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청년들, 폭동 피해 한인업소 봉사 자원 줄이어
흑인청년의 경찰 구금 중 사망으로 촉발된 볼티모어 폭동 사태로 한인 업소들이 큰 피해를 입자, 한인청년들이 복구지원에 나섰다.
메릴랜드대 볼티모어카운티 캠퍼스(UMBC) 대학생을 비롯 10여명의 청년들은 9일 아침부터 폭동으로 점포 내부가 쑥대밭이 된 라이스터스타운 로드의 리커 스토어와 웨스트 프랫 스트릿의 미용재료·잡화점인 J마트 등 한인업소 2곳의 복구를 도왔다. 이들은 폭도들이 휩쓸고 간 뒤 부서진 진열대와 바닥에 널러진 물건 등으로 폐허처럼 변한 내부의 잔해들을 모두 들어내고, 말끔히 청소까지 마쳤다. 또 걷어낸 쓰레기들을 모두 가게 앞 한곳에 모아 볼티모어시 공공사업국의 쓰레기 수거 트럭이 정해진 시간에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한인 업소들이 약탈과 방화로 피해가 크다는 뉴스를 접하고, 메릴랜드한인회(회장 장동원)에 피해 상인들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해온 청년들이다. 자발적으로 나선 이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작업, 시름에 젖은 상인들에게 용기를 주고 감동을 안겨주었다.
장동원 회장과 이대건 청소년부장 등 메릴랜드한인회 임원들과 성 앤드 황 법률회사 직원들도 함께 팔을 걷어붙이고 구슬땀을 흘렸다.
J마트의 업주 정 모(73)씨는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자포자기한 심정이었다”며 “청년들이 아니었으면 내부를 치울 엄두도 못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씨가 17년간 운영한 이 업소도 보험이 없다. 노부부가 노후 대책으로 운영해왔기에 돈이 벌리면 모두 새 상품 구입에 투자해 왔다. 정 씨는 “여유 자금이 없어 재기는 꿈도 꾸지 못한다”며 “노후가 막막해 졌다”고 침통하게 말을 이었다. 정 씨는 “그나마 조금 남은 성한 물건들은 모두 기부하고,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탈당한 다음날인 28일 아침 업소를 보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대성통곡했다는 정 씨의 부인(62)은 “이 업소 하나만 바로보고 살아왔다”며 “충격이 너무 커서 가게만 보면 숨을 쉴 수가 없다”고 울먹였다. 정 씨의 부인은 “빨리 가게를 정리해 잊어버리고 싶었는데 봉사자들이 다 치워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시 당국이 집계한 폭동 피해 업소는 350여 곳. 이중 한인업소는 100여개로 파악된다.
한편 폭동사태 비상대책위원회는 1.5세와 2세들의 자원봉사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며, 봉사자가 필요한 피해업소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희망 업소들은 업소명과 주소, 전화번호, 필요한 작업 내용 및 인원 등을 메릴랜드한인회(410-772-5393)나 KAGRO(410-244-5802)로 연락하면 된다. 또 자원봉사를 지원할 경우에도 같은 곳으로 신청하면 된다.
장동원 회장은 “한인 젊은이들이 동포들의 피해에 가슴 아파하며 선뜻 복구를 돕겠다고 나서 대견스럽다”며 “가능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복구 지원을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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