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덕선(수필가)
오월의 마지막 월요일은 메모리얼데이다. 또 이날은 하와이 한인미술협회가 해마다 개최하는 한인 어린이, 청소년 미술대회가 있는 날이다. 올해로 24년째 개최되는 뜻 깊은 날이다. 나는 아침 일찍 3살짜리 외손녀와 6살짜리 외손자와 사위, 딸과 함께 온 가족이 호놀룰루 뮤지움 오브 아트 스쿨 앞 잔디밭에 모였다. 미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두 아이들의 등록을 마치고 아트스쿨의 잔디밭에서 그림 그리기가 시작이 되었다. 삼삼오오 가족들이 모여 앉아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을 보면서 오월의 푸른 하늘과 꽃들이 만발한 하와이의 대자연속의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그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아이들의 상상력은 나래를 펴고 하얀 도화지를 메우기 시작했다. 이날의 주제는 ‘자연의 소리’ 였다. 어린아이들에겐 다소 어려운 주제였다. 그런데 아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도화지에 그려지는 그림들은 미처 어른들이 느끼지 못하는 여러 가지의 그림들이 그려지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감성은 어려운 주제라고 생각했던 어른의 생각이 하나의 기우였다는 걸 알게 했다. 평소 자연 속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을까? 3살짜리 내 손녀는 한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아름다운 색상으로 도화지를 메우면서 때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처럼 잠시 멈췄다가 또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족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과 함께 소풍 나온 기분으로 즐기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다. 내 손녀 손자들은 올해로 3년째 참가하는 대회이다. 6살짜리 손주는 대회에 참석할 때마다 등수 안에 들어 상을 탔고 올해로 두 번째 참가한 3살짜리 손녀는 등외가작으로 상을 탔다. 참으로 자랑스럽고 기분 좋은 일이다. 나는 미국이민생활이 38년째이다. 미 본토에서 살다가 은퇴를 하고 하와이에서 산 지는 4년차이다. 그 동안 이민생활 속에 많은 단체에 가입해서 활동도 해보고 또 여러 단체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단체가 어느 정도 커지면 싸움이 있고, 어떤 단체는 두 개로 갈라지고 하는 모습들을 우리는 보아왔다. 그러나 하와이 한인미술협회는 1986년에 창립이 되어 1992년부터 한인 어린이 청소년 미술 대회를 개최하여 올해로 24년째 된 건실하고 존경이 가는 한인 단체임을 3년째 이 대회를 참가하면서 알게 되었다. 이렇게 긴 세월을 잡음 없이 이끌어 온다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회장이신 이호숙 회장을 비롯하여 임원들과 회원들의 열심과 수고와 화합을 보면서 귀감이 되는 훌륭한 단체임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 한인들의 모든 단체가 하와이 한인미술협회를 닮아가는 단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대회를 위해 후원을 해주신 대한민국 재외 동포재단과 호놀룰루 뮤지움 오브 아트 스쿨, 호놀룰루 시청 시장, 또 한인단체, 비즈니스 업체, 개인, 특히 100여 명의 학생들을 심사하느라 수고한 호놀룰루 미술관 한국 예술담당 객원 큐레이터 오가영 선생께 대회에 참가한 학생의 한 가족으로서 감사 드린다. 이 대회가 어린 꿈나무들의 꿈을 키워 언젠가는 훌륭한 화가가 이 대회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대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하와이 한인미술협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 드리며 존경과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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