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소식이 알려진 5일 워싱턴 한인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봤다. 미국과 가장 긴밀한 우방국가로 꼽히는 한국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진 데 대해 놀라움을 표하면서도 더 큰 상황으로 번지지 않은 데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한국은 물론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향후 한미-한일 관계 파장에 주목하기도
워싱턴한인연합회 임소정 회장은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미국 내 한인들의 처지가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한국 정부는 미 대사에 테러를 가한 김기종 씨에 강력한 처벌로 다시는 유사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한미동맹에 금이 가지 않게 외교적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린다 한 글로벌 한인연대 회장은 “너무 가슴 아프고 충격적인 사건으로 리퍼트 대사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며 “미주 한인의 한 사람으로 미국인들 보기에 창피하며 무분별한 종북세력들을 발본색원해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재향군인회 이병희 회장도 이번 사건을 종북세력에 의한 테러임을 규정하는 한편 한미동맹의 약화를 우려했다. 이 회장은 “전무후무한 미 대사 피습사건의 범인이 내건 명분과 행적을 보니 이번 사건은 종북세력의 일원이 저지른 테러가 분명하다”며 “미국과 미국민을 대표한 사절에 가해진 테러가 자칫 미국에서의 반한 감정을 키우고, 역으로 한국에서 반미 기운을 숙성시켜 한미동맹에 금이 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이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을 둘러싼 외교적 갈등이 야기되고 있는 와중에 일어나 향후 한미-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버지니아한인공화당 헤롤드 변 이사장은 “개인의 ‘정의감’이 변질된 애국심으로 나타나는데도 컨트롤 안 되는 국가가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번 일로 한국의 이미지가 세계에 먹칠 당했고 미국의 한인들도 당장 눈에 보이는 피해는 없을 거지만 저급한 민족으로 취급당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어 “일본은 이번 사건을 기화로 한국에 대한 고립작전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미국이 급격히 일본에 경도되고 한국이 외면 받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한국 정부에 주문했다.
워싱턴한국학교협의회 이내원 전 이사장은 “이성적, 합리적 방식의 비판이 아닌 폭력적 방식으로 개인의 불만을 나타내는 건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 “한국과 일본을 바라보는 미국 조야의 본심이 셔먼 차관의 발언으로 노출된 가운데 일어난 이번 사건의 국제적 함의를 면밀히 살펴 국익이 손상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인 자유광장 정기용 상임대표는 “미국과 한국은 가장 가까운 우방인데 이런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 대단히 유감이며 한국을 무시하는 듯한 셔먼 차관의 발언에 대한 반작용이 테러 같은 방식으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도 자칫 반미감정을 유발시키는 언행에 유의해야 하며 미국과 한국을 떼어놓으려는 일본의 간계를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범인인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가 진보세력 인사로 알려지면서 진보진영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사람사는 세상 워싱턴 강창구 대표는 “아무리 당위성이 있어도 폭력과 테러는 안 된다”며 “이번 사건은 국가의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되 자칫 정부가 공안몰이로 야당과 진보세력을 탄압하는 구태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미주희망연대 이재수 사무총장도 “어떤 경우에도 테러는 용납 안 되며 심각한 유감”이라며 “비록 개인적 일탈이긴 하나 미-중 갈등의 한반도 정세에서 미 대사 피습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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