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깽 가시에 찔려가며 고된 노동하면서도 독립운동 후원
▶ 숭무학교 세워 독립군 훈련국민회 중심 국권 회복운동
애니깽 농장- 1905년 멕시코 초기 이민자들이 가시에 찔려가며 폭염 속에 일을 했던 애니깽 농장.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조국 광복의 꿈을 불태웠다. 애니깽은 섬유를 추출하여 선박용 로프 등으로 사용했다.
초기 한인 노동자들- 애니깽 농장에서 일하는 어린 소년들도 노동복을 입고 뜨거운 햇볕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쓰고있다. <메리다 한국이민 기념박물관 소장 사진 찰영>
1905년 5월 8일 1,033명 멕시코 도착
후손들에게 모국어 가르치며 민족정신 고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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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한국 이민자들이 1905년 멕시코에 첫 발을 디딘 유카탄(yacatan)반도. 90도가 넘는 폭염 속에 애니깽(선인장의 일종으로 용설란) 가시에 찔려가며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조국 광복의 꿈을 불태웠던 선조들은 가고 없었지만 그들의 나라사랑의 숨결은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은 고된 중노동 속에서도 한국의 독립을 위한 운동을 해나가고 후손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110년전 지구 반대편으로 떠나 고국의 독립을 그리워 하며 살아간 선조들의 흔적을 찾아 유카탄 반도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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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멕시코 이민은 1905년 5월 8일 1,033명의 한인들이 영국 국적의 ‘샌 일포드(S.S.llford)호를 타고 멕시코의 남부 살리나크루스(Salinacruz) 항구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1905년 5월부터 24개 애니깽 농장으로 흩어져 하루에 50개 묶음짜리 30단의 애니깽을 자르는 중노동을 했었다.
남한 크기의 멕시코 유카탄반도는 바닥이 돌로 되어 있어 키울 수 있는 작물로는 애니깽과 옥수수뿐일 정도로 척박한 땅이다. 그리고 애니깽에는 앞뒤에 가시가 있어 이를 제거하려다가 가시에 찔리는 일도 많았다.
100년전 애니깽 사업으로 번창했던 유카탄은 이제는 무성한 잡목과 잡초들 사이에 돌담과 무너진 지붕만 남아있었다.
유카탄반도의 한인들은 이와같이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1909년 5월 9일 314명을 회원으로 대한인국민회 메리다지방회를 창립했다. 한인들은 국민회를 중심으로 단결과 상호이익을 도모하면서 일제의 침탈에 맞서기 위해서 국권 회복운동을 전개했다. 유카탄의 한인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국민회를 중심으로 단결하여 한인사회를 안정시키고 나아가 독립운동을 후원했다.
활동의 본거지였던 국민회 회관은 지금은 건물의 소유가 달라지긴 했지만 4곳이 잘 보존되어 있다. 1919년 7월 15일에는 메리다에 대한부인애국단을 조직하여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또 유카탄반도의 한인들은 후손에게 모국어를 가르치고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도 2세들의 민족정신 고취를 위해서도 노력했다.
이근영, 양귀선, 조병하, 이순근 등은 1910년 11월 17일 메리다 중심지에 무관 양성기관인 숭무학교(崇武學校)를 세웠다. 메리다 다운타운지역 엘 파보 국민회관에서 한 블럭 떨어진 곳에 있는 숭무학교에서는 노동 여가 시간을 이용하여 병법 ,체조 등 군사훈련을 통해 실제 독립을 위해 헌신할 인재를 양성했다. 멕시코에서 조국 독립운동의 상징인 무관학교는 이민자 중 광무군인 출신이 2백여명이 있어 가능했다. 1910년 학생 118명을 배출하기도 했던 숭무학교 훈련장은 1913년 폐교되어 지금은 시장이 들어서 흔적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군사 훈련과 아울러 독립자금을 보내는등 조국 광복에 대한 민족정신 고취에도 힘을 썼다. 유카탄반도 한인들의 국민회를 통한 독립운동 지원과 숭무학교를 설립하여 원동지역에 독립군으로 보낼 계획을 추진하였다는 점은 한국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일로 보인다.
<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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