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릴랜드 한국학교 교사 3명, 미국 실정 맞는 교재 저술
“해외 동포들에게는 현지 실정에 맞춰 한국어를 외국어로 가르쳐야 합니다.”
현장에서 고민하고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쉽고 재미있는 한국어 교재를 최근 출간한 볼티모어 지역 한국학교 교사 3명은 ‘맞춤형 한국어 교육’을 강조했다.
벧엘한국학교의 이승숙 교장과 오승연 교장, 빌립보한국학교의 강주은 교감이 뉴저지의 한국학교 교사 2명과 함께 저술한 ‘한국어’ 시리즈(제이와이북스)에는 오랫동안 영어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해온 교사들이 모색한 해법이 오롯이 담겨있다.
이들이 새 교재들을 저술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한국학교에서 9년간 한국어를 배워도 글짓기 한 편 쓸 수 없다는 문제의식과 함께 2012년 이전까지 통일된 커리큘럼 없이 각 한국학교에서 알아서 수업을 진행해야 했던 한글 교육 시스템 문제가 계기가 됐다. 이들은 특히 한국말을 잘하는 성인이 자원봉사 교사로서 한글을 가르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미국서 자란 아이에 맞게 외국어로서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이승숙 교장은 “외국인을 상대로 한 한국어 교육이 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어 붐이 일었다”며 “한국서 만든 교재들은 세계 각국 실정과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한국어를 못하는 2세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3세들의 한국어 수준은 더욱 심각하다고 우려한 이들은 스스로 교재를 만들기로 의기가 투합됐다.
이들은 재미한국학교 워싱턴지역협의회의 교재개발팀으로 모여, 2011년 해외에 있는 모든 한글 교육 커리큘럼을 모아 정리, 연구해 2012년 표준교육과정을 만든 바 있다. 이 과정은 입문, 기초, 초급, 중급, 고급 등 5개 단계로 나눴다.
팀장인 강주은 교감은 미 국방대학 어학원에서 15년째 한국어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승숙 교장은 벧엘한국학교에서만 21년째 봉직 중이고, 엘리콧시티의 웨이벌리 초등학교 교사인 오승연 교감은 13년째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1년 3월 첫 모임을 가진 이래 4년만에 지난 달 책을 펴냈다. 이들은 각 학년에 맞게 주제와 부주제를 정하고, 관련 낱말을 뽑았다. 문법과 문형, 역사와 문화로 살을 입혔다. 한글 교재 중 처음으로 전체 문장에 영문을 병기했고, 본문과 책에 나오는 노래 등을 담은 CD를 전문 성우들을 참여시켜 제작, 부록으로 수록했다. 3학년부터는 간단한 한자도 더해 어휘력을 배양한다. 각 단계별로 한국학교 수업 일정에 맞게 한 학기에 15과, 1년에 30과를 배우도록 했다. 단계별로 다양한 방식을 제시 한국어를 폭넓고 효과적으로 익히도록 했다. 이곳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재에 들어가는 삽화도 모두 미국의 현지 풍경과 문물로 담았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볼티모어의 오리올스 야구장 등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한국의 출판사로 보냈다.
이 책들은 한국의 교보문고에서도 판매를 시작,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K1과 1-3학년이 제작됐고, K2와 4-8학년이 추후 발간될 예정이다. 또 K-2학년은 워크북, 3-4학년은 교사 지침서도 만들 계획이다.
이 교재들의 의의는 무엇보다도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 교육과정의 틀을 만들었다는데 있다. 단계적으로 한국어를 학습해 9년간의 교육을 마치면 미국의 경우 SAT II에 응시할 수 있거나 에세이를 작성할 수 있게 했다.
강주은 교감은 “사명감으로 만들었다”며 “의미가 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교재들은 미주 지역 한글학교를 비롯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영어권 국가에서 교재로 채택해 활용할 예정이다. 저자들은 한국학교 교사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란다며, 보다 많은 한국학교에서 이 교재를 사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교재들은 9월까지 할인하며 인터넷(jybooks.com)으로 주문하면 무료로 배송한다. 할인 가격은 권당 13-16달러이다.
문의 이승숙 (443)472-0421, 강주은 (443)878-8033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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