와 함께 임금 삭감, 효율성 제고는 디트로이트의 경쟁력을 높여줬다.
낮아진 임금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비정규직 고용 증가이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직접 근로자를 고용하기보다 인력공급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는다. 2014년 상반기 자동차 업게 근로자 7명 가운데 1명은 에이전시가 공급한 인력이었다. 이런 저임금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는 풀타임 정규직들에게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 베터런 풀타임 근로자들의 임금도 보잘 것 없는 수준의 상승에 그치고 있다.
티모시 셀리는 미시시피 클리블랜드의 퍼레시아 자동차 의자회사에서 처음 일할 때 시간 당 8달러를 받았다. 그는 10년이 지나 3명의 다른 근로자를 관리하는 위치에 올랐지만 임금은 시간 당 12.72달러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만큼도 오르지 않았다. 오버타임으로 부족분을 메우지만 이것 또한 여의치 않다. 업체가 시간 당 7.50달러에 의료보험 등의 혜택이 없는 비정규직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