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못 잤어요. 사실 지난밤에 좀 ‘멘붕’이 왔었거든요."
지난 17일 만난 가수 노지훈(25)의 눈은 충혈돼 있었다. 전날 두 번째 미니앨범 ‘감’(感)을 발표하고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의 첫 무대를 앞둔 때였다. "오랜만에 앨범이 나왔는데 음원 차트나 이런 딱 보이는 부분이 (좋지 않아서) 조금 충격을 받았어요. 첫 무대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찍 잠들었는데도 한 세 시간 만에 눈이 떠지더라고요." 지난해 2월 싱글 ‘너를 노래해’ 발매 이후 벌써 1년7개월이 흘렀다. 첫 번째 미니앨범 ‘더 넥스트 빅 씽’(The Next Big Thing) 이후로는 무려 3년여 만에 들고 나온 앨범이다.
새 앨범이 나온 소감을 묻자 “보통 소감을 어떻게 말하나요? 너무 오랜만에 나와서…"라며 오히려 되물을 정도였다. 오래 기다리고 준비한 만큼 기대도, 걱정도, 부담도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계속 깨어 있으면서 일단 오늘(17일) 첫 무대를 잘 하면 좋은 반응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앞으로 다른 방송 활동에 있어서도 그렇고요. 이번 앨범에 되게 공을 많이 들였거든요."
듣는 이들에게 자신의 감성을 전하고 느끼고 감동하게 하겠다는 의미로 한 음절에 이 모든 뜻을 담고 있는 ‘감’(感)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네 곡의 자작곡도 앨범에 담았다. 그가 이번 앨범을 “애정도에 있어서 남다른 앨범"이라고 소개한 이유다.
“저의 색을 입히고 싶었어요. 타이틀곡 ‘니가 나였더라면’도 그렇고 제 자작곡 네 곡까지 통일성 있게 앨범이 완성된 것 같아요. 가을느낌이 나게요."
노지훈은 ‘감’이 “가을에 어울리는 앨범"이라고 말했지만 흔히 ‘가을’하면 떠올리는 쓸쓸함이나 고독, 외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노지훈이 전하는 가을은 잔잔하고 부드러우면서 밝고 따뜻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하게 말하듯 고백하는 가사를 담은 타이틀곡 ‘니가 나였더라면’이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대표한다. 알앤비 장르를 기반으로 한 팝으로 잔잔한 멜로디에 노지훈의 부드러운 음색이 돋보이는 곡이다.
“제가 그런 걸 좋아해요. 차분하긴 한데 그렇다고 너무 어둡지는 않은 밝은 풍의 곡이요."
이 분위기는 이별에 대한 후회를 노래한 슬픈 가사를 경쾌한 멜로디로 표현한 ‘기억이 나질 않네요’, 잔잔한 기타 선율을 바탕으로 첫눈에 반한 여자에 대한 마음을 재치 있는 가사로 담은 ‘스위트 걸’(Sweet Girl)과 지난해 싱글로 발매한 적 있는 수록곡 ‘너를 노래해’ 등으로 이어진다.
앨범에서 가장 느린 템포의 곡인 네 번째 트랙 ‘9월7일’도 애절하지만 처절하고 슬프지는 않다. 떠나보낸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기도하는 마음을 담았다. 사실 이 곡은 지난해 이맘 때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MBC TV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동기 권리세를 생각하며 만든 곡이다.
“좀 조심스러워서 회사에도 알리지 않았어요. 곡 쓴지는 한 반 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이 곡은 가사가 한 번에, 되게 빨리 나온 곡이에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자작곡 네 곡은 노지훈이 공백기 동안 했던 ‘정신수양’의 결과물이다. 앨범이 나오지 않는 동안 빠르게 가는 시간에 대한 조급함과 스트레스, 압박감은 운동과 곡 작업으로 풀었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곡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수상스키나 볼링 같은 운동도 했고요. 제일 중요한 게 정신적으로 훈련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세상을 넓게 보려고 하고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 얼마나 잘 되려고 이렇게 기다리는 건가’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며 1년7개월을 보내고 다시 대중 앞에 섰다.
“아까 리허설을 하는데 되게 설렜어요. 구름 위를 떠 있는 기분까지는 아니어도 그 약간 아래에 떠 있는 느낌이었어요. 기분 좋았어요."
노래 제목이 니가 나였더‘라면’이라는 이유로 “라면 광고를 찍고 싶다"고 웃으며 말한 노지훈의 진짜 목표는 “믿고 듣는 노지훈"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음악적으로 인정받고, 확실하게 제 색을 굳힐 수 있는 활동이 됐으면 좋겠어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빼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무대와 음악을 하는 노지훈이 됐으면 합니다."
<조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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