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만에 1.86%, 3년만에 최저
▶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 위기감
11일 중국정부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로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중국 내 한 은행직원이 위안화 지폐를 보여주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
11일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2298위안으로 전격 제시했다. 이는 전날 6.1162위안보다 1.86% 높은 것으로 사상 최대의 평가절하 폭으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는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중국 발 글로벌 환율전쟁의 서막으로 해석되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중국 당국의 극단적인 선택에 전 세계 각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위안화 기습 평가절하, 왜?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 및 자국 화폐의 가치를 낮추는 평가절하 행진을 이어오는 가운데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중국만은 그 대열에 끼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 기대는 무참히 무너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수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극약처방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으로 사상 최대 폭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 것은 위안화 강세로 인한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해서다.
실제 지난 7월 중국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3%줄었다. 지난달 신차 판매량도 7.1%나 하락하는 등 경기 둔화우려가 커진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7월 무역액이 줄면서 중국 정부의 위기의식이 한층 커졌다”며 “이대로라면 올해 목표로 정한 7% 경제성장이 불가능할 것으로 봤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은 불투명해졌고 새로운 가격경쟁력을 등에 업은 중국산 제품의 세계시장 공략이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월스트릿 저널(WSJ)은 “중국이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환율전쟁을 선포했다”며 “위안화 평가절하가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미국과 중국간 환율 갈등도 재점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환율 3년2개월래 최고치 경신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0원 넘게 출렁거리며 급등했다. 장중 한때 1,177.4원까지 치솟은 환율은 지난 2012년 6월5일의 장중 고점인 1,181.3원 이후 3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약화된 점이 선반영 돼 전날보다 4.2원 내린 1,159.8원에 개장한 뒤 장중저점이 1,155.7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하루 새 21.7원이나 급등했다.
중국이 또 다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고 중국 경기의 불안정성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은 추가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뉴욕증시도 휘청거렸다.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S&P 500 지수는 20.11포인트(0.96%) 내린 2,084.07에, 나스닥 지수는 65.01포인트(1.27%)내린 5,036.79로 마감했다.
다만 국제유가는 크게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88달러(4.18%) 하락한 배럴당 43.08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출 등 중국의 거시지표가 좋지 않았던 것이 이례적인 위안화 절하 조치의 배경이라며 세계 2위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가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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