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사흘 간 열린 18회 미주체전이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21일 막을 내렸으나 워싱턴 대표로 참가한 일부 선수들의 파행적 행보로 흠집이 났다.
20일 스털링 소재 ‘보울 아메리카’에서 열린 볼링 경기에는 워싱턴 대표팀도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시합 날 아침 선수들이 시합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응덕 선수단장은 “총 12명의 선수들 가운데 로스 박 선수가 나머지 11명과 다른 유니폼을 입는다는 이유로 선수들이 출전을 거부했다”며 “유니폼이 다르더라도 약간의 가산점을 뺏길 수는 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득해도 소용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체전이 있기 몇 달 전부터 로스 박 전 회장의 재정 의혹 등이 문제가 돼 내부적으로 갈등을 겪었던 워싱턴볼링협회는 현재 ‘WAKABA(회장 임화석)’와 ‘KABA-GW’로 나뉘어진 상태. 어떻게든 이 단체들을 화합시켜 체전에 참가시키려 노력하던 조직위위원회는 유응덕 선수단장 등이 오픈 선발전을 치르는 안을 내놨고 양측이 이를 받아들여 지난 달 31일 12명의 선수들을 대표로 뽑았다.
그러나 봉합된 것처럼 보였던 볼링협회의 분열상은 결국 대회 당일 터지고 말았다는게 체육인들의 결론이다.
유 선수단장은 “단체 연습에 나오지 않는 로스 박 선수를 왜 제재하지 않느냐는 등 계속 항의하는 선수들을 납득시키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마지막엔 유니폼으로 트집을 잡았는데 그게 정당한 출전 거부 사유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화석 ‘WAKABA’ 회장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로스 박 선수를 대표에서 제외시키는 조건이었는데 그렇게 안돼 선수들이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의를 한 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체육인들은 양측이 조직위가 주관하는 선발전을 받아들였고 로스 박 선수는 자신의 실력으로 뽑혔는데 대표에서 제외를 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우덕호 총감독은 “볼링협회 내분이 체전 조직위나 워싱턴 체육계로 확산되면서 체전에도 나쁜 영향을 줬기 때문에 양측을 화해시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는데 이렇게 결과가 나오니 허탈하다”며 씁쓸해 했다.
한 체육인은 “스포츠 정신의 실종”이라며 “대표 가운데 젊은 선수들은 체전에 참가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역력해 보였는데 어떻게 그들의 희망을 꺾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순수해야 할 체육단체가 회원들 간의 감정싸움에 휘둘리고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기는커녕 자신의 권리 찾기에 급급한 행태를 보이면서 전혀 덕이 안 된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안경호 대회장(재미대한체육회장)은 “워싱턴 볼링협회 문제를 해결하려고 몇 번씩이나 이곳에 오며 공을 들여서 잘되나 싶었는데 이렇게 됐다”며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이런 불미스러운 일은 앞으로 절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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