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워싱턴 지역의 한인 독거노인은 10년 뒤 약 2~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거노인의 증가가 필연적인 현재의 사회 구조 안에서 이들이 심리적, 경제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사회적인 안전망이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0년후엔 지금보다 2-3배 증가 예상
전문요양시설 한국어 서비스 확충 시급
워싱턴 가정상담소 황지현 프로그램 디렉터는 “우울증이나 기타 신체적, 심리적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외부와의 상호교류가 필요한데, 미국 기관에서는 언어적 이유와 함께 거주하는 다른 노인과의 문화적 상이점 때문에 이런 상호교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지속적으로 늘어날 한인노인인구를 대비한다면 전문성을 갖춘 한인운영 노인보호요양시설의 다양화와 함께 기존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한인노인에 대한 서비스를 한국어로 제공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나 상담사의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어피플 홈헬스 홍은경 대표는 “무조건 노인아파트나 양로원 등의 기관에 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노년층의 행복을 위한 것인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노인학대 등 각종 문제점이 늘어나는 세태 속에서 행복한 독거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와 방법도 현재의 복지 프로그램에서 얼마든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신분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한인 독거노인들의 문제도 앞으로 풀어야 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황지현 디렉터는 “소득증명이나 택스보고 등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사회적 시스템으로는 이들은 매우 불안한 노년을 보낼 수 밖에 없다”면서 “이들이 개인적으로 대처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일단 이런 노년층이 얼마나 우리 한인사회에 존재하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복지센터 등의 한인기관들이 상호협조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인 문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점점 커질 독거노인문제는 절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노년층의 문제는 단순히 질병, 거주문제 뿐만 아니라 심리적 문제와 가족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크기 때문에 독거노인에 대한 다양한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노인들에 이에 동참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공적인 한인사회를 구축한 1세대가 노년층으로 진입한 이때, 새로운 주류로 등장한 한인 2세들이 부모세대를 실질적으로 보살피고 공경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감을 이해하고 통감해 스스로 ‘사회적 안전망’이 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는 문화적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는 윗세대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기 때문에 노년층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공감해줄 수 있는 기본 개념을 세워나가는 것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시티 테크놀러지 칼리지 인간복지학과의 조소연 교수는 “독거노인들이 느끼는 박탈감의 근본적인 해소방법은 스스로 가족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현 세태를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인식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거노인들의 가족으로부터의 박탈감 현상과 자살, 방치된 죽음, 인권문제는 한인 독거노인들의 급격한 증가라는 현실 속에 언제든지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는 예정된 사회문제다.
연말이나 특별한 때에만 전해지는 일회성 관심이 아니라 독거노인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이제는 한인사회에서도 필요한 때가 됐다.
<박세용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