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후 내려야할 중요한 결정
▶ 재정적 안정 위해서는 주거비용 줄여야 대부분 집 팔고 덜 비싼 곳에서 새 출발
매릴랜드, 베데스다에 사는 마이크와 바바라 웨스트 부부. 은퇴한 이들 부부는 26년간 살았던 이 집을 팔고 플로리다에 새 집을 지어 이사하기로 결정했다.
집이 보금자리가 될 때가 있고, 보다 풍요로운 삶을 막는 장애물이 될 수가 있다. 집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면 은퇴자들에게 그 보다 큰 부담은 없다. 그러니 이제까지 살아온 집을 팔아서 그 돈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추억 서려있는 그 집에서 계속 살 것인가. 은퇴 후 결정을 내려야 할 중요한 이슈이다.
매릴랜드에서 오래 살아온 바바라와 마이크 웨스트 부부 그리고 조셉과 필리스 애플바움 부부의 예를 보자.
웨스트 부부는 은퇴에 앞서 여러 해 동안 자신들의 재정형편을 분석한 결과 모기지 페이먼트가 끝난 집을 매물로 내놓기로 결정했다. 베데스다에 위치한 이 집에서 26년간 살아왔지만 은퇴를 하면서 이주를 결정했다. 겨울철 추위를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마이크가 해군으로 복무하면서 지낸 적이 있는 하와이를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멀다고 판단이 되었다. 비슷한 이유로 샌디에고를 제외했고, 조지아의 사바나,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도 제외시켰다. 가장 적당한 곳으로 플로리다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집을 파는 대신 연중 몇 달씩 세를 주는 방안을 고려해보았다. 하지만 집안 살림들을 보관하는 것도 문제이고 누군가가 자신들의 침대에서 잠을 잔다는 것도 유쾌하지 않아서 생각을 바꾸었다.
페이먼트가 완전히 끝난 집을 판다는 것은 새로운 삶을 꿈꾸고 모험을 해볼 기회를 의미한다고 바바라 웨스트(63)는 말한다. 로비스트로 일하다 2년전 은퇴한 그는 집에 담겨 있는 엄청난 돈을 지적한다. 집을 팔면 그 돈을 쓸 수 있으니 삶에 훨씬 유연성이 생길 것이라고 말한다. 돈 걱정에서 자유로워지니 모험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남편 조셉(71)과 아내 필리스(67) 애플바움 부부 역시 플로리다에 새 집을 사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계산은 조금 다르다. 27년 동안 살아온 집은 아직 모기지 부채가 남아있다. 이 집을 팔아 남는 돈으로 보카 레이튼에 현금으로 집을 사고 페이먼트 없는 삶을 살려는 계산이다.
65세 이상 주택 소유주 중 모기지 부채가 없는 경우는 대략 70% 정도. 은퇴 후 이들의 재정적 미래는 밝음에도 많은 경우 집을 팔고 싶어 한다. 집에 쟁여져 있는 돈을 꺼내서 은퇴생활을 보다 유연성 있게 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집을 판 후 보다 비용이 덜 드는 생활방식을 창안해 낸다. 모기지 부채가 남은 경우는 집을 팔아 집값이 덜 비싼 곳으로 이사함으로써 모기지 없는 은퇴 생활을 즐길 수가 있다.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 4,100만명 중 거의 80%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소비자 재정보호국에 의하면 이 연령층은 주택 소유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그룹이다.
지난 불경기 이후를 포함, 지난 10년간 65세 이상 연령층의 전반적 주택 소유비율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노년층 주택 소유주 중 모기지 부채가 남은 비율은 10년 전의 22%에서 2011년 30%로 뛰어 올랐다. 75세 이상의 경우 모기지 부채를 가진 비율은 같은 기간 8.4%에서 21.2%로 두배 이상 뛰어올랐다.
원인으로는 2000년대의 재융자 붐, 생애 말년에 첫 주택구매, 적은 다운페이먼트, 홈 에퀴티 이용한 융자 등이 지적된다. 2013년 기준 모기지 부채를 가진 65세 이상 주택 소유주는 30%로 2년 전과 변화가 없다.
수십 년 전에는 은퇴 후 모기지 부채를 안고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지금은 은퇴 후 까지도 모기지 부채를 갖고 있는 것이 한 추세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노년이 되어도 부채는 사라지지는 않는다. 크레딧카드 부채가 있고 학자금 융자 부채도 있다. 하지만 가장 비중이 큰 부채는 말할 것도 없이 모기지 부채이다.
플로리다를 은퇴지로 결정한 웨스트 부부는 몇 번 방문을 해본 후 친구들을 통해 현재 개발 중인 한 커뮤니티를 발견했다. 잭슨빌 인근에 있는 그 지역이 마음에 들어서 부부는 침실 4개짜리 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은퇴한 남편 마이크(65)에게 플로리다의 새 집은 꿈에 그리던 집에 가장 가까운 것이 될 것이다. 새 집으로 가면 매릴랜드에서 직접 하던 잔디 깎기와 정원 가꾸기를 정원사에게 맡기고 여행을 더 자주 할 계획이다.
모든 서류에 서명을 한 후로부터 새 집이 완공될 때까지는 10개월이 걸린다. 부부는 오는 2015년 7월 새 집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결정으로 얻는 가장 큰 수확은 앞으로 자유롭게 살 수 있으리라는 느낌. 매릴랜드 집이 빨리 팔려서 몇 달 간 집 없이 살아보고 싶다고 바바라는 말한다.
살던 집을 팔고 새 집을 장만하면 어떤 이익이 있을 지는 각 가정마다 다르다. 기존 주택의 가치, 에퀴티, 현재의 수입과 장차의 수입 그리고 다른 지출 등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은퇴 후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수입은 얼마나 되고 지출은 얼마나 될지를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다.
50세 이상 연령층에 있어서 가장 큰 경비는 주택 그리고 주택 관련 비용. 그러므로 은퇴 후에도 지금 사는 곳의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을 지, 그 곳에 계속 살고 싶은지, 선택 가능한 다른 방안은 무엇인지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은퇴자들에게 나타난 현상은 지출 패턴의 변화. 가능한 한 지출을 줄이는 변화가 소득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일반적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수익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으니 우선 지출을 줄이고 보자는 것이다.
연소득 5만달러 이하인 은퇴자들 중에서는 79%가 이미 지출을 줄이거나 줄일 계획이다. 한편 소득이 10만달러 이상인 그룹에서는 73%가 지출을 줄이고 있다.
그래서 더 이상 원하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은 부동산이나 집을 처분해서 현금을 마련하는 것은 종종 그 첫 단계가 된다. 은퇴 후 모기지 부담이 없다면 형편이 훨씬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 집을 가지고 있던 잰수잰 크래스너와 그의 남편은 2년 전 집을 팔았다. 그리고는 허리케인 샌디가 밀어닥치던 날 밤 마지막 비행기 편으로 이스라엘로 떠났다. 텔아비브에서 아파트를 빌려 10개월 간 살았다.
그리고 난 후 아프리카 남부와 유럽을 한달간 여행하고, 이제는 맨해탄으로 돌아와 아파트를 빌려 2달 간 살았다. 부부는 추억이 담긴 것들을 제외하고는 소유물 거의 모두를 팔았다. 앞으로 플로리다, 보인턴 비치에 가구 딸린 집을 현금으로 사기로 했다.
생활비가 덜 드는 곳으로 이사를 하면 돈에 여유가 생겨서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크래스너(67)는 말한다. 이들 부부는 수년간 함께 사업을 하다가 지난 2009년 은퇴했다. 은퇴 기간 재정적 안정을 누릴 만큼 돈을 가지고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크래스너 부부나 웨스트 부부에게 있어서 은퇴 지역 결정에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은 가족들과의 연대였다. 자녀들을 비롯, 가족들과 가까이 지낼 수 있고, 기후 좋고 생활비 비싸지 않은 곳이 은퇴지 선택의 주요 조건이었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