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블, 식품 전문가들만 이해할 수 있어”
▶ 재료 중 경화유·쇼트닝 있는지 파악해야
식품 레이블은 수수께끼가 아니다. 다소 불친절하고 전문적인 내용으로 이뤄져 있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최소한의 룰과 숨은 의 미를 공부해 두고 염두에 둬 샤핑할 때마다 찬찬히 읽다보면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결국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식품 ‘레이블’ 제대로 읽는 방법]
미 식품의약국(FDA)이 3년 안에 가공식품 제조 공정에서 트랜스지방(수소 첨가 고체 지방)을 퇴출키로 최근 최종 결정했다. 10년 넘게 이어온 트랜스지방 유해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소비자들은 식품에 붙은 레이블(label)을 제대로 읽는 방법에 대한 문의를 쏟아내고 있다.
건강 전문 매체 헬스닷컴의 애덤 드류노브스키 박사는 “식품 레이블은 식품영양학과 관련된 학위를 갖춘 전문가들만 이해할 수 있도록 표기돼 있다”며 “그러나 숨은 뜻과 표기의 룰을 알면 여느 소비자라도 원하는 진짜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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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지방(fats). 그중에서도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가장 신경 쓰이는 트랜스지방은 FDA의 결론대로 심장발작 유발자로 낙인찍혔다. 건강에 해롭지 않은 액체상태의 불포화지방을 고체로 가공하기 위해 수소를 첨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이 증가하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이 감소하는 것이다.
웬만한 식품에는 트랜스지방이 0g으로 표시돼 있지만 속지 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램(g)기준으로는 제로(0)지만 이것은 식품 표기법의 사각을 악용한 것으로 실제로는 1g 미만 미량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대비책은 재료 중 수소와 화합된 경화유(Hydrogenated Oil)가 있는지, 또는 쇼트닝이 들어있는지 파악해서 피하는 것이다.
과도한 염분은 혈압을높여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킬 우려가있는 대표적인 식재료다. 구입후 곧바로 먹거나 또는 마이크로 웨이브 등 간단한 조리만으로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일수록 염분 함량이 높다는 것은 정설로 꼽힌다. 헬스닷컴은 하루 2,300mg, 1회 식사시는 805mg 미만의 염분 섭취를권장하고 있다.
섬유질은 1회 식사 시 3g 섭취가 권장량으로 빵, 크래커, 파스타 또는 수프 등 곡물류가 들어간 모든 음식에 포함된 성분이다.
칼로리는 소비자들이 식품 선택시 가장 먼저 살펴보는 항목으로 무조건 낮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조리법과 재료를 엄선한 고칼로리 음식은 그만큼의 영양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섭취할 필요도 있다는 설명이다.
설탕은 형태와 종류가 많아 소비자들이 판단하기 가장 어려운 식품첨가물 중 하나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2종류 이상의 감미료가 포함돼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자연 설탕은 우유에 함유된 젖당 즉, 락토스(lactose)와 과일에 들어있어 과당이라 불리는 프룩토스(fructose)가 있다. 여기에 포도당을비롯해 첨가당(added sugar)인 옥수수 시럽, 현미 시럽과 야자 설탕, 전화당(invert sugar)인 스위트너, 옥수수 스위트너, 몰트시럽 등 그 수를 헤아리기도 힘들다.
한 꺼 번 에너무 많은 감미료를 레이블에 표기하면 잘팔리지 않기 때문에 식품업체들은 ‘쪼개기’를 시도한다. 젖당,과당, 포도당, 첨가당, 전화당 등을 골고루 나눠 넣어서 단맛을 극대화한 뒤 레이블 표기법 상의 허점을 이용한다. 레이블 표기는 첨가물의 비중이 아닌 양을 기준으로 우선 표기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 나눠 단맛을 내고 레이블 상에서는 괄호 안의 작은 글씨로 한데 몰아 보일 듯 말 듯 어물쩍 넘어가는 식이다.
레이블 또는 포장지의 문구도 다믿어서는 안 된다. 그 대표적인 광고 문구가 ‘의사가 추천한’(doctor recommended)이다. 의사가 추천하지 않은 제품이나 이런 문구가 포장지에 없는 제품보다 건강에 좋을 것처럼 보이지만 까칠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 의사가 당신의 주치의나 가정의인가 하는 것이다. 의사가 어떤 점을 높이 사 추천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대체로 없으니 한번만 더 생각하면 마케팅의 피해를 피할 수 있다.
‘섬유질이 듬뿍’(good source of fiber)도 곧이곧대로 믿지 말아야 한다. 나에게 필요한 섬유질이 얼마인지 알고 레이블 등을 통해 한 번에얼마나 많은 섬유질을 섭취할 수 있는지, 하루 권장량의 얼마나 되는지, 섬유질의 재료는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통밀로 만든’(made with wholegrain)도 흔한 포장 문구다. 건강에 좋겠다고 무작정 집지 말고 “그럼 흰 밀가루는 안 들었나?”하고 스스로 질문하는 것이 좋다. 일부 개선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벽하지 않아 공공이익을 위한 과학 센터가 미 의회에 통밀의 비율을 명확히 표기토록 법 개정을 하자고 건의한 바 있다.
‘아이들이 인정한’(kids approved)은 의미 없는 문구다. 어떤 아이들인지, 뭐가 좋다고 한 것인지, 소비자의 자녀들도 인정한다는 건지 불분명하다. ‘농장에서 기른’(farm-raised)도 마찬가지다. 과연 농장에서 기르지 않은 가축이 어디 있나. 그저 브랜드 옆의 빈칸을 채우기 위한 광고문일 뿐이다.
계란 등을 구입할 때 흔히 보게되는 ‘놓아 기른’(free-range)은 소비자가 오판하기 딱 좋은 표현이다.
사육하는 동물이 외부에 접근할 수 있도록 조치된 경우면 사용할 수 있는 문구지만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바깥에서 자유롭게 길렀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물론 식품에 오개닉(organic) 표기는 엄격히 정해진 곳에서, 정해진 방법으로 길러진 규격에 맞는 재료로 만든 제품에만 쓸 수 있게 돼 있으니 믿고 소비하면 된다. 저지방(low-fat)은 1회 섭취량에 3g 미만의 지방이 함유됐을 때만 쓸 수 있고 슈가 프리(sugar free)는 설탕이 안 들었다는 뜻이 아니라 0.5g 미만이라는 의미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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