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몬드한인사회“폄하했다”강력 반발
한인사회 분열-외교문제 비화 가능성 우려도
피터 김“반대자 소수일뿐, 예정대로 발간”
미주한인의목소리(VoKA, 회장 피터 김)가 추진 중인 버지니아주 동해병기 백서 발간을 앞두고 워싱턴 지역 한인사회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해병기 캠페인에 참여한 여러 단체들이 불참해 ‘일방적인 기술’이 될 수 있으며 자칫 한-일간, 나아가 미국과의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또 여러 단체들이 제 각기 백서 발간을 추진할 뜻을 내비치고 있어 한인사회 분열에 대한 걱정도 새어나오고 있다.
리치몬드 한인회(회장 김상균)는 최근 수차례 모임을 갖고 이번 백서 발간을 강하게 성토했다. 박흥선 전 회장 겸 현 이사회 의장은 “리치몬드 한인회가 몇 차례 모임을 가졌지만 자칫 분란을 일으킬까 조심스러워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면서 워싱턴 지역의 리더들에게 보내는 편지 방식으로 이번 백서발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전 회장은 “피터 김 VoKA 회장이 한인회에 보내온 백서 초안을 검토한 결과 리치몬드 한인사회의 노력을 폄하한 내용들이 있어 모두 격앙됐다”며 “이러한 기술은 리치몬드한인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버지니아 한인회도 공식적인 반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동해병기 백서 발간에 부정적인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임원은 “동해 백서가 그간 한인사회가 한마음으로 추진했던 캠페인의 노력과 성과를 퇴보시키고 오히려 한인사회를 분열시킨다는 우려가 커다”며 “다만 공식 대응은 유보하고 있다”고 버지니아한인회의 기류를 전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주한인의 목소리는 미국에서 최초로 버지니아의 공립학교 교과서 동해병기 법안을 통과시킨 과정을 담은 ‘동해백서’를 출간한다는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이들은 “역사적인 동해 법안이 통과된 것을 기념하고 후세를 위한 역사 교육을 위해 ‘동해 백서’를 출간키로 했다”고 발간 취지를 밝혔다. 또 우태창 워싱턴통합노인회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백서위원회 명단을 발표했었다.
이에 워싱턴한인연합회와 일부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특정 단체나 개인이 주도하는 역사 정리 사업은 치우칠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린다 한 당시 연합회장은 “한인연합회 산하 49개 단체가 공식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했고 워싱턴 지역 전체 동포가 해낸 일인데 한 사람의 공처럼 쓰여지면 되겠느냐”며 “VoKA의 백서 발간 사업이 한인사회가 한마음으로 함께 해왔던 동해병기 캠페인 정신과 맞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인연합회는 VoKA와는 별개로 백서 발간을 추진할 뜻을 세우기도 했다. 또 당시 홍일송 버지니아 한인회장, 리치몬드의 한 지역 언론사 등도 독자적으로 백서 발간을 추진해 모두 4개의 백서 발간이 추진되는 난맥상을 보였다.
특히 워싱턴 총영사관을 비롯해 한인사회의 뜻 있는 인사들은 이번 백서 발간이 동포사회의 분열에서 나아가 자칫 외교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내원 전 워싱턴한국학교협의회 이사장은 “동해 백서는 그 과정상 다분히 한일 간은 물론 미국 간의 국제분쟁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피터 김 회장의 노고와 기여가 백서 발간으로 인해 그 의미가 훼손되고 한인사회 분열과 외교 분쟁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터 김 회장은 백서 발간을 계속 추진할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1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동해 백서는 현재 편집수정작업을 하고 있으며 2월 말 한국으로 보내 출간하고 5월초에는 한국에서 출간 기념식을 할 계획”이라며 “백서 발간에 반대하는 분들은 몇 사람 안 되며 99%가 찬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백서 발간에 반대하는 분들은 동해병기 캠페인 당시 방해공작을 하거나 생색만 내고 실제 도움이 안 된 분들 등 진실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라며 “막상 발간이 되면 우리를 이해해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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