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규정 완화 불구 먼저 양국 항공협정 체결돼야
▶ 주요 항공사들 적극 관심 표명... 현재는 여행사 전세기만 운항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 쿠바를 여행하는 미국인들에 대한 여행 및 교역 관련 규제들을 일부 완화했다. 하지만 상업항공사들의 쿠바노선 개설 움직임이 앞으로 최소 1년간은 본격화 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16일자로 발효된 새로운 규정은 쿠바를 여행하려는 미국인들이 여행 전 미국정부로부터 받도록 돼 있던 허가를 없앴다. 이제 더 많은 미국인들이 쿠바를 여행하고 쿠바산 시가를 비롯한 물품들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또 쿠바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는 송금도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항공사들이 쿠바 수도 아바나를 비롯한 쿠바 내 여러 공항들로 직항 항공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먼저 양국 간에 새로운 항공서비스 조약이 체결돼야 한다. 그때까지 여행자들은 쿠바여행 전문 여행사들이 예약하는 전세기를 타고 쿠바를 가야 한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 12~18개월 동안 더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같은 일정은 연방의회 내에서의 반대와 대통령 선거 등에 의해 꼬일 수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쿠바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탐 포퍼는 “이것들은 대단히 큰 변화들이다. 그런 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다. 50년 이상의 불신을 극복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매년 3,000명의 미국인들을 쿠바로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를 극복하지 못할 장애물로는 보지 않는다. 그는 “쿠바에서는 새로운 변화에 대한 흥분이 일고 있다. 변화에 대한 의지도 있다”며 “우리처럼 그들도 이것을 세밀히 주시하고 있다. 영원히 갈라져 있다가 단 3분 만에 모든 것이 변했다”고 덧붙였다.
매년 약 10만명의 미국인들이 쿠바를 방문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쿠바여행 조건이 조금 완화되면서 그 수는 급속히 늘었다. 여기에다 미국에 살고 있는 쿠바인들의 모국방문이 연간 40만회에 달한다.
새로운 정책으로 쿠바 방문객은 급속히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여행사들은 지난 달 오바마가 쿠바와의 관계정상화를 발표한 이후 쿠바여행에 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밝힌다. 여행사들은 이에 맞춰 전세기를 증편하고 있다. 36년간 쿠바여행을 전문으로 해 온 업체인 마라줄 차터스의 밥 길드는 “정부의 새로운 규정으로 전에는 쿠바에 갈 수 없었다가 갈수 있게 된 미국인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미국 밖에서는 많은 항공사들이 쿠바에 취항하고 있다. 여행객들은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카리브해 국가들로 간 후 쿠바행 항공기를 탈 수 있다. 쿠바는 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하지 않고 있어 그동안 많은 미국인들은 이런 우회로를 이용해 쿠바를 방문해 왔다.
가장 큰 상업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과 델타 에어라인, 그리고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새로운 정책이 발표된 후 쿠바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다. 델타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면 쿠바로 우리의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젯블루는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에서 전세기를 띄우고 있으며 아메리칸은 지난 15년 동안 쿠바내 여행사들이 예약한 전세기를 마이애미와 탬파에서 운항해 왔다. 이 두 항공사는 새로운 항공협정이 맺어질 때까지는 직항 노선을 운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아메리칸은 “우리는 쿠바 관련 새로운 여행지침을 살펴보고 있으며 미국 정부와 우리가 운항하는 국가의 법과 정책을 따를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유나이티드는 뉴웍, 휴스턴과 쿠바 간 직항노선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방교통부는 얼마 전 상업노선이 재개되는데 필요한 단계들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무엇보다도 양국 간에 얼마나 많은 횟수의 운항이 가능한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쿠바 내 어떤 공항을 이용할지에 관한 합의도 있어야 한다. 쿠바에는 10개의 공항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쿠바가 자국 항공사인 쿠바나 데 아비아시온을 보호하기 위해 전체 하늘을 다 개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항공협정에는 공항사용료를 비롯한 항공사와 공항들 간의 상호 합의 내용들이 포함돼야 한다. 일단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미국 항공사들에는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연방교통부는 쿠바 운항에 관심 있는 항공사들로부터 경쟁 입찰을 받아야 한다. 교통부는 1959년 쿠바 혁명 이전 운항하던 항공사들에 대한 우대는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백악관이 밝힌 새로운 여행 규정에 따르면 정부가 규정한 12가지의 구체적 여행목적에 부합되는 여행객들은 더 이상 연방재무부로부터 특별 허가증을 받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쿠바 여행은 친척이 있거나 인도적 종교적 목적을 위한 방문, 교육과 학술, 그리고 취재 목적 등으로 제한돼 있다.
여전히 관광을 위한 방문은 공식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정부가 이를 감독하고 강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런 까닭에 새로운 여행규정은 대단한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수년 안에 쿠바 방문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여행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프로머 여행안내 시리즈를 만든 아서 프로머는 “수문이 열렸다. 지금부터 뜻이 있는 미국인들은 아무런 장애 없이 쿠바를 여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쿠바 여행객들은 크레딧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고 한사람 당 100달러까지의 담배와 알콜 등 기념품도 들여올 수 있게 될 것이다. 프로머는 “정부가 정한 12가지 카테고리에 부합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미국인들은 이제 짐을 싼 후 떠나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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