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년 1억달러 이상 유치 업체 46개… 중국·인도 시장이 주도
▶ 10억달러 넘는 ‘유니콘’도 11개… 일부선 투자과열 따른 거품 우려
<홍콩> 모바일 소프트웨어 회사가 첫 제품으로 무일푼에서 단 1년 만에 10억달러 이상 가치를 지닌 회사로 떠올랐다고 하자. 실리콘밸리였다면 당연히 뜨거운 관심과 질시의 대상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신데렐라 사례에 해당하는 에이퍼스 그룹(Apus Group)은 실리콘밸리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유는 실리콘밸리에서 6,000마일 이상 떨어진 중국에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신생 테크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미국 내와 비슷한 규모와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금년 상반기 중 에이퍼스를 포함한 46개의 아시아 창업기업들이 1억달러 이상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북미의 48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리서치기업 CB 인사이츠는 밝혔다.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인도에 대한 투자가들의 관심은 글로벌 테크 투자가 점차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 은행들과 프라이빗 에퀴티 기업들, 그리고 벤처 캐피탈 펀드들, 인터넷 자이언트들은 모두 자국 내 창업기업들에 적극적 투자 의향을 보이고 있다. 또 미국 투자가들도 아시아에 관심을 보인다.
최근의 중국 증시의 불안정성은 현재의 투자 추세가 지속될 것인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최근의 주가폭락에 따른 어려움은 중국의 큰 손들의 대규모 투자를 할 만한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의 라이드 공유 앱인 디디 쿠아이디는 중국 주식시장이 최악인 가운데 단 두주 만에 무려 20억달러를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이 회사는 15억달러를 목표로 했으나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목표액을 5억달러나 초과 달성했다.
창업기업 인큐베이터인 이노베이션 웍스의 대표인 카리 푸 리는 주식시장 하락으로 약간의 멈칫거림은 있겠지만 큰 투자들이 영향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가치가 조금 떨어진다 해도 미국으로부터의 많은 투자가들에 의해 그 영향이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는 “상위 펀드들은 벤처 캐피탈 여력이 충분하다”며 “좋은 테크기업들은 계속 공정한 평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시장을 갖고 있으며 투자가들은 이곳에서 수익을 얻는 데 갚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 전자제품 공급체인에 관한 정보를 센서와 드론 같은 신제품 제조에 활용하는 군소 하드웨어 기업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분야는 애플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파워플레이어들에 아직 지배되지 않고 있는 분야이다. 한 전문가는 “아직도 대부분의 기회들은 분산돼 있다. 중국인과 인도인, 그리고 인도네시아인 등은 기회를 잡는대 필요한 자본을 자국 내에서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테크 시장은 검열과 외국 인터넷 기업들 봉쇄뿐 아니라 치열한 국내 경쟁 등에 의해 아직은 외부로부터의 경쟁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중국정부의 인터넷 검열에도 불구하고 국내와 외국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중국 자생 거대 인터넷 기업인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이들은 모두 시장가치로 세계 10대 인터넷 기업에 든다)는 큰 투자를 선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년 사이에 전략적 투자와 중국내 핵심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군소기업 매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1억달러 이상 투자에 참여한 중국 투자가 수는 미국인 투자가보다 두 배나 많다. 이들의 투자에 힘입어 가치 10억달러 이상 되는 창업기업들이 속속 생겨났다. 이런 기업들은 ‘유니콘’으로 불린다. 2014년 아시아에서 새로 탄생한 유니콘은 13개였다. 북미는 30개였다. 금년 들어서는 현재까지 11개의 유니콘이 아시아에서 생겨났으며 북미는 19개이다. 창업기업 투자를 하면서 멘토 역할도 하는 SOS벤처스의 파트너인 윌리엄 바오 빈은 “앞으로 급성장할 업계는 전자상거래와 공유경제이다. 거액의 투자를 통해 앞으로 관련 분야에서 큰 손이 되려는 투자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에이퍼스 그룹의 부상은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보여준다. 2014년 안드로이드 체계를 사용하기 쉽고 효과적으로 만들어주는 비주얼 인터페이스 기능을 하는 오리지널 앱을 출시했을 때 다운로드가 4,000만건에 달했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안드로이드 폰의 기능을 높이기 원하는 인도네시아 같은 국가들의 사용자들이었다. 사용자가 급증하자 창업자인 리 타오는 투자가를 모으기로 했다. 그는 45일 동안 10여명의 주요 투자가들과 협상을 했으며 그 자신도 놀랄 정도로 빠르고 쉽게 1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았다. 현재 이 앱을 사용하는 사람은 2억명이 넘는다.
인도의 경우 가장 큰 두 건의 투자는 미국의 헤지펀드인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중국의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에 의한 것이다. 알리바바는 인도의 모바일 상거래업체인 원97에 5억7,5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타이거는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플립카트에 5억달러를 투자했다. 타이거는 올해 들어 아직까지는 미국에 투자하지 않고 있으며 투자의 82%를 인도의 신생업체들에 했다.
10억이 넘는 인구를 가진 시장을 차세대 테크의 허브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인식이 일부 창업기업들의 가치 인플레를 초래했지만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한 전문가는 “모든 이들이 열광적이 될 때 버블을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이것은 자연선택의 과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충분히 현명하지 못한 기업들과 투자가들은 얼마의 투자금을 지니고 있는지와 관계없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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