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파·호텔 수건 ‘슬쩍’… 골프공 ‘슬쩍’… 식당 수저 ‘슬쩍’
▶ 사우나 매달 평균 1,000달러 넘는 손실… 아예 ‘훔친 수건’이라 인쇄 도난 줄이기도
6가와 버질 인근 그랜드 스파에 비치된 고객용 수건에 한국어와 영어로 ‘훔친 수건’ ‘stolen towel’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실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타운업소 휘젓는 양심불량족]
아무 생각 없이 업소 내 물건을 ‘슬쩍’하는 양심불량 고객들 때문에 한인타운 업소들이 죽을 지경이다. 스파나 사우나, 호텔 객실에 비치된 수건, 가운 등을 가방에 넣어가지고 휘파람을 불며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골프레인지에서 실컷 공을 친 뒤 기념품으로 연습공을 훔치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식당 내 테이블에 비치해 둔 쇠수저도 양심불량족들이 살림용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 업주들을 황당하게 만들고 있다. 타운 업소들을 휘젓고 다니는 양심불량족 실태를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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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호텔, 수건이 주요 타겟
한인타운 스파와 사우나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하는 물건은 다름아닌 ‘수건’이다. 윌셔와 세라노에 있는 ‘아로마 스파 앤 스포츠’의 경우 월 평균 600여장의 수건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이로 인해 매달 1,000달러가 넘는 손실이 발생한다.
클리프 김 마케팅 담당 매니저는 “사우나, 스파를 찾는 고객들이 수건을 가방에 넣거나 목에 둘러메고 유유히 업소를 떠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수건뿐만 아니라 가운이나 일회용 면도기도 양심불량족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물건”이라고 밝혔다.
스파·사우나에서 비품 절도사건이 빈발하자 6가와 버질 인근 그랜드 스파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업소 내에 비치한 모든 수건에 한국어로 ‘훔친 수건’, 영어로 ‘stolen towel’이라는 문구를 인쇄, 수건을 훔쳐 갖고 나가는 고객들이 수건 문구를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도록 유도한 것.
그랜드 스파의 한 관계자는 “자체 조사결과 매월 수건 900장, 가운 200장, 팬티 100장 등이 도난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절도방지를 위해 수건에 문구를 인쇄하는 비용이 부담되지만 시행 후 비품 도난이 감소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호텔 내 비품도 손쉬운 타겟이다.
객실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목욕수건, 핸드타월, 일회용 샴푸 등이 수시로 없어진다. JJ 그랜드 호텔의 경우 매월 객실용 수건 100장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주우인 부사장은 “투숙객 중 일부가 골프장에 가지고 간다며 객실용 수건을 들고 나가는데 대부분은 돌려주지 않고 있다”며 “양심불량 고객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골프공, 쇠수저도 슬쩍
골프연습장에도 양심불량족들의 출입이 잦은 편이다. 타운 내 한 골프연습장의 경우 피해는 크지 않지만 가끔씩 고객이 연습용 볼을 슬쩍하는 광경이 목격된다.
이 연습장에 자주 가는 이모(36)씨는 “공이 자동으로 하나씩 올라올 때마다 발로 차서 옆으로 빼놓은 뒤 집에 갈 때 빼돌린 공을 가방에 넣고 가는 한인들이 종종 있다”며 “타운 경제가 발전하려면 이런 얌체족들이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식당도 양심불량족들의 타겟이다. 타운 내 한 식당업주는 “며칠 전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던 한인 할머니가 테이블에 비치해 둔 쇠수저를 핸드백 안에 집어넣는 것을 목격하고 ‘할머니 그건 가져 가시면 안 됩니다”라고 했더니 “그까짓 수저 갖고 뭘 그러느냐”라고 화를 내고서는 음식을 먹지도 않고 가버렸다”며 “식당을 운영한지 10년 만에 이런 황당한 경험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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