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구나 비치 리조트 3억6천만달러에 팔려… 객실 당 140만달러
▶ 경기회복 속 숙박료와 투숙률 계속 상승세... 가주 호텔 거래건수·액수 5년 새 3배 늘어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몬타지 라구나 비치 리조트. 이 호텔은 최근 3억6,000만달러에 팔렸다.
별 다섯 개 등급의 몬타지 라구나 비치 리조트 투숙객들은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랩 풀에서 수영을 즐기고 캐비어를 곁들인 저녁 식사 후 파도소리를 들으며 다운구스 베개에 머리를 파묻은 채 잠들 수 있다. 이 리조트 방은 하룻밤에 최소 800달러이다. 하지만 투숙객들은 넘쳐난다. 유례없는 경기침체로 방들이 텅텅 비었던 수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투자가들이 고급호텔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라구나 비치의 랜드마크인 이 호텔은 총 3억6,000만달러, 객실 하나당 140만달러가 넘는 기록적인 가격에 팔렸다. 이 거래는 부유한 비즈니스 여행객들과 휴가 여행객들을 겨냥한 호화 호텔 구입 러시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이다.
투숙률이 높아지고 숙박료도 치솟는 가운데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거래된 호텔은 총 399개로 액수는 무려 51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92개 호텔 거래에 거래액 18억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2009년에 비해 3배나 늘어난 것이라고 어바인에 소재한 호텔 컨설팅 전문 업체 애틀라스 호스피탤러티는 밝혔다. 이 회사의 사장인 앨런 레이는 “2009년이 더할 수 없는 최악의해였다면 현재는 정 반대”라며 “아주 강력한 셀러스 마켓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호텔들, 특히 몬타지 같은 초특급 호텔들은 미증유의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았다. 휴가 여행객들은 집에 머물렀으며 비즈니스 여행객들은 미국인들이 고통 속에 있는 가운데 호화 리조트에 머무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였다.
당시 호텔 비즈니스는 최악이었다. 기업들이직원 여행과 유흥에 돈을 마구 써댄 데 따른 여론의 역풍도 거셌다. 이른바 ‘AIG 효과’였다. 보험사인 AIG가 85억달러의 구제 금융을 받은 직후 데이나 포인트의 세인트 리지스 모나크 비치 리조트에서 고위간부들을 위해 무려 44만3,000달러를 흥청망청 써버린 것이 드러나면서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다른 기업들은 유사한 계획을 줄줄이 취소했다.
몇 년 지난 지금 AIG 효과는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캘리포니아 최고급 호텔 방 값은 하룻밤 1,000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투자가들은 이런 호텔들을 구입하는데 기꺼이 거액을 지불하고 있다. 몬타지 호텔 셀러가 받은 객실당 144만달러는 “캘리포니아 호텔들의 가격 장벽을 아주 큰 차이로 깨뜨려 버렸다”고 레이는 밝혔다.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어가 만든 레드우드시티 투자회사가 소유한 이 호텔은 시카고의 한 부동산투자 신탁회사에 팔렸다.
지난해 거래된 대표적 호텔을 보면 세인트리지스 모나크 비치가 3억1,00만달러에 덴버의한 개인 에퀴티 회사에 팔렸으며 LA 에어포트 매리엇이 1억6,000만달러에 중국 투자가들에게 팔렸다. 또 인디언 웰스의 미라몬티 리조트&스파가 한 보스턴 개인 에퀴티 회사에 2,600만달러에 팔렸다.
월스트릿에서 거래되는 부동산 투자 신탁회사들과 다수의 투자가들로부터 투자금을 모으는 에퀴티 회사들은 기록적으로 낮은 금리에돈을 빌려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다고 부동산브로커리지인 JLL의 호텔담당자인 존 스트라우스는 말했다.
해와 투자가들 역시 서부 도심지역과 리조트에 대한 매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스트라우스는 “아시아 투자가들, 특히 중국 투자가들의 관심이 아주 높다”며 이들은 샌프란시스코나 LA 같은 익숙한 지역 매물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침체기 이후 새로운 호텔 신축이거의 없어 수요와 공급 간에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은 정체돼 있지만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호텔 손님들의 세 부류, 즉 휴가 여행객들과 개인 비즈니스 여행객들, 그리고 비즈니스 관련 단체회의 모두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고급 호텔들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투숙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쁜 소식이 되고 있다. 경기가 나빴던 시절 호텔들이 제공했던 대폭 할인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미국 호텔들의 하룻밤 평균 숙박료는 115달러로 2013년보다 4.6%가 올랐다고 호텔관련 리서치업체인 STR이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핫 마켓들의 경우는 두자리 수 인상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호텔들의 투숙률은 59%에서 70%로 크게 뛰었다.
경기가 나아지고 새로운 호텔 신축은 여전히 주춤하면서 숙박료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로 고통 받았던 호텔들이 이제는 성업 중이다. 랜초 팔로스 버디스에 있는 해안가 리조트인 테라니아는 호텔업이 극심한 침체에 빠져있던 지난 2009년 완공됐다. 이 리조트 개발업체인 로우 엔터프라이즈의 맷 워커 부사장은 “지난 5년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며 “테라니아는 현재 순항 중”이라고 말했다.
영업 부진 때문에 객실 582개에 종업원 380명으로 시작했던 이 호텔은 현재 1,200명이 넘는 직원들과 300명 이상의 계약직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45개의 호텔을 소우하고 있는 로우는 호텔을 더 구입하거나 신축할 계획을 갖고있다. 워커는 “우리는 전국, 특히 남가주를 대상으로 투자할만한 호텔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경고음이 울릴 수준은 아니지만 일부 호텔관련 전문가들은 버블을 우려하고 있다. 레이는 “상황이 지금처럼 아주 좋을 때 어디에 금이 가고 있는지 걱정하게 된다”며 “6년째 경기회복이 계속되고 있지만 언젠가 음악은 멈추게 돼 있다”고 말했다. 호텔의 경우 호황은 보통 경기하락이나 호텔 신축에 따른 공급 과잉에 의해 끝난다. 레이는 “앞으로 최소 2~3년간 공급과잉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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