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트로이트 모터쇼 개막

북미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북미국제오토쇼’ ( NAIAS), 일명‘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메이저 모터쇼 중 가장 먼저 열린다. 올해는 11일 언론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14일 동안 열전에 돌입한다. 대부분의 친환경 차량이나 자율주행차들이 이미 CES에 선보인 것들이어서 위상이 예전만은 못하지만 호황인 북미 시장을 잡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은 디트로이트로 달려갔다.


■예전만 못한 디트로이트 위상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스마트카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부상하며 CES는 가전박람회에서 자동차 전시회로 옷을 갈아입었다. 뒤따라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이런 흐름에 직격탄을 맞았다. 신기술로 미래의 흐름을 제시해온 선도자적 역할이 CES로 넘어간 것이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당장 팔아야 할 자동차 위주로 재편되며 의미가 퇴색했다.

디트로이트의 안방마님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자동차인 셰볼레 ‘볼트EV’의 양산형 모델을 6일 CES에서 최초 공개했다. 폭스바겐도 전기차 플랫폼에 사물인터넷(loT)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자율주행 컨셉카 ‘버디’(BUDD-e)를 CES에서 선보였다. 기아자동차 역시 자율주행차 브랜드 ‘드라이브 와이즈’의 발표 장소로 CES를 선택했다.

그동안 양산형 컨셉카를 꾸준히 공개해 온 재규어 랜드로버, 럭서리카의 대명사 벤틀리, 세계 전기차 1위 테슬라, 프리미엄 소형차 미니 등은 아예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불참한다. 그 바람에 현재까지 디트로이트 모터쇼 참가를 결정한 완성차 업체는 지난해보다 10개 정도 줄어든 40여개로 파악된다.

위상은 예전에 미치지 못해도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회장, 머세데스-벤츠의 디터 제체 회장, 아우디의 루퍼트 슈타들러 회장,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부회장 등 글로벌 업체 수장들은 일제히 디트로이트를 찾을 예정이다. 지난해 역대 최다인 1,747만대가 팔렸고 저유가에 힘입어 올해도 호황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직접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북미시장에 내놓고 올 하반기 출시될 제네시스의 첫 신차 ‘G90’(한국명 EQ900)을 직접 발표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해외 진출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기 위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처음으로 별도의 제네시스 전시관까지 설치했다.

기아자동차는 대형 SUV 컨셉카 ‘텔루라이드’(Telluride·개발명 KCD-12)를 최초로 공개했다.


■크고 강한 개솔린 차 약진

지난해 터진 폭스바겐의 배출개스 조작파문으로 미국 시장에서 디젤차들이 수난을 당하면서 이번 모터쇼에서도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디젤 신차들은 찾기 힘들어졌다. 그만큼 업체들은 개솔린과 고성능 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BMW가 디트로이트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뉴 M2 쿠페’와 ‘뉴 X4 M40i’는 고성능 개솔린 세단이다. 뉴 M2 쿠페는 3.0ℓ 직렬 6기통 엔진에 경량 알루미늄 서스펜션을 조합해 BMW 특유의 역동적인 운전을 극대화했다.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 뉴 X4 M40i는 BMW가 새로 개발한 M 퍼포먼스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개솔린 엔진이 처음 적용됐다.

머세데스-벤츠는 완전 변경한 ‘5세대 E클래스’를 최초 공개한다. 디젤 엔진이 주력인 유럽이나 국내와 달린 북미에서는 개솔린 엔진 E클래스를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GM은 고급 브랜드 캐딜락의 신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16 뷰익 엔비전’ 등을 앞세운다. 포드는 14년 만에 완전 변경하는 플래그십 세단 ‘올 뉴 링컨 콘티넨탈’의 양산형 모델과 2017년형 링컨 MKZ, 플러그 인(충전식) 하이브리드 세단 등을 공개한다.

볼보는 현재 판매 중인 S80을 대신할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 ‘S90’을 세계 최초로 내놓는다.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컨셉카 LF-LC의 양산형 모델을 처음 공개한다. 지난해 배출개스 조작으로 된서리를 맞은 아우디는 수소연료전지차를 들고 디트로이트를 찾았다.