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식 하객 300명 내외, 비용 10만달러 선
▶ 호텔·리조트 결혼식 유치 위해 확장공사 붐
버지니아, 미들버그의 샐러맨더 리조트 & 스파. 이곳에서 치러지는 결혼식의 1/3은 하객이 250명 이상이다. 그리고 10% 정도는 하객이 300명 대이다.
멕시코, 산 미구엘 데 알렌데에 있는 로즈우드 호텔. 하객이 최고 800명까지 되는 결혼식을 유치하기 위해 옥외 공간들을 개조해 광장으로 만들었다.
[미국 부유층 결혼식 규모 씀씀이 커지는 추세]
미국에서 중산층이 점점 저소득층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우려가 높은 반면 고소득층의 씀씀이는 날로 커지고 있다. 호화 휴양지로 가서 며칠 씩 파티를 하며 거행하는 결혼식이 부유층 사이에서 늘고 있다. 때로는 멀리 멕시코까지 원정을 가고, 하객 숫자가 수백명에 달하는 이들 호화 결혼식 비용은 보통 거의 10만달러.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여주는 한 편린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결혼한 뉴욕의 칼리 지프 가비스는 결혼식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 의견이 분명했다. 한마디로 성대한 파티, 훌륭한 파티를 원했다. 하지만 칼리의 조건에 맞으면서 300명의 하객을 수용할 공간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가 내건 조건은 워싱턴에 가깝고, 뉴욕시에서 반나절 운전해서 갈 수 있으며 큰 공항에서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웨딩 플래너인 린제이 랜드만과 함께 그가 마침내 찾아낸 곳은 버지니아, 미들버그의 한적한 시골에 자리자고 있는 객실 168개의 휴양시설, 샐러맨더 리조트 & 스파였다.
칼리의 경우처럼 성대한 결혼식이 샐러맨더 리조트로 보면 드문 일이 아니다. 샐러맨더에서 행해진 결혼식 중 30%는 하객이 250명 이상, 그리고 10% 정도는 300명대이다. 멀리 이곳까지 와서 결혼식을 한 고객들 대부분은 가비스처럼 뉴욕 사람들이다.
결혼식을 멀리 휴양지에 가서 호화판으로 치르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고급 호텔과 휴양시설들이 그에 맞춰 개보수 작업과 확장 작업으로 분주하다. 일단 유치만 하면 수익성이 높은 만큼 이런 결혼식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의지이다.
뉴욕에서 웨딩 플래너로 일하는 랜드만은 “과거에는 휴양지에 가서 하는 결혼식들은 규모가 작았다. 그런데 내년에 잡아놓은 결혼식들은 제일 규모가 작은 게 150명 선이다”라고 말한 다.
지난 2년 사이 랜드만이 맡았던 결혼식의 평균 하객 숫자는 200명 선에서 280명, 350명으로 야금 야금 올라갔다. 사람들이 결혼식에 점점 더 돈을 많이 쓰는 추세이자 그 사람들은 그만큼 돈이 많은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호화 결혼식을 원하는 신랑신부가 필요로 하는 것은 먼저 넓은 공간이다. 아울러 고급 호텔이나 휴양시설에서나 가능한 일류 서비스를 원한다. 그런데 칼리의 경험에 의하면 호텔 측이 직원 한명을 특별 배치해주고, 호텔 시설을 마음대로 사용하게 해주니 결혼식 주말에는 호텔이 완전히 우리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 서비스에 대해 얼마든지 돈을 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요즘 부유층 사이의 결혼식 풍조라는 것이다. 칼리는 지난해 결혼식에 쓴 비용이 6자리 숫자였다고만 밝혔다.
멕시코에 있는 호화 호텔인 로즈우드 마야코바는 호화판 대형 결혼식을 하겠다는 예약이 늘어나자 지난 2012년 바다 바로 앞에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옥외 공간을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단 2년 만에 그 공간을 500명 수용 가능하도록 확장했다. 하객이 400명 이상인 결혼식이 이미 5건이나 예약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로즈우드는 지난 2011년 자매 호텔인 로즈우드 산 미구엘 데 알렌데를 또 멕시코에 개장했다. 그런데 호텔 문을 열자마자 하객 400명 이상인 결혼식 예약이 넘치게 밀려들어 매니저들은 애를 먹었다. 이런 수익성 높은 사업을 놓칠 수는 없는 일이기에 호텔측은 지난해 일부 옥외 공간을 개조해 하객 800명까지의 결혼식을 유치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것이 히트를 쳤다.
“지난 8월 개장한 후 벌써 거기서 결혼식이 4번이나 거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이미 4건의 결혼식 예약이 확정되었습니다.”호텔의 세일즈 마케팅 담당 디렉터인 오스카 몰리나는 말한다. 그는 미국에서 들어오는 결혼식 예약이 많은 데 놀랐다고 말한다. “미국 결혼식은 규모가 작다는 인상이 있었거든요.”이런 인상과는 반대로 비싸고 초호화판인 결혼식을 하려는 미국인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만한 돈을 가진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식 플래닝 웹사이트인 ‘낫(the Knot)’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난 2013년 결혼한 신부들 중 결혼식 비용으로 6만달러 이상을 지출한 신부의 평균 하객 숫자는 1년 전의 196명에서 201명으로 늘었다. 2013년 일반 결혼식의 하객 숫자는 평균 138명이었다.
고급 여행 전문 관광여행사들의 네트웍인 버투오소가 소속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관찰한 바에 의하면 멀리 휴양지에 가서 하는 결혼식에 대한 관심이 해마다 높아지고, 규모도 같이 커지고 있다.
이런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호텔들은 수용 공간을 확장하는 추세이다. 이는 초청한 손님들이 많고 예산이 풍족한 신부들에게 희소식이다. 아울러 이는 휴양시설들로 보아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낫의 조사에 의하면 이같은 호화 결혼식을 위해 신부들이 쓰는 비용은 평균 9만1,148달러에 달한다.
이런 결혼식은 호텔로 볼 때 한번의 행사가 아니라 여러 날에 걸친 행사를 유치하는 것이 되니 수익성이 높다. 예를 들어 칼리 같은 결혼식 그룹들은 비슷한 규모의 비즈니스 그룹 보다 음식과 음료에 더 많은 돈을 쓰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결혼식 하객들은 보통 그 호텔에 묵고 싶어 한다. 그러니 리허설 디너에 결혼식 이후 리셉션 그리고 다음날 아침 브런치까지 호텔이 도맡으면서 수익을 올릴 수가 있다.
문제는 대형 연회장을 가진 호텔들도 300명 이상이 식사할 수 있는 규모의 공간들을 서너개씩 갖추고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것이다.
칼리의 경우 딱 맞는 공간을 찾아 애를 쓴 보람이 있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 사실 그렇게 많지가 않았어요.”이런 경우 확실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물론 하객 숫자를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딱 맞는 공간이 필요했다.
자녀라곤 하나뿐인 그의 부모는 이 기회에 초대할 손님들을 모두 초대하고 싶었고, 칼리 역시 단 한사람이라도 소외감을 갖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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