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과열단계를 넘어 A국면에 이르면(서서히 경기 연착륙, 경착륙에 대한 논쟁이 붙기 시작하고 장기금리가 하락하게 된다)통화 당국은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하지만, 이때 예금에 투자된 자금들은 가장 안전한 투자처를 잃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예금은 다른 안전자산인 금리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B지점 채권에 투자하게 된다. 그러나 금리 하락이 가속화돼 균형금리를 지나 C지점에 도달하면 자금들이 부동산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불경기로 부동산 값이 많이 하락해 임대수입이 이자율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금리가 바닥권인 D지점에 들어가면 경기는 더욱 과열되고 부동산으로 몰리는 자금들로 실물자산에 거품이 끼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통화 당국은 인플레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는 E지점이 시작되면 부동산에 몰렸던 자금들이 시세차익을 실현한 후 낮은 금리와 호경기로 실적이 좋은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한다. 주식시장에 몰려든 자금으로 주식 값과 금리가정점에 도달하기 전 지점인 F에 도달하면 주식을 매도하고 다시 자금을 A예금으로 이동시킨다.
위 설명은 한국의 어느 의사가 자신의 저서 전설적인 투자가 코스톨라니의 달걀모형투자 이론을 설명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저자가 코스톨라니의 금리변화에 따른 자산이동 이론을 설명하면서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인식했을 것이다.
경제의 기본 상식을 이해하는 수준이라면 금리가 A에서 B로 이동하는 배경 설명은 납득이 안 되는 아리송한 주장이다. 이는 저자가 경제학의 기초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달걀모형 이론을 억지로 설명하고 있다는 인식을 피하기 어렵다. 경제학 용어에 경기과열은 있어도 금리과열이란 말은 들어본 적이 없으며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각국 중앙은행의 판단이지 통화 당국이 아니다. 더구나 금리가 정점인 A지점에서도 경기가 과열돼 연착륙과 경착륙을 고민하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한다는 것은 소방차가 물 대신 기름을 뿌리는 행위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금리는 해당 국가의 경기를 가늠하는 가장 우선적 지표가 된다. 경기가 과열되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이를 막기 위한 수준까지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는다. 반대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인상된 금리로 시장이 냉각되면 불경기가 시작되고 이는 자산가격하락과 실업률을 높여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게 된다. 이런 경우 다시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는 금융정책을 쓰게 되므로 흔히 말하는 경기 사이클이 형성되는 것이다.
미국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 시작된 제로수준의 기준금리가 역사상 최장기간 유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천문학적 양적완화를 실시했음에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목표한 2% 인플레이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음은 얼마나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지 설명해 준다.
이런 상황에서 재닛 옐런 FRB 의장은 연방 하원금융위원회 출석에 앞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FRB가 또 다른 위기가 닥쳤을 때 더 이상 사용할 카드가 없는 지금의 상황을 더큰 위기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가 성장하는 시기에는 금리가 후행하며 속도를 조절하지만 지금 같은 저성장시대에는 금리가 선행하며 경기를 부양하는 형태를 보인다. 따라서 경제가 확실한 회복신호를 보이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자율이 낮다고 하지만 상대적 의미일 뿐 현실은 꼭 그렇지 않다. 지금 기업이 부담하는 4% 내외 조달비용은 균형 금리와 영업 이익을 대입해 계상하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 했지만 기업은 언제나 ‘유비무환’의 자세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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