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문학적 규모 데이터 통해 경기 진단·맞춤형 마케팅까지
▶ 불법행위 적발 등 용도도 진화
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세계적 규모의 글로벌 은행들이 디지털 시대의 금맥으로 떠오른 빅 데이터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글로벌 은행들이 디지털 시대의 금맥으로 떠오른 빅 데이터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들 은행들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에 떠돌아다니는 천문학적 규모의 데이터를 통해 정확한 경기 진단을 시도하고 있고 고객별 맞춤형 마케팅, 대출심사, 외환거래 등 새로운 수익창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더 이상 투자를 미뤘다가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주도하는 금융과 정보기술(IT) 간의 융복합 흐름에 낙오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 내부자 거래와 같은 조직 내 불법행위 색출 등 빅 데이터 활용 영역도 갈수록 진화하는 추세다.
■ 빅 데이터가 정보의 오아시스
최근 인터넷 발달에다 스마트폰, 소셜네트웍 서비스(SNS)의 출현으로 측정조차 어려울 정도로 데이터 수가 급증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만 매일 500테라바이트(1테라바이트는 1,024기가바이트)의 데이터가 생산된다. 빅데이터는 이처럼 컴퓨터가 관리하기 어려운 수치화된 데이터나 문자, 영상등 분석이 어려운 비정형 데이터를 모두 포함한다. 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빅 데이터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4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 같은 데이터 홍수 속에 월가도 유용한 정보를 뽑아낼 수 있다고 보고 뒤늦게나마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예컨대 일부 미국 기업들은 신규 직원을 뽑기 전에 마약검사를 실시하는데 관련검사 시약의 판매량을 보면 공식 통계가 나오기 이전에 실업률 지표를 전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다른 벤처기업과 함께 금융분석 플랫폼 업체인 켄쇼에 1,500만달러를 투자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켄쇼는 애플의 시리(Siri)와 유사한 음성인식 서비스다. ‘3급 허리케인이 발생하면 미 주택 건설업체의 주가는 어떻게 움직일까’ 등과 같은 금융관련 질문에 답해준다.
켄쇼의 대니얼 나들러 최고경영자(CEO)는 “월가는 주가 수익비율(PER), 시가 총액 등 시장을 움직이는 데이터의 20%만 사용해 왔다"며 “중앙은행 발표, 지정학적 이벤트, 기상현상, 정보기술(IT) 신제품 발표 등 구조화하기 힘든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할 수 없다면 한쪽 눈을 감고 다른 눈도 반쯤 감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폴 워커기술부문 공동 수석도 "빅 데이터는 성장, 규제, 비용, 자본, 유동성, 리스크 등 은행의 주요 이슈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월스트릿 저널(WSJ)이 금융기관 등 125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35% 가량이 올해 빅 데이터 구축에 1,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2017년까지 75% 이상 더 늘릴 예정이다. 또 가트너가 올 9월 전 세계 302개 고객사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빅데이터에 투자하고 있고 투자 규모도 앞으로 2년간 평균 65%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 불법행위 적발 등 적용영역 진화
월가 은행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빅 데이터 활용 영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JP 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웰스파고 등월가 은행들은 이미 2년 전부터 신용카드 정보, 소비자 거래 동향, 미 경제 지표 등을 하나로 통합하는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고객들의 소비 트렌드를 초 단위로 분석해 소비자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는 이른바 ‘마이크로 마케팅’(micro marketing)이 가능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최대은행인 유니크레디트도 최근 개인신용 평가기관인 FICO와 제휴해 빅 데이터 활용을 통한 고객 대출심사로 수익률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미국 신용카드사인 ‘캐피털 원’ 역시 최근 영국 빅 데이터 업체인 완디스코와 손잡고 고객들의 거래동향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나아가 빅 데이터는 은행 내부 직원들의 불법행위를 잡아내는 원천으로도 등장했다. 가령 한 직원이 동료들보다 높은 성과를 올렸는데도 고객들에게 보낸 메시지 수가 너무 적으면 내부자 거래를 통해 부당이익을 취한 이상신호라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금융기관들이 전통적인 컴플라이언스(규정 준수) 시스템을 넘어 이메일, 휴대폰, SNS 등을 감시하는 최첨단 시스템을 도입 중"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은행들은 직원들이 리보(런던은행간 금리)나 환율, 원자재 가격을 조작하는 바람에 수백억달러 규모의 벌금 폭탄을 얻어맞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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