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자·교회 등 주말 현금관리 큰 불편, 주류·중국계 은행 일부지점 개방과 대조
▶ “한인마켓 내 일부 장소에서라도 열었으면…”
사례1. 밸리 지역의 한 한인교회 총무담당 집사는 주일예배를 마치고 나면 좌불안석이다. 헌금액이 매주 수만달러인데 교회와 주거래 관계인 한인은행이 일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집사는 “평소에는 월요일 아침 은행이 문을 열 때까지, 연휴인 경우 화요일까지 교회 재산을 떠안고 불안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잔다”고 말했다.
사례2. LA 한인타운에서 바비큐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사장도 매 주말이 모험이다. 통상 주말 매상이 주중보다 50% 이상 많은 그는 은행이 문을 닫는 토요일 오후부터 긴장의 연속이다. 김 사장은 “주말 매출만 수천달러로 이 중 40%가량이 현금인데 은행이 문을 열지 않으니 입금할 방법이 없어 온 가족이 동원돼 이를 지키느라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자영업 비율이 높은 한인 커뮤니티 성격 상 주말에도 운영하고 있는 한인 업소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한인은행들은 일요일 등 휴일 영업을 하지 않아 고객 불편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주류은행과 중국계 은행들이 영업하는 것과 대비되며 주말 영업이 활발한 한인업소를 중심으로 일요일 등 휴일에도 한인은행들이 영업해야 한다는 고객들의 목소리가 높다.
29일 한인은행권에 따르면 일요일을 비롯한 각종 휴일에 문을 여는 지점은 단 한 곳도 없다. 토요일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께 영업하는 곳이 다수 있지만 일요일은 일제히 문을 닫는다.
한인은행들이 드는 이유는 채산성 문제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토요일도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문을 열고 있지만 사실 고객이 그리 많지 않다”며 “더구나 일요일이야 손님이 더욱 적고 은행 직원들도 쉬어야 하기에 영업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LA 한인타운의 코리아타운플라자, 갤러리아 샤핑몰, 시티센터와 오렌지카운티 대형 샤핑몰 등 주말에 특히 한인들이 붐비는 샤핑몰 내 지점은 최소한 예외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이와 대비되게 US뱅크 등 주류은행은 물론, 중국계인 이스트웨스트 뱅크 일부 지점은 일요일에도 최대 6시간씩 영업을 하고 있다. LA 지역을 중심으로 US뱅크는 웨스트 3가의 본스, 버몬트의 랄프스, 샌퍼낸도의 수퍼킹, 웨스트 로스펠리츠의 본스 등 지점은 일요일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영업한다.
웰스파고도 댈리 스트릿의 스마트 앤 파이널 지점, 웨스턴과 윌셔 및 윌셔와 하우저의 랄프스 매장 내 미니 점포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고객을 맞는다. 이스트웨스트 뱅크도 밴나이스, 샌개브리엘, 아케디아, 아테시아 등지의 마켓 내 점포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이렇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는 마켓에 장을 보러 나온 김에 한꺼번에 은행 일을 볼 수 있다. 이들 지점들은 대출과 예금은 물론, 머니오더 발행, 각종 상담이 가능하고 스패니시 등 이중언어에 능통한 직원까지 배치해 고객 불편을 줄여가고 있다.
LA 지역의 지점 중 일요일 영업하는 곳이 없는 체이스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도 토요일 영업시간은 한인은행권에 비해 길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오후 2시까지로 한인은행들에 비해 1시간 정도 길고 체이스는 4시까지로 고객들이 보다 여유 있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휴일에 영업하는 지점은 없지만 인터넷 뱅킹, 모바일 디파짓, ATM 활용 등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다만 고객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휴일 영업 개시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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