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1만호를 향해 독자와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이양호<워싱턴한국일보 사장>
한국일보 워싱턴이 오늘로 지령 1만호를 맞았습니다. 1970년 이래 46번의 성상(星霜)이 바뀌는 동안 한국일보는 그리운 고국의 소식을 전하는 전령사이자, 유용한 정보로 이국땅의 정착을 돕는 이민자의 길잡이로서 늘 동포들의 곁을 지켜왔습니다.
거리에서 한인만 만나면 눈물이 글썽거리도록 반갑던 초기 이민시대부터 미국에서 3번째로 규모가 큰 20만의 한인사회로 성장하기까지 줄곧 동포와 함께 해온 한국일보의 역사는 한인사회의 역사와 괘를 같이 합니다. 동포들이 고난을 겪을 때 한국일보도 함께 시름에 잠겼고, 역경을 이겨낼 때 함께 힘을 모았습니다. 동포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한인들의 대변자로서 최일선에 섰고, 동포 문화 창달에도 앞장섰습니다.
한국일보는 1만호의 대기록을 이룰 때까지 앞만 보며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70년대 이민물결이 거대하게 일 때 신속한 모국 뉴스로 모국을 떠나온 동포들의 향수를 달래주었습니다. 1986년 6월 태평양 통신위성을 이용해 서울과 동시에 신문을 발행, 속보에 목마른 동포들의 갈증을 해소했습니다. 때로는 한인사회의 유일한 일간지였지만 자만하지 않았고, 때로는 다른 일간지와 경쟁하면서도 정상의 신문에 안주하지 않고 정론지로 한인사회에 굳건히 뿌리를 내렸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컬러 인쇄와 섹션화, 직접 배달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신문을 한국에서와 같이 독자들이 가정에서 편안히 받아보게 했고, 주류사회 신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돼 높아진 한인사회의 위상을 반영했습니다.
지령 1만호는 미주한인언론에서 독보적인 기록으로, 새로운 역사의 전기를 가져온 데서 더욱 의의가 깊고 큽니다. 이는 단지 본보만의 자랑이 아니라 워싱턴지역에서 주류사회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일간지를 간직해온 한인 커뮤니티의 자랑이자 지성의 상징입니다. 1만호는 저희에게 뿌듯한 자부심을 가져다주지만 그 숫자의 무게만큼 육중한 책임을 느끼게 합니다. 무엇보다도 독자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에 부끄럽지 않게 직필(直筆)의 정도(正道)를 흔들리지 않고 걸어왔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중년에 접어든 저희 한국일보는 이제 새로운 1만호를 더하기 위해 또 다시 나아갑니다. 경륜과 전통에 자만하지 않고 사시(社是)인 춘추필법(春秋筆法)의 정신, 정정당당(正正堂堂)한 보도,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자세를 초심과 함께 견지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독자와 함께 한발 한발 흐트러지지 않고 정진하겠습니다. 독자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기 위해 독자들과의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독자들의 작은 목소리까지 경청해 더욱 신뢰받고, 독자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붕(大鵬)이 날개 짓하듯 동포들의 웅지를 한가득 품에 안고 희망의 창공을 향해 날아오르겠습니다.
끊임없는 지도편달과 질책을 아끼지 마시기를 독자 여러분에게 삼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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