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치는 없지만 치료는 충분히 가능
▶ 강박증 ‘의심하는 질병’
타인을 해치는 상상을 하는 자신이 혹시 사이코패스가 아닌가 고민한 적 있는가?
미국 NPR 팟캐스트방송, ‘인비저빌리아’(Invisibilia)에는 폭력수위가 높은 드라마를 본 후 아내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는 익명의 남자의 사연이 소개됐다. 그는 아내를 해치는 상상을 하면서 동시에 혹시자기가 아내를 해칠까봐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렸다. 다행히도 그는 치료를 받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사라졌다고 했다.
미정신질환자가족협회(National Alliance on Mental Illness)는 강박증을 ‘의심하는 질병’이라고 설명한다. 가능성 높은 상황과 희박한 상황을 구별 못해 ‘병적 의심’을 갖는 것이 강박증이라는 뜻이다.
분류는 크게 두 가지로 할 수 있다. 먼저 집착이다. 집착은 타인을 해치는 등의 상상을 끝없이 반복하는 행위다.
다음은 충동행위다. 불안정한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같은 행동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두 가지는 아주 큰 가지로 나눈 것일 뿐, 강박증의 증세는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본인이나 주위에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결벽증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그 경중도 각자 다를 수 있다.
플로리다 중앙연구원의 브루스 하이먼 박사는 그러나 폭력 충동이 그 사람의 과거나 성격, 욕구를 드러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텍사스 정신건강연구기관 MHMR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약 2.3%가 이 증세를 보인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일부 자료에 의하면 거의 25%가 한때 그런 비슷한 집착이나 강박행위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허핑턴포스트 보도 강박증에 대한 4가지 힌트]
1. 집착은 단순한 걱정 이상이다
집착에는 엄청난 두려움과 불안이 엮여 있다. 강박 신경증 연구자들은 뇌의 화학적 불균형 때문에 그런 생각이 생긴다고 추측한다. 세로토닌 수치가 낮아지면서 나쁜 생각을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강박증 환자는 ‘이 노인을 지하철 앞에 밀어 떨어뜨리면 어떻게 될까?’라고 생각한 후 곧 그런 생각을 한 사실을 몹시 역겨워하는 사고 패턴을 가졌다. 자기가 더 큰 문제를 저지르는 걸막기 위해 나오는 방어기제가 바로 집착하는 행위다.
2. 강박증은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미묘한 행위로 표출될 수 있다
강박증이라고 하면 피날 때까지 손을 씻는다든지, 문을 잠갔는지 수십 번 확인한다든지, 물건의 배열을 끊임없이 바꾼다든지 하는 극단적인 행동을 상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강박증 증상은 이렇게 확연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어렵다. 강박증을 앓는 사람 중 약 20%가 가벼운 집착증세만 보인다. 이런 경우 내면으로 강박행위를 소화하기도 한다. 머리 속으로 무언가를 반복해서 되돌이켜 외운다거나, 특정 물건을 회피하게 된다. 칼을 무서워해 주방에 전혀 들어가지 못하는 등의 행동이 그 예다. 이런 행위는 겉보기에는 전혀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3. 강박증은 결벽증과는 아무 상관없는 경우가 많다
강박증은 많은 경우 감염에 대한 공포 때문에 생기는 결벽증과 동일한 것으로 오해된다. 그러나 결벽증은 강박증 환자에서 상당히 많이 나타나는 증상일 뿐, 전체 강박증 환자를 대변하는 증상은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강박증 환자의 약 3분의 1 정도가 청결에 집착한다. 일반적으로 청소나 자기 몸을 씻는 강박행위로 그 증상이 드러난다.
4. 강박증에 완치는 없지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는 있다
하이먼은 강박증에서 평생 벗어나는 식의 완치는 없지만 치료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노출과 반응치료(exposure and response therapy), 마음치료(mindfulness based therapy), 약물치료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 노출과 반응치료가 우선적으로 실행되는 방안이다. 칼(칼에 대한 집착적 공포가 있는 경우)이나 더러운 문고리(결벽증의 경우) 같은 자극 요소에 환자를 노출시켜 환자가스스로 폭력적인 생각들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폭력적인 생각들을 그저 거부만 할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이런 생각에 대해 생각해보는 마음 치료법을 여기에 더하면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고 하이먼은 설명한다.
<이은영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